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번 환자 A씨가 휠체어를 타고 의료진들에 둘러싸여 복도로 나오고 있다.
A씨는 그동안 자신을 돌봐준 의료진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자신에게서 전파된 것으로 알려진 아산충무병원 간호사에게도 완쾌를 바란다고 말했다.
“메르스를 극복할 수 있도록 정성껏 치료해 준 의료진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저로 인해 아산충무병원 간호사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중이라고 들었다. 빨리 완쾌해 퇴원하시길 바란다.”
음성과 양성판정이 번복되면서 치료시기가 늦어져 생명까지 위급했던 평택경찰관 A씨(35·충남 아산시)가 음압병실을 나오며 한 말이다. A씨는 모든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6일 메르스 완치판정을 받았다. 그동안 전 국민들의 관심 속에 응원을 받아왔던 A씨는 의료진에 둘러싸여 박수를 받으며 휠체어를 타고 모습을 드러냈다.
단국대병원(병원장 박우성)은 메르스로 입원치료중인 119번 환자가 지난 3일 유전자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은 이후 지난 주말 2·3차 검사 역시 음성으로 나와 음압격리병실에서 일반병동으로 옮기게 됐다고 전했다.
A씨는 일반병실로 가기에 앞서 환자는 박우성 병원장을 비롯해 치료에 참여한 감염내과 이지영 교수, 호흡기내과 김도형·홍구현 교수, 흉부외과 류경민 교수 등의 축하와 격려를 받았다. 또 이날 A씨가 소속된 평택경찰서 김학중 서장과 A씨가 살고 있는 아산시 복기왕 시장이 천안시 단국대병원 병실로 찾아와 그동안 병마와 싸운 노고를 위로했다.
박우성 병원장은 “오늘부터 격리가 해제 된 것은 완치 판정을 받아 메르스로부터 해방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재활과 호흡치료를 보완하면 일상생활로 돌아가는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격려했다. 복기왕 아산시장은 “건강한 시민으로 다시 돌아와 기쁘고 고맙다”며 “재활치료를 성공적으로 마쳐 빨리 퇴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긴박했던 한 달 넘기고…2~3주 후 퇴원 가능할 듯
A씨는 음압병실을 나서며 자신을 돌봐준 의료진과 기념촬영을 가졌다. 재활치료를 마치면 2~3주 후에 퇴원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A씨는 지난 5월 31일 평택경찰서에서 야간근무 중 첫 증상을 보인 이후 '의양성(6.2, 충남보건환경연구원)-음성(서울의료원 6.3~4 입원, 음성판정 귀가조치)-격리해제 이후 발열·폐렴증세 고통호소(6.5~9, 아산충무병원 입원)-양성(6.9, 단국대병원)' 등으로 판정이 번복돼 '평택-아산-천안-서울-아산-천안' 등의 병원을 수차례 오가며 12일간 입·퇴원을 반복해 왔다.
그러다 지난 6월9일 단국대병원에 입원한 후 11일에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이씨는 항바이러스제와 인터페론 등의 약물치료를 시행했으나 건강상태가 급속히 나빠져 인공호흡기와 에크모(ECMO)까지 적용했다. 이후 메르스에서 완치된 환자의 혈장을 기증받아 투여하는 혈장치료까지 받았다.
흉부외과 류경민 교수는 “에크모 치료는 A씨처럼 중증의 심장, 폐 손상 환자에게 여러 치료에 호전을 보이지 않아 마지막 단계에서 시도되는 치료”라며 “특히 메르스 환자에서의 에크모 치료는 세계적으로 많이 시행하지 않아 예측이 힘들었지만 관련 의료진들의 협진과 환자의 굳은 의지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단국대병원 감염내과 이지영 교수와 호흡기내과 김도형·홍구현 교수도 같은 의견을 보였다. 단국대병원 의료진에 따르면 퇴원까지는 앞으로 2~3주 가량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도형 교수는 “환자는 급성호흡부전과 심한 폐렴으로 현재 후유증이 남아있다”며 “격리치료 때문에 하지 못했던 흉부 컴퓨터단층촬영검사(CT) 등 정밀검사를 통해 구체적인 치료계획을 세우고 재활치료와 병행해 치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단국대병원은 지난 달 20일 국내 첫 환자 발병 이후 26일 8번 환자 입원을 시작으로 그동안 5명의 메르스 환자를 치료해 왔다. 현재 치료 중인 119번 환자가 완치 판정을 받음으로써 병원에는 더 이상 메르스 환자가 없으며, 원내감염 없이 메르스 상황을 끝냈다.
A씨는 일반병실로 가기에 앞서 환자는 박우성 병원장, 치료에 참여한 이지영·김도형·홍구현·류경민 교수, 복기왕 아산시장, 김학중 평택경찰서장 등의 축하와 격려를 받으며 기념촬영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