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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소아 축농증’, 어떻게 치료할까?

수면무호흡 등 산만하고 집중력 떨어져…대안치료 아데노이드 절제술

등록일 2015년07월27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박도양 교수(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예전엔 동네마다 누런 코를 양 볼에 묻힌 코흘리개들이 꼭 한 두 명씩은 있었다. 또 한참 감기가 유행할 때면 한 반의 상당수 아이들이 코를 흘리고 있기도 했다. 이제는 생활수준이 높아져 그런 모습들을 보기 힘들지만 아직도 이비인후과 진료실에는 코가 불편한 아이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다. 반복되는 치료에도 불구하고 호전되지 않아 여러 병의원을 거치고, 결국에는 많은 항생제에 대한 내성균과 합병증까지 생겨 대학병원 이비인후과를 찾은 아이들이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 이비인후과 의사로서 고민이 깊다. 의학기술과 항생제의 발달로 분명 많은 아이들이 축농증에서 해방되었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반복적인 축농증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은 많기 때문이다.

축농증은 아이들이 코로 숨 쉴 수 없게 한다. 자연히 입으로 숨을 쉬게 되고, 그로 인해 집중력저하, 산만함, 성적저하 등 갖가지 부작용이 야기된다. 미국병원 통계에 따르면 외래에 내원하는 환자의 약 10.8%가 이러한 축농증과 연관이 있는 증상으로 내원하고, 이로 인해 지출되는 의료비 또한 천문학적 규모라고 한다. 어디서나 축농증은 큰 문제인 듯하다.

수술로 치료하면 되지 않겠냐고 쉽게 생각들 하지만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축농증 수술은 부담이 크다. 안면 골격 발달 장애를 비롯해 다양한 합병증들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복되는 축농증을 가지고 있거나 중이염이 반복될 경우, 아이들에게는 직접적인 축농증 수술보다는 편도, 아데노이드 절제술을 적용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반복되는 축농증을 가진 아이들의 경우 코골이와 수면무호흡도 심한 경우가 많다. 그 아이들의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은 십중팔구 편도 혹은 아데노이드의 비후가 원인이 되기 때문에 그에 대한 검사와 평가가 필요하다. 편도나 아데노이드가 매우 비대한 경우에는 절제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그런데 애매모호한 경우가 있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 증상이 뚜렷한데도 편도 및 아데노이드가 기도를 완전히 막을 정도로는 크지 않은 경우다. 이 경우 의사로서 고민하게 되는데 최근 그 고민을 해결해줄 연구 논문이 미국이비인후과학회의 공식 학술지(Laryngoscope)에 발표됐다.

논문내용은 아데노이드는 균과의 상호작용으로 바이오 필름을 형성하게 되고, 이는 균의 저장소 역할을 해서 소아 축농증의 주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데노이드를 이루고 있는 면역세포 자체의 특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아데노이드의 크기가 매우 크지 않더라도 축농증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따라서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소아 축농증의 경우 그 다음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치료법이 편도, 아데노이드 수술이라는 것이다.

축농증은 매우 불편하다. 양 코를 화장지로 틀어막고 한 시간만 있어보자. 머리가 멍해지고 어떤 일에도 집중할 수 없게 된다. 축농증은 또 수술 후에도 당분간이지만 환자에게 큰 고통을 준다. 콧속에 넣어둔 지혈거즈 때문이다. 실제로 성인 축농증 환자들에게 수술 후 가장 불편한 것을 물어보면 수술 자체의 고통보다도 수술 뒤 출혈방지를 위해 콧속에 넣어둔 지혈거즈로 인한 답답함이라고 말들을 한다. 편도, 아데노이드 절제술을 이용하면 거즈로 인한 고통도 피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축농증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많은 아이들에게 편도, 아데노이드 절제수술은 좋은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여름방학이다. 방학 중에는 많은 아이들이 코골이, 수면무호흡, 축농증, 중이염 등 다양한 이비인후과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원한다. 올 여름에는 아이들을 위해 좀 더 나은 치료법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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