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온양온천역 광장에는 방진복 차림의 시민운동가들이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죽거나 병든 산업재해 근로자들의 딱한 사연을 소개하고 있다.
“위험을 멈추지 않는 나라입니다. 노동자들은 내가 쓰는 화학물질이 무엇인지 알권리가 보장돼야 합니다. 반도체 노동자들은 알지 못하고 죽어갔습니다. 벤젠 포름알데히드 전리방사선의 위험을 알지 못했습니다. 1984년에 세워진 반도체 공정의 위험이 인정된 건 2014년입니다. 무엇을 알아야하고, 왜 알아야 할까요. 아산시민 여러 분들이 그 질문을 삼성과 정부에게 던져 주시기 바랍니다. 도대체 지난 30년간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지난 29일(수) 온양온천역 광장에는 연구소에서나 볼 수 있는 방진복 차림을 한 활동가들이 시민들에게 공동행동을 호소했다.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에서 그동안 삼성과 9차 협상을 거치는 동안 각종 질병으로 죽거나 투병중인 유가족과 근로자 당사자 들의 한 맺힌 사연을 들려주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시민들이 산업 재해로 병든 근로자 당사자와 유족들을 대신해 삼성과 근로자를 제대로 보호해 주지 못하는 국가를 꾸짖어 달라는 것이다. 특히 아산시는 삼성 온양공장과 탕정공장, 천안공장 근로자와 그 가족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으로 이들의 공동행동 호소에 많은 시민들이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올림 이종란 노무사는 “산업현장에서 일하다 무서운 질병에 걸려 신음하는 노동자들을 외면한다면 이 사회와 국가에 더 이상 희망이 없다”며 시민들의 공동행동을 호소했다.
반올림 이종란 노무사는 삼성백혈병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삼성을 두고 볼 수 없습니다. 삼성은 어떤 기준으로 백혈병문제를 해결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만들 것인지를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미 많은 국민과 시민사회 진영에서 삼성의 행위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삼성직업병 문제는 슬프고 두려운 우리의 현실입니다. 삼성에서 일했고, 일하고 있는 수많은 노동자가 잠재적 피해자일 수 있습니다. 당사자들이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재발방지대책이 나올 수 있을까요?
유족대표와 반올림의 요구는 상식입니다. 이 상식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삼성은 진실과 상식을 외면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다시 한 번 삼성에게 요구합니다. 성실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문제해결에 나서기 바랍니다.
산업현장에서 일하다 무서운 병에 걸려 이미 죽거나 죽어가는 노동자, 그리고 그 가족들이 신음하고 있습니다. 사회와 국가가 그들의 고통을 외면한다면 이 사회와 국가에 더 이상 희망은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사회와 국가에서 희망을 찾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