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영화에만 열중하던 톱스타 김희선(25)을 이제 조만간 브라운관에서도 볼수 있게 된다. 1999년 S-TV 드라마 스페셜 ‘토마토’ 이후 3년 넘게 TV무대를 떠났던 김희선의 브라운관 복귀가 최근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 최근 김희선측은 “현재 진행중인 영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 촬영이 모두 끝나고 개봉에 앞서 드라마에 출연하겠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언했다. 김희선은 그간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중상위권의 시청률을 올려 PD들이 드라마를 준비할 때마다 캐스팅 우선순위에 올리는 연기자 중 한 명. 김희선측의 이런 결정에 대해 스타급 연기자 기근에 시달리는 방송가 입장에선 대단히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김희선의 브라운관 복귀에 열렬한 러브콜을 보내는 사람이 있어 눈길을 끈다. S-TV ‘야인시대’ 후속작으로 100부작 대하사극 ‘왕의 여자’를 준비중인 ‘여인천하’의 김재형 감독이 여주인공으로 김희선을 지목해 주목을 끌고 있는 것. 김재형 감독은 4일 “아직 최종 시놉시스가 나오지 않아 정식으로 접촉하진 않았지만, 선조와 광해군에 걸쳐 조정을 좌지우지한 여주인공 역으로 김희선이 적역일 것 같다” 며 헤로인 개시 역으로 김희선을 강력히 염두에 두고 있음을 밝혔다. 김재형 감독은 채시라?강수연?전인화 등 만드는 사극마다 당대 톱스타들을 기용해 성공적으로 사극에 입성시켰는데, 특히 영화에만 출연을 고집하던 월드스타 강수연을 ‘여인천하’에 끌어들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반 시청자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주인공 개시(=개똥이) 김 상궁은 광해군의 총애를 얻으며 당대의 정국을 농단했던 재녀. ‘왕의 여자’에서는 이미 사극을 통해 잘 알려진 연산군 때의 장녹수나 숙종조의 장희빈과 비슷한 위치를 차지하는 역할이다.
‘왕의 여자’는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했던 ‘여인천하’의 작가와 연출자?스태프 등이 그대로 뭉쳐 방영 전부터 방송가의 기대를 한몸에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월탄 박종화의 소설 ‘자고가는 저 구름아’가 원작으로 ‘여인천하’와 같이 신분을 뛰어넘어 자신의 야망과 사랑을 쟁취하는 똑똑하고 야심 있는 조선시대 여걸들이 극을 이끈다. ‘왕의 여자’라는 제목은 광해군과 그의 여자들이란 의미에서 나온 것.
김재형 감독은 “다른 주인공들은 파격적으로 신인으로 갈 생각도 있지만, 극의 정점이 되는 헤로인 역할만큼은 카리스마와 섹시함을 동시에 갖춘 김희선 같은 연기자를 캐스팅할 것이다”고 밝혔다. 또 “김희선이 출연만 하면 제대로 해낼 걸로 본다. 강수연이나 전인화도 처음부터 사극 연기를 잘한 건 아니지 않은가”라는 강한 의욕을 보였다.
이외에도 김희선측은 김 감독 외에도 내년 방영을 준비중인 드라마 제작진들로부터 빗발치는 캐스팅 제의를 받고 있다.
김희선은 지난해 11월 영화 ‘와니와 준하’ 촬영을 마친 뒤 만 1년간 사실상 활동을 중단하고 있어 이번 제의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김혜수가 타이틀롤을 맡은 KBS-2TV 대하드라마 ‘장희빈’의 장희빈 역에 물망에 올랐으나 끝내 고사한 김희선이 브라운관 복귀작으로 사극을 선택할지에 대한 것도 관심거리다. 김희선이 ‘왕의 여자’에 출연하게 된다면 17세 때인 지난 94년 KBS-2TV ‘춘향전’에 춘향 역으로 등장한 이후 9년 만에 사극에 도전하게 된다.
김희선은 현재 신하균과 함께 아련한 사랑을 엮어가는 멜로영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김정권 감독?디토엔터테인먼트 제작)의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다. ‘화성으로 간 사나이’는 어린 시절부터 오랫동안 간직해 온 한 남자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김희선은 증권회사 직원 소희로 출연, 어릴 적부터 자신을 사랑해 온 우편배달부 승재(신하균 분)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는 역할. 이번 작품은 김희선이 시나리오를 읽은 후 단 하루 만에 출연을 결정했을 만큼 애착이 가는 작품이어서 어디를 가나 영화대본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