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철희 자민련 의원에 대해 법원이 당선무효형을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오세빈)는 18일(금) 농협 회장 재직시 업무추진비 등 명목으로 매달 4백만~5백만원씩 4억9천만원을 빼돌리는 등 모두 6억여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자민련 원철희 의원(아산)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비자금으로 조성한 6억원중 홍보비 명목 등으로 사용한 3억여원과 D산업개발에 대한 지급보증, S산업에 대한 대출 지시 등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며 “다만 업무추진비 2억8천여만원은 사용처에 대한 입증이 안돼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현역 의원이 선거법을 제외한 일반 형사재판에서 금고형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지만 원 의원은 즉시 재상고 방침을 밝혀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나올 때까지는 의원직이 유지된다.
원 의원은 농협 회장 재직시인 94~96년까지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6억여원의 비자금을 형성한 혐의로 기소돼 1, 2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지만 ‘업무추진비 사용처에 대한 심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대법원이 2심 재판부에 파기환송했다.
원철희 의원 관계자는 농협중앙회는 D사에 대해 39억원의 지급보증을 했다가 39억원의 대지급을 했는데, 그 후 채무관계자로부터 거의 전액을 회수하고 단지 3천7백만원만 남았다. 위 지급보증은 당시 농협중앙회 규정에 따라서 이뤄진 적법한 지급보증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원 의원은 지급보증 승인 문서에 결재를 한 사실도 없기 때문에 무죄라고 주장하면서 즉시 상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 의원 정치 수명 언제까지
이같은 상황을 두고 각계는 원철희 의원 정치 수명이 얼마나 될지 가늠하며 다양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예측되는 원 의원의 정치 수명은 11월6일설과 4월설, 임기 만료설 세 가지.
11월6일로 보는 것은 대법원의 심리 판결이 나오는 날 당선무효형이 확정될 것이란 것이다. 당선무효가 확실시 되면 12월 대선때 총선과 함께 선거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두 번째는 4월설. 보궐선거일인 4월25일 이전에 원 의원이 당선무효가 된 후 보궐선거가 이뤄질 것이란 예측. 이 두 예측들은 각 아산시 지구당 위원장들을 기쁘게 하는 요소.
보궐선거에 당선되면 16대에 당선된 이후 바로 17대 의원도 쉽게 득표할 것으로 보여 초선, 재선의원이 될 수 있다는 핑크빛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한 번에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묘수여서 임기 만료보다는 보궐선거가 더 좋겠다는 반응이다.
나머지 하나는 이제까지 미묘한 차이로 판결을 미뤄온 원 의원의 묘수로 16대 국회의원직을 무사히 마친 후 간다는 것이다. 지난 7월 대법의 파기환송 판결로 무사히 의원직 상실을 모면한 사실이 있기 때문. 또한 자민련이 쇠했다고는 하나 아직 충청권이 자민련 영향 속에 있고 이런 지역정서를 이용하기 위한 대선 주자 단 한 명의 의원 발이라도 빌린다면 전세는 달라질 수 있다는 예측이다.
보궐선거가 눈앞이라고 생각하는 위원장과 각 지구당은 최근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각 행사 때마다 지구당 총선 출마 예정자들이 얼굴을 내비치는가 하면 공식석상에서 정견에 비슷한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민주당 중앙당 배모씨(46)는 “당선 이전부터 되고 이후까지 원철희 의원이 자신의 일에 발목이 묶여 제대로 기 한 번 펴지 못하고 국회 생활을 해왔다. 그런데 또 상고까지 해가며 자신의 수명을 좀 더 늘려보자는 것은 아산시 전체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라며 “상고를 포기하고 의원직에서 물러나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또 윤모씨(48)도 “한 번을 해도 국회의원, 두 번을 해도 국회의원인데 더 이상 해서 무슨 영화를 보려느냐”며 “아산시 전체 발전을 위해 발목 잡힌 국회의원은 더 이상 아산에 필요치 않다”며 비난의 어투도 난무하고 있다.
반대로 원모씨(55?탕정면)는 “그동안 원 의원이 지역을 위해서 열심히 뛰어왔는데 이런 일로 하여금 더 발목이 잡혀서는 안될 것”이라며 원 의원 지지를 펴고 있다.
원 의원의 정치 수명이 얼마가 될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 속에 아산시 정계가 술렁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