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맨위로

의혹투성인 의원 해외연수 누굴 위한 것인가

등록일 2014년10월2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전국적으로 지자체 기초·광역의원들의 해외연수에 대한 관광성 외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천안시의회의 해외연수가 논란이 되고 있다. 선진도시 견학을 통해 지방의원들의 안목을 넓히고, 정책대안 제시 능력을 키운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연수일정의 대부분이 관광지 견학으로 돼 있는 고질적인 해외연수가 아직도 적지 않게 진행되고 있다.

민선7기 의회가 개원한지 몇 달도 안된 시점에서 지방의원들이 뚜렷한 주제나 현안도 없이 상임위별로 마치 여행가듯 해외로 나간다는 의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천안시 의원들은 연수팀이 6명 이상일 때 심사위원회를 거치는 절차를 밟지 않기 위해 위원회별로 5명씩을 맞춰 심사를 생략하게 됐다. 의원들에게는 좋은 전략일지 모르나 이같은 편법을 바라보는 지역주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선거법혐의로 구속된 이모 의원을 제외하면 의원들은 모두 21명. 3개 위원회에 7명씩 된다. 하지만 6명의 의원이 가지 않고 일부 의원이 타 위원회에 끼어가면서 ‘5’란 숫자를 맞췄다. 이는 지역주민들에게 어떤 명분으로도 이해가 되지 않는 사안으로 과연 의원들 스스로 심사위원회를 피할 꼼수라면 지탄받아 마땅하다. 경실련 주장처럼 행정부가 수의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분리 발주하는 편법을 사용한 것과 같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행정부를 감시·견제하기 위해 지켜야 하는 절차와 규칙을 스스로 파괴한 것이나 다름없다.

소관 상임위 업무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외국에 나가는 것은 지방의회 전체의 위상에 먹칠을 하는 염치없는 행위다. 더구나 상당수 기초의회의 경우, 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 프로그램이 여행사 상품과 흡사하다는 의혹도 문제시 되고 있다.

최근 천안시의회는 내년 의정비 결정을 최소 300만원 이상 인상을 기대하고 있으며 7대의회 들어 의원 개인사무실을 갖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현재 의원사무실은 칸막이로 개인공간을 보장하고 있지만 어떤 이유인지 더 보완이 필요한 까닭은 의원들만 아는 사실이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굳이 비밀스러워야 할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예산낭비’를 안타까워하고 있다. 45인승 의회 차량도 ‘노후화’를 이유로 내년에 바꿀 계획이다. 이런 의회상을 보고 있으면 작금의 경기 악화로 인해 고통받는 지역주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지역주민들은 무리를 하면서까지 해외연수를 가려는 지방의회에 우호적이지 않다. 지방의회가 무슨 권리나 있듯, 의무를 이행하듯 해외연수를 추진하는 게 타당하냐는 반론이다. 한 번에 수천만원 경비도 결코 만만찮다. 이는 따지고 보면 지역민들의 소중한 세금으로 충당하는 것이다. 오랜 경기 불황으로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는 판에 지방의원의 ‘해외연수’ 추진은 현실과 동떨어진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물론 지방의회는 의원들의 식견을 넓히고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의정 활동을 경험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자질 향상을 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지방의회의 해외연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지방의회 본연의 임무는 해당지역 발전과 주민들의 현안 해결이 최우선이다. 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가 ‘잿밥에만 관심’있는 것처럼 비춰져서야 되겠는가.

지방의원이나 의회 사무국이 연수목적에 맞는 방문지나 방문기관을 미리 선정하고, 사전 공부와 함께 상대쪽 면담섭외 등의 절차를 거쳐야만 올바른 해외연수가 이뤄질 수 있다. 해외연수 평가 보고서를 전체 지방의원들이 받아,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해야 함은 물론이다. 지방의회마다 슬기롭게 해외연수 계획을 짜서, 이제는 더 이상 ‘놀러나가는 지방의회 의원들’이라는 지적이 나오지 않길 바란다. 

이승훈 편집국장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라이프 우리동네 향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