올해 프로야구는 2012년에 이어 두 번째로 유료관중 700만 시대를 맞았다.
메르스 파동 등 수많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얻어 낸 이같은 성과는 이제 야구가 축구를 넘어 국민스포츠로 확고히 자리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렇게 야구 열기가 뜨거워질수록 천안시민들의 마음 한 쪽은 더욱 허전할 듯하다.
780억원을 투입해 아마추어 야구의 저변을 넓히고 시민들의 레저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천안야구장이 제 기능을 전혀 못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비상식적인 과정과 결과들이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유가 명확히 밝혀지거나, 누구하나 제대로 책임질 사람조차 없는 까닭이다.
천안야구장 부지는 최초 감정평가가 이뤄진 2009년 9월7일, ㎡당 17만원에 불과했던 것이 단 9개월 만에 44만4000원으로 급등했다. 이런 지가인상에는 보상에 앞서 주변 지역이 자연녹지에서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 변경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지적된다.
야구장에서 직선거리로 200m 인근에는 천안시 쓰레기 위생매립장이 있다. 또 야구장과 연접한 곳에 아파트를 지으면 야구장에서 나오는 소음과 야간경기 조명으로 입주민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제대로 된 도시계획 전문가라면 왜 이 곳을 자연녹지에서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했는지 의심스럽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처럼 토지 용도변경의 배경 외에도 이에 따른 공시지가 상승의 목적성, 특정 소유주에게 몰아준 보상액이 타당한지 여부는 어느 하나 확실히 밝혀진 것이 없다.
최근 천안시의회는 오는 11월 열리는 행정사무감사에서 천안야구장과 관련한 최고의사결정권자였던 성무용 전 천안시장을 증인으로 채택해 답변을 들어보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벌써 ‘전임 시장에 대한 망신주기’가 목적 아니냐며 성 전 시장의 행감 증인 채택을 정치적 목적으로 폄훼하는 시도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천안야구장이 낳은 수많은 논란에 대해 오히려 성 전 시장이 최종 정책결정자로서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시장의 권위를 지켜내는 방법일 수 있다. 일부 의원들의 주장대로 ‘전임 시장 망신주기’가 목적이라면 오히려 시민들의 분노만 더욱 자극할 가능성마저 있다.
천안시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치졸한 분풀이가 아니라 천안야구장에 대한 진실 규명과 잘못된 방향성을 바로잡는 일일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