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지역에 출처도 모르고, 신발도 아닌 신발 깔창이 한 쌍에 ‘35만원’씩 팔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깔창 하나만 깔면 모든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어르신들을 교묘히 속여 온 것으로 확인됐다.

"신발도 아닌 신발 깔창이 한 쌍에 ‘35만원’. "

터무니없는 가격에 누가 살까 싶지만 적지 않은 아산지역 어르신들이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신발깔창은 모든 질병을 치료하는 만병통치 의료용품으로 둔갑해 어르신들을 현혹했다. 깔창 하나만 깔면 모든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어르신들을 교묘히 속여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그동안 깔창을 구입했지만 반품이 안 돼 속 앓이 하던 어르신들이 (사)한국여성소비자연합 충남지회 아산소비자상담센터에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알려졌다.

건강식품, 의료기기에 이어 깔창으로 진화

아산소비자상담센터에 따르면 고령사회가 되면서 노인들 대상으로 하는 소비자피해는 계속적인 교육, 캠페인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한다.

박수경 사무국장은 “그동안 어르신들의 피해 물품은 건강식품, 의료기기 등이 대부분이었는데 반해 이번에는 신발 깔창이라는 말에 매우 놀라웠다”며 “일반적으로 신발 깔창으로 모든 질병을 치료한다는 말이 상식적이지 않지만, 어르신들의 취약한 심리를 파고들어 판단력을 교묘하게 이용하면서 판매했다”고 말했다.

판매 수법은 방문판매로 발 크기에 맞게 깔창을 제작해주고, 깔창에는 신청자 개개인의 이름까지 새겨 넣어 주는 치밀함을 보였다. 반면 제품을 신청했던 어르신들이 상품을 반품하려 해도 반품을 받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평소 지병을 치료하기 위해 깔창을 구매했다는 오 모씨는 “지인의 소개로 깔창만 신발에 깔아서 신으면 모든 질병이 낫는다는 말을 믿고 구입했다”며 “그러나 이미 구입했던 사람들에게서 아무런 효과도 없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반품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고민 끝에 오 씨는 소비자상담센터를 찾아 자신의 피해를 하소연했다. 그러나 주문 제작해 이름까지 새겨주고, 이미 사용한 상태이기 때문에 반품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박 사무국장은 “물품제작을 위한 계약서도 없고, 판매하는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고, 영수증도 없고, 카드결제도 되지 않는 것이 정상적인 영업행위로 보기는 어렵다”며 “이번에 상담한 신발깔창 피해자들은 모두 현금을 건네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어르신들이 질병을 낫게 해준다는 말만을 믿고 허황된 물품을 구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어르신들은 신분이 불분명해 보이는 사람으로부터 현금결제만을 요구받거나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자녀들과 상의해 구입하든지 소비자상담센터에 문의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