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카페 ‘공세리이야기’ 카페지기 라영주씨의 공세리 마을자랑이 유별나다.
북카페 ‘공세리이야기’는 공세리마을 협동조합에서 직접 운영해 지역주민의 사회적 교류 등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마을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언제 부터인가 공세리 성당 보다 공세리 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충청도는 물론이고 수도권부터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전국 곳곳에서 사람들이 찾는다.”
공세리 마을의 특별한 이야기에 전국 곳곳에서 귀를 기울이고 있다. 충남 아산시 인주면 공세리 마을에 위치한 북카페 ‘공세리이야기’ 라영주(47) 카페지기의 마을자랑이 그칠 줄 모른다.
북카페 ‘공세리이야기’는 공세리마을 협동조합에서 직접 운영해 지역주민의 사회적 서비스와 주민 교류 등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마을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또 마을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는 사업으로 단순한 영리활동을 넘어 지역주민 스스로 삶을 개선해 나가는 공동체증진사업의 구심점이 된다.
“바람 속으로 걸어 갔어요. 이른 아침에 그 찻집. 마른 꽃 걸린 창가에 앉아 외로움을 마셔요. 아름다운 죄 사랑 때문에~”
카페지기 라영주씨와 대화를 나누는 1시간 여 동안 북카페에서는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을 비롯한 70~80년대 발표된 노래가 반복 재생되고 있었다.
아산시 공세리 공감마을 입구 안내표지판. 언제부턴가 아산시 인주면 공세리는 성당보다 마을을 찾는 방문객들이 더 늘고 있다. 마을에서 운영하는 사회적기업을 비롯한 각종 마을공동체사업을 배우기 위해서다.
2005년 한국관광공사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선정한 공세리성당은 90여 편의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잘 알려져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곳이다.
어찌 보면 농촌 시골 마을과 북카페가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마을은 문맹 한 명 없는 책 읽는 마을이며, 평생학습 마을이다. 어린 시절 가정환경이 어려워 배움을 놓친 70~80대 어르신들도 모두 문해교실을 통해 한글을 깨쳐 읽고, 쓰는 즐거움에 푹 빠져 있다.
공세리마을 한가운데는 작은 도서관이 있다. 이름은 ‘꿈꾸는 팽나무 도서관’. 꿈을 키우며, 어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라는 어린이 학습의 장이며, 주민들의 쉼터 역할을 한다. 마을 아낙들이 고구마, 감자, 옥수수 등을 삶아가지고 도서관에 들어와 나눠 먹으며 담소를 나누기도 하고, 마을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책을 읽는다. 도서관에서는 활발한 정보교류가 이뤄지기도 하고, 잠시 어린 아기를 맡길 수 있는 공동육아 장소가 되기도 한다.
학교를 마친 어린이들이 귀가하면 자연스럽게 들르는 곳이 팽나무 도서관이다. 도서관 바로 맞은편에는 하얀 벽면을 가진 신용협동조합 건물이 있다. 한 여름이면 이 벽면이 영화스크린이 된다. 마을주민들은 별이 쏟아지는 한여름 밤 삶은 감자와 옥수수를 나눠 먹으며 영화를 감상한다.
마을과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관광자원
마을 한가운데 위치한 팽나무도서관은 어린이부터 마을 어르신들까지 누구나 찾아와 학습과 정보교류 그리고 쉼터역할을 한다.
하얀 벽면을 가진 신용협동조합 건물은 한 여름이면 영화스크린이 된다. 마을주민들은 별이 쏟아지는 한여름 밤 삶은 감자와 옥수수를 나눠 먹으며 영화를 감상한다.
“시골마을에서 북카페가 운영이 될까 자주 묻는다. 물론이다. 북카페는 대부분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다. 주말이면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다.”
공세리 마을은 100여 년전의 골목길이 그대로 존재한다. 그 골목길은 모두 벽화가 그려져 있다. 버스 한 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마을 진입로는 승용차도 교행이 어려울 정도로 비좁다. 이 길로 버스와 승용차는 물론이고 경운기, 트랙터, 오토바이, 자전거, 손수레, 유모차 등이 교행을 위해 차례를 기다린다. 그러나 누구 하나 다툼이 없다.
낮에는 서로 다른 일터로 나갔던 주민들이 저녁무렵 이 골목길에서 다시 만나 담벼락에 기대서서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두 명이 세 명이 되고, 넷, 다섯으로 늘었다가 처음 대화를 나누던 사람들은 간데없고 또 다른 주민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어떤 어머니는 동네 수퍼에 들렀다가 잠시 자리를 비운 가게주인을 찾아 다닌다. 수퍼 주인은 또 다른 마을 주민들과 둘러 앉아 두런두런 말을 섞다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있나 보다.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마을 어귀의 한 식당에서는 몇몇이 앉아 소주와 막걸리 잔을 기울인다. 이 곳에서도 오가는 주민들에게 술과 음식을 권하며 긴 이야기가 오간다.
한 나절 넉넉한 나들이 장소
마을 주민들은 삶을 서두르지도 않고, 다투지도 않으며, 서로 양보하고, 때를 기다리고, 이웃을 배려하며 산다.
마을 안길은 버스 한 대가 겨우 지나갈 공간만이 있다. 이 길로 유모차, 손수레, 자전거, 오토바이,경운기, 트랙터가 길에서 마주쳐도 서로 양보하며 차례를 기다린다.
공세리 마을은 가족나들이 또는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한나절 이상 넉넉히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마을 한 가운데를 가로질러 공세리성당으로 향하는 길이 있다. 2005년 한국관광공사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선정한 공세리성당은 90여 편의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잘 알려져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곳이다.
공세리성당을 찾는 천주교 신자나 관광객들이 그저 스쳐지나가는 마을이던 공세리마을은 주민 스스로 마을을 상품화 하는데 성공했다.
매주 일요일에는 마을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로 직거래 장터를 열어 성당을 찾는 사람들에게 신선하고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팔고 있다. 또 한 여름에는 직접 재배한 팥을 삶고 떡을 지어 ‘공세리 팥빙수’를 만들어 팔고, 친환경으로 공동생산한 토마토로 ‘생토마토주스’를 만들어 북카페에서 판매해 마을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마을 자체가 아기자기한 간판과 벽화로 단장해 아름답다. 또 이 마을 주민들에게는 특별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80대 어르신들이 한글을 깨쳐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표현해 낸 이야기도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마을뿐만 아니라 이 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마을의 소중한 자산이다.”
아산시 인주면 공세리 마을의 특별한 이야기는 북카페 ‘공세리 이야기’에 가면 들을 수 있다. 라영주 카페지기를 통해 마을이야기를 듣는 재미가 솔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