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준환 교수(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소아청소년과)
이른둥이(미숙아·조산아)는 엄마 뱃속에서 37주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태어난 아기를 말한다. 출생체중이 2,500gm 미만으로 출생한 경우를 저출생체중아라고 하는데 흔히 이를 포함해 이른둥이라 한다.
국내 출생통계에 따르면 총 출생아 수가 1993년에 715,826명, 2011년 471,265명, 2013년 446,600명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이른둥이 수는 1993년 18,532명(2.6%), 2011년 24,647(5.2%), 2013년 28,206명(6.3%)로 증가 추세에 있다.
이른둥이는 만삭아에 비해 여러 불리한 조건들을 갖고 태어나 출생 후 어려운 역경을 헤쳐나가야 한다. 상대적으로 체표면적이 몸에 비해 크며, 피하지방조직이 얇아 열손실이 높고, 스스로 체온조절이 어려워 인공보육기에서 보호를 받는다. 태내에서 충분한 폐성숙을 이루지 못하고 태어나 폐가 잘 팽창되게 도와주는 ‘폐활성제’가 부족해 호흡곤란증후군을 보일 수 있다. 그럴 경우 기계호흡기치료와 인공폐활성제를 투여한다. 하지만 이 치료도 장기화되거나 1개월 이상 산소치료가 필요한 경우엔 미숙아 폐질환(기관지폐이형성증)이 발생할 수 있다. 기관지폐이형성증은 잦은 호흡기 감염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성장과 발달에도 불리하게 작용한다.
만삭아에서는 출생 12~24시간 내에 스스로 닫혀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동맥관(대동맥과 폐동맥을 연결하는 혈관으로 기능적으로 태내에서는 꼭 필요하다)도 이른둥이에게는 큰 문제다. 발달미숙으로 출생 후에도 오래 열려 있어서 폐부종, 폐출혈, 동맥관에 의한 쇼크 및 심부전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하기 때문이다. 뇌 속 혈관도 약해 출생전후 스트레스로 인해 출생 첫 주에 뇌출혈이 올 수도 있다. 심한 출혈의 경우 영구적인 뇌 손상을 입혀 마비, 경련을 일으키고, 뇌의 정상발달에도 영향을 줄 위험이 크다. 눈의 망막혈관이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채 태어나면 출생 후 혈관형성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섬유혈관증식이 발생하고, 망막이 떨어져 나가면서 실명을 초래할 수 있다.
이른둥이는 장의 점막도 약하기 때문에 여러 요인으로 점막이 손상되면 이곳에 이차적 감염이 일어나 장 점막이 괴사하는 괴사장염이 발생 할 수 있다. 증상이 보이면 약물치료를 하지만 경우에 따라 장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기도 한다. 미숙한 장 운동기능과 소화효소 부족으로 처음부터 많은 양을 먹으면 괴사장염에 걸리기 쉽다. 그래서 체중에 따라 미량의 수유를 시작해 점차 증량해야 한다. 빨고 삼키는 힘도 약하고 조화롭지 않으면 입으로 수유하지 못하고 위까지 관을 넣어 수유한다.
면역력이 약해 감염의 위험에 쉽게 노출된다. 기계호흡기 치료를 위한 기도삽관, 수유가 어려워 인공영양을 하는 중심도관 등을 통해 세균이 몸에 침입하면 쉽게 패혈증에 빠지게 된다. 심한 경우 항생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사망할 수 있으며, 뇌막염이 합병되면 신경학적 영구 후유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런 모든 어려움들은 태내에서 자궁과 양수에 보호되고, 태반과 탯줄을 통해 엄마로부터 공급받던 여러 물질들이 갑자기 차단되면서 발생한다. 이런 역경과 마주한 이른둥이들을 위해 마련된 곳이 바로 ‘신생아집중치료실’이다. 이른둥이들은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역경을 헤쳐 가며 세상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게 된다.
최근 국내 이른둥이 생존율이 날로 향상되고 있다. 28주 이하의 초미숙아에서 한국(2009), 일본(2009), 미국(2003-2007)의 생존율은 각각 77.5, 89.0, 71.6%로 한국이 일본과 미국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지금도 전국의 신생아집중치료실 의료진은 이른둥이 곁을 지키며 매시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사투를 벌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