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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보다 더 가슴 아픈 것은

등록일 2015년03월3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이 바리케이트는 뭡니까. 요즘도 구제역이 발생하나요?”
아산시 음봉면의 어느 양돈농가 입구에 설치한 방역초소 입구에서 한 운전자와 농민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농민은 구제역 감염 때문에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며, 운전자를 설득해 돌려보냈다.
이 농민은 4년 전 자신이 기르던 농장의 돼지 2만 마리를 모두 살처분한 악몽을 떠올리며 진저리쳤다. 그에 따르면 아산시민 10명 중 8~9명은 구제역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거나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12월3일 충북 진천군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로 중부권을 비롯한 전국에 확산됐다. 특히 아산시와 인접한 천안시에서도 16농가에서 구제역 확진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3월까지 아산시에서는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아 다소 안심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뒤늦은 3월 중순 아산시에 구제역이 터졌다. 아산시 음봉면 쌍암리에서 3월15일  발병된 구제역은 불과 열흘 만에 6농가로 확산됐다. 양돈농가의 불안감은 극에 달해 있다. 
음봉면 쌍암리에서 첫 구제역 확진판정을 받은 이후 신창면 궁화리(3월16일), 선장면 대흥리(3월18일), 신창면 남성리(3월21일), 선장면 가산리(3월24일), 신창면 오목리(3월25일) 등으로 확산돼 왔다. 이로 인해 음봉면 정씨 농장에서는 돼지 3816두 전체를 살처분한 것을 시작으로 농장마다 전체 또는 부분적으로 살처분 한 돼지가 3월30일 현재 3545마리다. 또 신창면 궁화리 박 모씨 양계장에서는 역학조사 결과 AI감염이 우려돼 3만7625두를 예방적으로 살처분했다.
가장 최근에 발생한 신창면 오목리 김 모씨 농장을 비롯한 구제역 발생농가 주변 3㎞이내에는 35개 양돈농가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음봉 8농가, 둔포 1농가, 선장 6농가, 신창 17농가, 득산 3농가 등에 대한 특별관리에 들어갔다.
양돈농가에서는 이처럼 구제역을 막기위해 전쟁을 방불케 하는 숨가쁜 상황인데도 시민들은 이러한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다. 또 전에는 구제역이나 AI 발생에 자신의 일처럼 안타까워하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었는데, 올해는 전혀 그런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한다. 구제역에 대한 정부와 언론의 무관심이 결국 시민들의 불감증을 부른 것은 아닐까. 방역초소를 지나며 차창 너머로 수고한다며 음료수 한 병 건네고, 위로하던 착한시민들은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농민들은 싸늘하게 식어버린 시민들의 무관심이 무엇보다 가슴 아프다고 말한다.

편집부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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