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교육청이 ‘초등학교 1학년 한글교육 개선 방안’을 최종 확정해 2016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해 나갈 예정이다. 사진은 2015년 10월호 '한글이 좋아요' 포스터.
충남도교육청이 한글날을 앞두고 취학 전 한글 사교육의 폐해를 근절하고 초등학교의 한글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 ‘초등학교 1학년 한글교육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충남교육청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현행 초등학교 1학년 국어교과서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한글을 미리 배우고 들어왔다는 것을 전제로 만들었으나 선행학습을 한 학생들도 따라가기가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초등학교 1학년 국어 시간에 배워야 할 학습량이 지나치게 많고, 한글교육에 할당된 수업시수가 전체 181시간 중 27차시에 불과해 체계적인 한글지도가 불가능한 상황인 것으로 확인 됐다.
충남교육청은 12월말 까지 활동 예정인 한글교육 개선 연구팀의 종합 보고서를 바탕으로 ‘초등학교 1학년 한글교육 개선 방안’을 최종 확정해 2016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해 나갈 예정이다.
충남교육청의 한글교육 개선 방안에는 단기적으로 2016년부터 ▷입학초기 적응교육(23차시) 및 국어 수업시간(27차시)을 활용해 최소 50차시 이상으로 한글 교육시간을 늘리고 ▷초등 1학년 담임교사 전체를 대상으로 한글수업 개선 연수를 실시해 한글 수업을 강화하며 ▷입학 초기 알림장 쓰기 및 받아 쓰기 금지 등의 대책이 담겨 있다.
또한 중장기 대책으로는 ▷전문적인 식견을 지닌 읽기 전문 교사의 양성 및 한글 미해득자(읽기 부진아)에 대한 1대1 지도 방안 마련 ▷유치원(어린이집 포함)의 한글 선행학습 금지 및 학부모 인식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홍보 등으로 한글교육의 정상화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한글교육 개선방안을 마련한 학교교육과 이기태 장학사는 “좌뇌가 본격적으로 발달해 글자를 서로 다른 소리로 인지하는 초등학교 1학년이 언어학습의 최적기다. 글자를 그림으로 인식하는 영유아 시절의 과도한 한글 선행학습과 발달단계에 맞지 않는 교육과정이 학교 안의 문맹자를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1년 이화여자대학교 이기숙 교수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교 1학년 국어점수에 근거해 사교육을 받은 집단과 받지 않은 집단을 비교한 결과, 독해력, 논리력 등 모든 분야에서 사교육을 받지 않은 집단이 전체 평균 점수에서 1점 이상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충남교육청이 추진 중에 있는 한글교육 개선방안이 그동안 한글교육을 사교육이나 유치원단계의 선행학습에 의존해오던 관행을 탈피하고, 아동의 성장발달 단계에 맞는 대책을 수립해 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