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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지철 충남교육감 “감사의 눈 맞춤을 나눠요”

학생-부모님-선생님, 주변의 모든 사람들과 소중한 교감을

등록일 2015년05월0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김지철 충남도교육감.

감사의 달 5월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5월 달력은 아름다운 노동, 놀기 위해 세상에 온 어린이, 조건 없는 사랑을 주시는 부모님과 선생님, 성년으로 자라는 청년, 소중한 인연 배우자에게 감사의 눈 맞춤을 해보라고 말을 걸어온다.

학급 담임을 하던 시절, ‘함께 읽는 이 달의 시’를 선정하여 돌려 읽곤 했는데, 5월에 나누었던 시 몇 편이 떠오른다. 

 “우리 어머니 나를 가르치며/ 잘못 가르친 것 한 가지/ 일꾼에게 궂은 일 시켜놓고/ 봐라/ 공부 안 하면 어떻게 되나/ 저렇게 된다/ 똥지게 진다”

심호택 시인의 ‘똥지게’는 우리사회의 왜곡된 노동·직업관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우리네 아버지들께서는 당신은 똥지게를 지더라도 자식만은 가르치겠다고 말씀하신다. 노동자가 되지 않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교육에서도 수많은 ‘똥지게’를 들이대며 정직한 땀, 노동의 가치를 왜곡하고 노동자를 폄하하지 않았는지 돌아볼 일이다. 노동은 인류의 수레바퀴를 굴려온 인간 본연의 모습이며 사회를 이루는 본질적인 생명활동이다. 노동은 생산의 즐거움이 큰 창조활동이고, 노동자는 밥과 집과 세상을 만들어내는 감사의 대상임을 가르쳐야 한다.

김광균 시인은 해방 이듬해, 어린이날을 맞아, “불행한 나라의 하늘과 들에 핀 작은 별들에게/ 복사꽃과 제비와 어린이날이 찾아왔구나.”라며 전쟁을 이겨낸 어린이들에게서 새날의 희망을 찾으려 했다.

1923년 발표된 어린이날 선언문에는 ‘어린이가 배우고 즐겁게 놀 수 있는 가정과 사회시설을 보장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90년이 지난 오늘, 어린이날은 평소 놀지 못하고 미루어 놓았던 것을 하루에 몰아서 벼락치기로 노는 날이 된 것 같다.

‘어린이 놀이헌장’ 선포를 앞두고, 지난 4월 25일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전국 초등학생 200여명과 함께 하는 ‘어린이 놀이헌장 원탁회의’를 개최했다. 학생들에게 놀이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자유, 숨구멍, 슬픔을 막아주는 방패’라고 답한 어린이가 있었다.

이제, 놀기 위해 이민가고 싶다는 아이들의 이야기, 놀이가 고픈 아이들의 외침에 귀 기우릴 때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원탁회의에서 나온 아이들의 의견을 ‘어린이 권리장전’으로 정리하여 5월 4일 ‘어린이 놀이헌장 선포식’에서 발표했다.

중학교 남학생들도 부모에 대한 고마움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었다. 김소월 시인의 “나는 어쩌면 생겨나와/ 이 이야기 듣는가?/ 묻지도 말아라,/ 내일 날에/ 내가 부모 되어서 알아보랴” 라는 시를 나눌 때, 부모님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리다던 영빈이의 눈동자가 떠오른다.

스승의 날에는 김시천 시인의 ‘아이들의 위한 기도’를, 성년의 날에는 낭송하기 좋은 시,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을 합송했던 기억도 새롭다.

5월의 달력은 앞만 보고 내달리는 우리들에게 귀한 사람들과 쓰담쓰담 서로의 마음결 어루만질 수 있는 시간을 준다. 감사의 불을 켜면 다른 사람의 마음으로 들어가는 길이 보이고, 다른 사람이 내 마음으로 들어올 수 있는 자리를 내어주게 된다.

매일 아침 교육청 안팎을 청소하시는 분들의 깨끗한 노동의 손길이 감사하고, 5월 햇살처럼 부서지는 어린이들의 웃음이 눈이 시리게 고맙다. 남김과 숨김없이 모든 것을 내어주신 이 땅의 모든 부모님께 감사하고, 날려 보내기 위해 새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배려와 사랑, 이해와 공감이 담긴 ‘감사’를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정말 고맙다.

편집부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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