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항이 보이는 인주면 걸매리 전경.
아산항 명칭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지난 14일(월) 충남도의회(의장 이복구) 임시회에서 현재 평택항으로 불리고 있는 항만을 평택항과 당진항으로 분리 지정해 줄 것을 건의하는 건의문을 채택했다.
평택항, 아산항, 당진항으로 불렸던 이곳은 명칭을 갖고 혼선을 거듭해 왔다.
최근 당진군은 항만 물동량 처리 등에서 항만으로서 손색이 없고, 국내 28개 무역항 중 유일하게 다른 시의 명칭인 평택항으로 지정돼 왔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같은 당진군의 의견을 중앙항만정책심의회에서는 분리지정을 인정했으나 해양수산부는 수용하지 않아 갈등을 빚어 왔다.
이에 당진군은 이같은 불평등한 내용을 건의문으로 작성, 도의회에 제출했고 도의회는 원안대로 해양수산부에 건의하도록 가결했다.
이같은 결정으로 아산항의 명칭이 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재봉 도의원(제1선거구)은 “아산항은 서해안권 개발이나 중국무역항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이제는 항만 기능을 다했다. 항이아닌 다른 하나의 부두로서 서해안 개발에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아산항 명칭이 사라질 것을 예고했다.
또한 강태봉 도의원(제2선거구)도 “아산항은 예전에 쓰던 이름이고 서해대교가 당진쪽으로 생기면서 아산항의 구실도 사실상 없어진 것”이라며 유감의 뜻을 비쳤다.
아산항은 79년 건설부가 산업기지개발촉진법으로 아산항으로 불렀다. 이후 86년 12월 무역항인 ‘평택항’을 추가 지정해 이때부터 아산항은 평택항과 함께 두개의 명칭을 갖게 되었다.
이후 문제는 항만을 두고 이곳이 경기도와 충청도로 분리지정에 휘말리게 되자, 명칭은 더욱 혼선을 빚었다. 94년 아산만권 광역개발 계획이 가시화되면서 아산항 명칭을 되찾는 듯 보였으나 해양수산부와 건설교통부 등에서 서류상 명칭을 평택항과 아산항 등 일관성 없이 게재, 명칭 혼란은 더욱 가중됐다.
이후 아산시는 항만 개발이 미흡해지고 수심도 깊지 않아 항만 기능을 잃고 있는 반면 당진군은 최대 15만톤급이 접안할 수 있는 7선식 항만을 완공하고 연 1천1백80만톤의 하역능력을 갖춘 국제규모의 무역항으로 성장했다. 또 2011년에는 24선식이 추가로 건설될 계획으로, 국제적 항만의 이름을 걸고 중국과 교역에도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같은 결과로 결국 아산항 명칭이 역사속으로 묻히게 됐고, 항이 아닌 아산부두로 의미가 격하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도의회 결정은 당초 아산항으로 불렸던 곳에 평택항, 당진항, 두가지 명칭만 공식적으로 확인해 준 셈것이다.
김광만 시의원(인주면)은 “항만 개발이나 이에 대한 투자 없이는 아산항의 명칭을 되찾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투자가 요원해 명칭도 다시 찾을 수 없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