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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 각종위원회 운영 실태 ‘낙제점’

아산시민연대 혹평, “민생관련 위원회 있으나 마나”

등록일 2015년05월1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아산시에서 지난 3년간 회의를 단 한 번이라도 한 위원회는 전체 187 곳 중 110곳(59%)에 그쳤다. 지난 한 해 회의를 한 위원회는 89개에 불과했다.

아산시에서 운영하는 각종위원회에 대한 운영실태가 ‘낙제점’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실제로 지난 2014년 회의를 단 한번이라도 개최한 위원회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대대적인 손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 절반 이상이 개점휴업

아산시민연대(대표 최만정)가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아산시 조례와 규칙에 따라 설치되거나 설치해야 할 각종 위원회는 모두 187곳으로 조사됐다.

이중 지난 2014년 실제 회의를 단 한 번이라도 개최한 위원회는 89개(48%)에 불과했다. 아산시경관심의실무위원회, 아산시정신문편집위원회와 같은 실무회의 성격의 위원회 이외에 시민의 삶과 밀접한 민생과 시정방향을 점검하는 위원회들은 상당수 유명무실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최만정 아산시민연대 대표는 “아산시가 스스로 제정한 법령조차 제대로 시행하지 않는 형식적 행정, 필요성 자체가 의문시되는 위원회를 양산하는 보여주기식 행정의 결과”라며 “입법기관인 의회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각종 위원회가 입법취지에 걸맞게 운영되는지 점검하고 재평가해 정상화, 또는 정비의 방향을 시급히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성도 안 하고 회의도 없었다

아산시민연대가 지난 달 행정정보공개를 청구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187개 위원회 중 법령상 구성해야할 위원회임에도 구성하지 않은 위원회가 53곳(28%)에 이르고 있다. 이 중 최근 제정된 조례에 따른 위원회 구성은 논외로 치더라도 적지 않은 숫자라는 것이다.

또 위원회만 구성한채 지난 3년간 회의를 한 번도 하지 않은 위원회도 24곳(13%)으로 나타났다. 지난 3년간 회의를 한 번이라도 한 위원회는 전체 187 곳 중 110곳(59%)에 그쳤다. 지난 한 해 회의를 한 위원회는 89개에 불과했다. 일부 민원이나 사안이 발생할 때 여는 위원회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그 사례는 많지 않았다.

구성조차 되지 않은 위원회를 몇 곳만 살펴보자. 아산시외국인주민 및 다문화가족 지원협의회(연2회), 여성농업인육성정책위원회(연2회), 아산시농촌발전위원회(연2회),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위원회, 중소기업경영안정자금융자심의위원회, 친환경상품구매촉진위원회, 아산시장애인가족지원심의위원회, 경로당운영위원회, 노인급식지원위원회, 장애인복지위원회, 사회복지사 등 처우개선위원회, 아산시성별영향분석평가위원회, 아산시 귀농·귀촌위원회, 직장어린이집운영위원회 등 민생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위원회는 구성조차 되지 않았다.

최만정 대표는 “아산시시설관리공단임원추천위원회나 아산시선거공약실천평가위원회 등 구성하지도 않거나 설치근거도 없는 배심원단으로 운영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반면 노사갈등이 심각한 사업장이 있고, 시청 앞에서 주민의 항의집회도 몇 번이나 목격되는데도 갈등관리심의위원회는 왜 운영되지 않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민생관련 위원회 다수 방치

위원회는 구성했지만 지난 3년간 한 번도 운영하고 있지 않은 위원회도 눈에 띈다.

아산시민연대는 주민참여마을만들기위원회(연1회 이상), 아산시지역건설산업활성화협의회(4회), 아산시식품진흥기금운용심의위원회(연1회), 아산시수돗물평가위원회(연2회), 친환경농업발전위원회, 평생교육협의회, 아산시노인복지기금운영위원회 등은 주민생활과 직접 관련 있는데도 회의 한 번 하지 않았다고 비판해. 공무원들의 국외출장은 계속되고 있는데, 공무국외여행심사위원회(연4회)가 열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공무원비위사건이 발생해 자정결의대회는 하면서도 아산시공직기강위원회는 왜 소집하지 않는지, 금고지정심의위원회와 아산시지방보조금심의위원회도 열지 않고 관련 사안을 어떻게 결정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자전거이용활성화위원회(연2회)는 구성된지 3년 만에 단 한 번 회의가 열렸다. 따라서 자전거도시로 활성화시키자는 정책은 어디서 점검하고 방향을 잡는지 알 수 없다. 농정자문위원회(연4회)는 2013년 2회만 개최했다. 영세상인이 대형유통마트 때문에 문을 닫는 심각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유통업상생발전위원회(연2회)는 2013년 1회만 열렸다.

반면 아산시경관심의실무위원회는 매년 50회 이상, 도시계획위원회는 매년 20회 이상, 경관위원회는 매년 10회 이상 열려 대조를 보였다.

민원종합실무위원회는 2012년 41회 회의를 한 후 2년 동안 열리지 않았다. 아산시정책기획자문단은 2014년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아산시 통합관리기금운용심의위원회는 아산시 지방재정계획 및 재정공시심의위원회가 대행해 필요성이 없어졌다. 

최만정 대표는 “각종 위원회는 단체나 기관의 자문, 협의, 운영위원회와 사안, 정책에 따른 심의위원회 등이 많고 필요에 따라 개최하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통계수치로 단순 평가할 수는 없지만 부실하게 운영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산시, “각종위원회는 법과 규정에 따른 것”

아산시는 각종 위원회는 법과 규정에 따라 설립되는 것이지 아산시가 임의로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아산시의 한 관계자는 “실제 운영되지 않는 유명무실한 위원회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관련법과 조례에 따라 만들어 진 것”이라며 “아산시도 실효성 없는 위원회는 수시로 정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소집하는 일부 위원회는 필요에 의해 설립됐지만 일년 내내 소집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위원회가 반드시 정기적으로 열려야 하는 것도 아니며, 각종 위원회가 열리지 않았다고 해서 부정적인 시각을 볼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행정자치부는 정부위원회 537곳 중, 지난해 회의 건수가 연 1회 이내인 위원회를 대상으로 소관 부처들과 협의해 퇴출 대상 위원회를 109곳으로 추려 정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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