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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행복한 도시는 모두가 행복한 도시입니다”

인터뷰-지자체 최초 여성정책 보좌관 '윤금이'

등록일 2015년01월06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윤금이 여성정책보좌관은 “여성이 행복한 도시는 모두가 행복한 도시”라고 강조했다.

“엄마(여성)가 행복하면 가정이 행복하고, 도시가 행복하고, 나라가 행복합니다.”

윤금이(46) 아산시여성정책보좌관이 강조하는 말이다. 아산시는 2012년 충청권에서 유일하게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됐다. 당시 윤 보좌관은 아산시의원 신분으로 여성정책개발에 앞장서며 이를 견인해 왔다.

여성을 강조면 오히려 거부감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여성정책의 본질과 목표를 들여다보면 가정과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의 중요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윤 보좌관은 지난달 22일 여성가족부장관으로부터 여성친화도시 유공자 표창을 받았다. 왜 그토록 여성친화도시를 강조하느냐는 질문에 윤 보좌관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여성친화도시는 여성만을 위한 도시가 아니라 모두를 위한 도시다. 여성이 유모차를 끌고 다니기 편한 길은 장애인들이 휠체어를 타고 다니기에도 편안하다. 여성이 안전하게 밤길을 다닐 수 있다면, 청소년과 아동들에게도 안전한 길이 된다. 여성과 장애인, 아동과 청소년들이 다니기 편한 길은 건강한 남성이 다니기에도 더 없이 편하다. 여성친화도시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아름답고 행복한 도시다.”

윤 보좌관은 제6대 아산시의원이며, 아산시의회 첫 지역구 여성의원이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다음은 윤금이 여성정책보좌관과 일문일답.

▶ 수상을 축하하며, 소감 한마디.

-여성친화도시 유공자 표창을 받아서 기쁘다. 아산에서 여성친화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것을 인정해 주었다는 것이 기쁘고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그리고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이 바른 일이고 더불어 함께 잘 살 수 있는 일이라는 확신을 심어줘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 받아서 좋다. 

큰 아들한테 엄마가 상을 받는다고 자랑했다. 아들에게 자랑한 이유는 상을 받는 다는 건 엄마가 하는 일을 인정받고, 지지받는 것이라 매우 기쁘다고 말해 주었다.

▶ 아산시 여성정책의 현 주소는.

-우리나라 여성정책은 많은 변화를 거쳐 왔다. 보호를 요하는 여성정책에서 부녀정책 그리고 지금은 양성평등과 성주류화 정책을 향해 가고 있다.

1995년 제정된 여성발전기본법은 2014년 5월 양성평등기본법으로 전면 개정하고 1년간 준비를 거쳐 내년 5월에 양성평등기본법이 전면 시행 될 예정이다. UN의 여성정책도 작은 기관으로 나눠져 있던 여성관련 기관들을 2010년 7월 ‘UN여성’ 이라는 독립된 기구로 승격시켜 흩어져 있던 여성정책을 한 곳으로 집결시킴으로써 UN인권위원회와 동등한 권한을 갖게 됐다. 

성 주류화 정책이란 모든 정책분야 및 이를 다루는 기관에 성인지적 관점이 통합돼야 함을 의미한다. 사회의 모든 분야에 여성의 양적, 질적 참여의 확대를 의미하고, 기존 남성 중심적으로 조직된 정부 및 주류 영역이 성인지적으로 재편되는 것을 의미한다.

양성평등정책은 이 시대의 매우 중요한 의제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성격차지수가 좁혀지지 않고 더 커져가는 것은 아직까지도 여성을 정책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의미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한국은 2014년 성격차지수가 141개국 중 117위에 불과하다.

그런 의미에서 아산은 다른 그 어느 지자체보다 양성평등정책을 적극적으로 실시한다고 자부한다. 여성정책보좌관을 채용했다는 것만으로도 아산시는 다른 지자체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정책보좌관을 채용 하는 지차체는 많지만 여성정책보좌관을 채용한 지자체는 아산시 밖에 없다. 변화가 없다고 비판하는 시각도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성별영향평가로 달라진 수영장 설계, 차 없는 거리, 화장실 변화, 여성위원회 비율, 공무원 여성 관리자 비율 등 참 많다.
   
▶아산시민의 여성에 대한 인식수준과 현실은.

-아산시민의 여성에 대한 인식수준은 아직 많이 부족하고 일각에서는 거부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공무원의 성인지적 인식도 3년 전에 비해 많이 올라갔고 이제는 성별영향평가나 여성친화사업을 당연히 해야 하는 일로 생각하고 있다. 2015년 부터는 성인지 교육, 양성평등 교육, 성별영향평가 교육을 공무원들에게만 실시했던 것을 시민사회단체와 일반시민에게도 확대할 예정이다.

여성의 영역이 확대 되는 것은 남성의 역할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면서 함께 가는 것이라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아산시 여성정책보좌관의 역할은.

여성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관여한다. 각 실과를 넘나들며 여성관련 정책을 연결해 주면서 발굴하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여성농업인에 대한 아산시의 정책이 있는지 살피고 법령과 조례를 기반으로 여성에 대한 정책을 농정과에 건의한다. 또 여성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어린이집이나 지역아동센터, 학교, 노인정, 요양시설로 전문 강사를 파견해 생명교육과 농업의 소중함을 가르치는 정책을 수립 할 수 있다.

여성정책보좌관은 각 실과를 넘나드는 역할과 성별영향평가를 잘 실시하도록 법령, 사업, 계획을 켄설팅하는 역할도 한다. 성별영향평가를 실시해 실질적으로 시민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여성친화사업으로 완성하는 것이 최종 목적이다. 

윤금이 여성정책보좌관은 다양한 분야의 성 평등 정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사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아산젠더포럼’ 정기총회를 마친 후 기념촬영 장면.

▶여성정책보좌관으로서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첫째, 읍면동 양성평등 순회 교육을 하면서 성인적 감수성을 키우는 일을 하고 싶다. 여성회관, 평생학습관에서 교육을 실시할 때 여성과 인권을 주제로 한 번씩 강의를 하려고 한다. 어린이집 부모교육, 교사, 원장 교육, 시민사회단체 교육 등 2015년 한 해는 교육을 통해 성인적 감수성을 키우는 것이 목표다.

둘째, 아산시만의 특색 있는 여성친화도시 사업을 발굴해 중점적으로 여성친화도시를 아산시민들에게 홍보하고 싶다. 예를 들면 여성농업인 도시농업강사 양성과정과 도시농업의 확대 정책, 로컬과 지역여성의 만남 등을 주선하고 싶다.

세 번째, 여성친화도시 서포터즈 활동을 활성화 시키고 서포터즈 활동가를 마을별로 지원하면서 가족친화마을을 만들어 나가도록 돕고 싶다.

▶ 입법기관이면서 정치인이던 시의원에서 집행부 보좌관으로 신분과 입장이 바뀌었는데.

-시의원과 보좌관은 역할이 다르다. 시의원은 나의 생각과 신념에 따라 주도적으로 정책을 제안하고, 집행부에 요구해 그 일이 성사 되도록 하는 일이었다면 보좌관은 나의 목소리와 나의 신념이 아산시를 대변하기 때문에 더 조심스럽다.

그러나 정책을 실행하는 측면에서는 의원 때 보다 더 적극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것 같다. 의원은 여러 분야에서 시민의 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고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반면 여성정책보좌관은 여성관련 정책만을 보좌하기 때문에 집중력이 생기고 일의 추진력도 더 빠르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점은 많은 정보와 핫 한 정책을 발 빠르게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지난 4년간 의정활동을 통해 여성관련 정책을 펼쳤던 나로서는 신나는 일이다.  

▶ 충남 도의원 도전 실패에 대한 후회나 아쉬움은 없는가.

-도전에 대한 실패는 엄청난 아픔이었다.

우리는 살면서 화창한 봄날도 만나고 폭풍 치는 날도 만난다. 후회나 아쉬움은 없다. 다만 실패를 통해 세상은 순리대로 돌아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과 사람 사는 세상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 윤금이 보좌관의 인생 목표는.

-나는 나답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며, 긍정의 힘으로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면 혼자가 아니라 함께 갈 사람들을 찾아서 같이 가는 사람이다. 내가 생각하는 장점이 단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자기 자신보다 더 소중하고 귀한 존재는 없다는 걸 느끼며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평등한 세상을 만들려고 애썼던 평범한 사람들을 100년 후 후손들이 기억하며, 그 분들 때문에 우리가 이런 세상에 살게 되었노라고 말 할 수 있는 그 날이 올 거라 상상하고 행복한 꿈을 꾸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며 하고 싶은 말은?

-한 번 실패를 경험한 사람은 다음에도 성공하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이 많다. 그래서 실패는 실패를 낳고 성공은 성공을 낫는 다는 말이 있다. 연초에 읽을 좋은 책 한권을 추천해 주고 싶다.

‘내가 완벽해야만 나를 믿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부족한 그대로 자기를 믿어야 한다. 남의 시선에 자신을 너무 맞추려 애쓰지 마시라. 내 수준 그대로, 내 마음 그대로 이야기하면 된다.’

자기 자신에게 상처받거나 위로가 필요한 분들에게 서천석 님의 ‘마음 읽는 시간’을 추천해 드리고 싶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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