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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구대장간 역사속으로 사라지나?

무형문화재 풀무질에 무쇠 두드리는 소리…“계속 듣고 싶다”

등록일 2015년10월1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1960년부터 대장간을 운영해 온 허창구씨는 올해로 55년째 대장장이의 삶을 이어왔다.

“이제 더 이상 대장간을 찾는 사람이 없어. 대장장이도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해”

충남 아산시 시민로 405번길에 위치한 ‘창구대장간’ 대장장이 허창구(70)씨의 말이다. 지난 1960년부터 대장간을 운영해 온 허창구씨는 올해로 55년째 대장장이의 삶을 이어왔다. 대장간은 곡물을 전문적으로 거래하던 옛 싸전과 전통시장을 잇는 길목에 위치해 있다.

한때는 온양시내에 수많은 대장간이 있었지만 산업화 현대화 되면서 하나 둘 사라지더니 이제는 허창구씨가 아산에서 유일하게 한 명 남은 대장장이가 됐다.

허씨는 그동안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농기구를 제작해 왔다. 그의 손에서 만들어지는 물건은 낫, 호미, 괭이, 도끼, 삼지창을 비롯해 주방에서 이용하는 각종 칼 종류다.

한때 농사철이면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호황을 누린 적도 있었다. 논밭마다 농민들은 그가 만든 농기구로 한 해 농사를 시작하고 마무리 지었다. 농한기면 창고마다 그의 손으로 제작한 농기구가 걸려 있었고, 농민들은 농한기에 무뎌지거나 이 빠진 낫, 손잡이가 부러진 각종 농기구를 들고 대장간을 찾았다.

또 작은 과도부터 정육점에서 쓰는 크고 묵직한 칼까지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제품이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제 수제농기구를 찾는 농민들도, 식칼을 찾는 주부들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농업은 규모화 되면서 논과 밭은 농기계에 점령당했다. 밭은 트랙터가 갈고, 벼는 콤바인이 벤다. 심지어 논이나 밭둑의 풀도 기계로 깎는다. 농촌지역도 전기와 석유 등 화석연료가 공급되면서 땔감을 준비하던 낫이나 도끼도 더 이상 필요치 않다.

허창구 대장장이의 손에서 만들어지는 물건은 낫, 호미, 괭이, 도끼, 삼지창을 비롯해 주방에서 이용하는 각종 칼 종류지만 지금은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

주방에서 쓰는 과도와 각종 식칼은 공장에서 대규모로 제작된 얇고 가볍고 녹슬지 않는 스테인레스 재질의 제품에 밀려 찾는 이가 거의 없다. 아산시에 단 한명 남은 대장장 기능보유자인 허창구씨가 대장장이의 삶을 더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난 7일(수) 창구대장간 가마에서는 오랜만에 풀무질 소리가 났다. 아산시의회 의원들이 방문한 것이다. 때맞춰 허창구씨는 전통농기구 제작과정을 시연하기 위해 오랜만에 대장간 시설을 가동시켰다. 

이날 현장을 방문한 아산시의회 의원들은 무형문화재 전승이 단절될 위기에 대해 안타까운 현실을 공감하며, 현실적으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서 좀 더 검토해 달라고 아산시에 주문했다. 

허창구 일가는 2001년 전통문화가정으로 인정받은데 이어, 2005년 향토기업으로 지정됐다. 또 2009년 7월10일에는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41-1호로 지정받았다.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은 이후 전승지원금 1320만원, 전승장비 지원금 120만원, 공개행사 지원금 120만원 등 연간 1560만원을 지원받고 있다.

아산시 문화관광과 오원근 과장은 “소비자가 없기 때문에 지자체 지원금으로는 대장간을 유지하는 것조차 힘들다”며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무형문화재 허창구씨의 계보를 이을 전승자가 나타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아산시에 단 한명 남은 대장장 기능보유자인 허창구씨가 대장장이의 삶을 더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인 가운데 아산시의원들이 그를 찾았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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