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만정 아산시민연대 대표가 최근 아산시 공직비리에 대해 아산시장의 사과와 감사담당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강도높은 비판을 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 3월3일 아산시는 아산시 공무원 5명을 직위해제하고 충남도 인사위원회에 징계를 요청했다.
4급 공무원 허 모씨 등이 지난 2011년 7월부터 2년6개월 동안 공문서를 위조해 근무하지 않은 동료 공무원을 근무한 것으로 해 식비 명목으로 모두 6500여 만원을 빼돌렸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은 지난해 6월 아산시 감사실의 일상 정기감사에서 적발됐다.
당시 감사실은 회계담당자 단독소행으로 파악해 횡령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지만 경찰 조사에서 허 모씨 등 4명의 범죄사실이 추가로 드러났고 최근 검찰에서 업무상횡령, 공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기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아산시민연대 최만정(51) 대표를 만났다. 그는 ‘아산시장의 대 시민 사과’와 ‘감사담당관 사퇴’를 촉구하며 ‘밥그릇 챙겨주는 공직문화’를 강하게 질타했다. 아산시민연대는 현재 노동계, 농민, 자영업자, 교육계, 전문직 종사자 등 1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아산시 공직사회를 향한 강도 높은 비판을 했는데.
-지난해 공무원 비리가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고위 공무원이 업무추진비를 개인적인 용도로 골프연습장에 지출한 사실이 안전행정부에 적발됐고, 관용차를 개인적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앞서 2013년에는 저소득층 생계주거급여 1000여 만원을 횡령한 공무원이 감사원에 적발됐으며 수천만 원의 복지급여를 횡령해 구속된 자도 있었다. 2012년에도 국고 보조금 지원 농가 선정 과정에서 뇌물을 수수한 공무원이 구속됐고, 미래저축은행 수사과정에서 인허가 비리로 강희복 전시장을 비롯해 여러 명의 공무원이 구속되거나 처벌받았다. 연이은 아산시 공무원의 비리에 너무나 참담하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써 분노할 수밖에 없지 않는가.
▶무엇이 문제라고 보는가.
-2012년 6월, 복기왕 시장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공무원들의 비리에 대해 ‘부끄럽고 죄송스럽다’고 밝혔다. 같은 해 9월, 아산시는 공무원의 부정부패를 근절하기 위해 징계 받은 공무원에 대해 직위를 불문하고 즉시 직무를 정지시키는 ‘원 스트라이크 직무 아웃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모두 공염불에 지나지 않았고 공무원 비리는 지속돼, 최근 5명이 연루된 세금 횡령과 공문서 위조 범죄로 이어졌다. 이는 아산시 공무원 사회가 자체 정화되기 어려운 조직상태며, 아산시장의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걸 보여준다.
▶아산시 감사기능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가.
그렇다. 지난 3년간 외부에 알려진 아산시 공무원 비리는 모두 검찰, 감사원, 중앙정부에 의해 드러났다. 물론 자체 감사를 통해 시정해 온 건도 있겠지만, ‘제 식구 감싸기’ 식이라서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라는 생각을 피할 수 없다. 이번 사건만 하더라도 감사실은 하위직 회계담당자만 고발했을 뿐인데 경찰은 그 윗선까지 비리를 밝혀냈다.
더구나 이번 횡령사건이 벌어진 기간은 시장이 ‘죄송하다’고 밝히고 ‘원 스트라이크 직무 아웃제’를 실행한 후에도 지속됐다. 범죄 혐의는 사법기관에서 최종 판단하지만, 지속되는 공무원 비리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도 감사에 의해 혐의가 드러났을 때는 즉시 해당자의 직무를 정지시켜야 한다. 아산시는 감사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오랜 공직사회의 관행이나 조직문화의 문제점에 대해도 지적했다.
-한마디로 아산시는 ‘서로 밥그릇 챙겨주기’ 문화에 젖어 있다. 지난 2년 가까이 감사책임자였으면서도 연이어 터진 공무원 비리를 제대로 적발하지 못했던 사람이 지난 1월 퇴직을 몇 개월 남기고 또다시 감사담당관으로 발탁됐다.
아산시 개방형 직위는 감사담당관과 보건소장 뿐인데, 이번 사건에 연루된 사람도 공무원 출신으로 개방형 직위로 선발했다. 이밖에도 아산시 시설관리공단 책임자인 이사장과 본부장도 공무원 출신이고, 아산테크노벨리와 아산일반산업단지 책임자도 퇴직한 공무원이 맡고 있다.
민간의 참여를 통해 공무원사회를 활성화시키자는 취지인 개방형 공무원에도, 아산시가 임명권한이 있는 관련 기관의 책임자가 모두 공무원 출신이다. ‘서로 밥그릇 챙겨주는’ 조직 문화로는 결코 공무원의 비리를 차단할 수 없을 것이다.
▶특단의 대책을 요구했는데, 구체적으로 언급한다면.
-전임 시장 2명 모두 비리로 처벌받았음에도 해마다 지속되는 공무원들의 비리를 어떻게 근절할 것인가. 읍참마속, 솔선수범이란 말은 조직의 기강을 세울 때 자주 쓰는 말이다.
조직의 기강을 제대로 세워야 비리를 예방할 수 있다. 아산시장은 시민들에게 관리 소홀의 책임을 통감하고 공식 사과해야 한다. 또 몇 년째 감사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감사담당관은 무능을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 특히 이 사건 최고책임자인 허 모 씨도 징계를 기다리지 말고 계약해지 사유로 보아 즉각 퇴직시켜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