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태어난 아기의 빨갛고 반짝거리는 생명력 넘치는 피부 색깔과 움직임을 보면 누구나 감동하게 된다. 이 생명의 신비함이란! 하지만 정성스레 수유하다보면 2~3일째 갑자기 아기 피부색이 노래지고, 나중에는 노랗다 못해 까맣게까지 보이기도 한다.
아기 피부색이 노랗게 변하면 부모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다. 얼마나 노란색을 띄어야 문제가 있는지, 진짜 노란 것이 맞는지, 집에 있어야 하는지, 모유를 끊어야 하는지 머리도 복잡해진다. 심지어 인터넷 정보를 살짝만 들여다봐도 황달이 심하면 뇌성마비같이 엄청나게 무서운 병까지 발병한다니 두렵기도 하다.
아기의 피부에 황달이 생기는 이유는 ‘빌리루빈’이라는 혈액 속 성분 수치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 빌리루빈 덕분에 소변과 대변이 노란색을 띈다. 황달은 얼굴에서 시작하여 복부, 발까지 진행된다. 배꼽까지 노란색을 띈다면 이때가 황달검사를 시작해봐야 할 적기다. 신생아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빌리루빈의 혈중 농도가 더 높아지기 쉽다.
신생아 활달은 생리적 황달, 병적 황달, 모유 황달, 핵 황달 등으로 나뉜다. 생리적 황달은 신생아의 대부분에 나타나는 흔한 일과성 황달이다. 신생아가 가진 태아 때의 적혈구 수명이 짧아 빌리루빈 생성이 증가되기도 하고, 신생아의 간 기능이 아직 미숙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생리적 황달은 병원에서 주로 발뒤꿈치에서 살짝 피를 채취해서 검사한다. 보통 빌리루빈치가 15mg/dL 이하로 유지되다가 스스로 좋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그래서 대부분의 생리적 황달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렇지만 ▲엄마가 당뇨가 있을 때, ▲미숙아, ▲모유수유 중일 때, ▲자궁수축제로 유도 분만 했을 때, ▲출생 후 체중이 감소할 때, ▲변을 잘 보지 못할 때, ▲형제 중 생리적 황달이 있을 경우, ▲머리에 피가 고여 말랑거리는 혈종이 있을 때, ▲엄마 혈액형이 O형, 아기가 A형이나 B형일 때는 병적인 황달을 찾아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황달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면 황달이 잘 생긴다. 모유 황달이 나타나면 엄마들은 황달을 호전시키기 위해 모유를 끊게 된다. 그러나 모유수유를 중단하면 황달은 호전되지만 간혹 젖이 마르거나 아기가 분유병에 이미 익숙해져 모유를 더 이상 먹일 수 없는 경우가 생긴다. 모유 황달을 예방하는 방법은 출생 후 되도록 빨리 모유수유를 시작하고, 하루 10회 이상 모유 수유를 하며, 모자동실을 시켜 밤에도 수유를 하는 것이다. 엄마젖은 신의 선물이다. 완전무결한 영양분을 함유하고 있다. 아기를 위해서라도 아까운 모유수유의 기회를 황달 때문에 놓치지 말아야 한다.
핵황달은 빌리루빈의 신경독성에 의해 생긴다. 식욕부진, 처짐, 몸이 활처럼 강직되고, 찢어지는 높은 울음소리를 내거나, 이상한 움직임을 반복하는 경련 증상 등 다양한 신경증상이 나타난다. 핵황달이 의심되면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즉시 병원을 방문해 아기 상태를 확인하고 황달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황달 치료에는 광선치료가 주로 시행된다. 인큐베이터에 들어가 온몸에 청록색 가시광선을 쪼여서 빌리루빈이 소변과 대변으로 쉽게 배출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아기가 느끼는 통증이나 중요한 합병증은 없다. 아주 건강한 아이라 하더라도 생후 첫날에 발생한 황달이나 빌리루빈 검사 결과 생후 3일째 16mg/dL이상 수치라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치료가 늦지만 않는다면 황달은 신생아들의 첫 번째 건강검진의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박일성 교수(순천향대천안병원 소아청소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