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30일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채용박람회장은 98개 직·간접 구인기업과 1000여 명의 구직자들이 만났다.
“일자리 찾으러 여기까지 왔다. 오직 일을 하고 싶을 뿐이다.”
지난달 30일(화) 이른 시간부터 일자리를 찾기 위한 인파가 아산시 이순신체육관에 모이기 시작했다. 이날 충남도와 아산시가 공동으로 ‘2014 채용박람회’를 열었기 때문이다. 당초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구직자들은 이른 시간부터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느라 서둘러 박람회장을 찾았다.
이날 열린 취업박람회는 거대 인력시장으로 변했다. 직접 채용의사를 밝힌 50개 기업이 각 부스에서 길게 줄 선 구직자들과 대면해 면접을 보느라 여념이 없었다. 또 간접참여 의사를 밝힌 48개 기업들도 각각 모집하는 인력과 조건을 내걸고 우수한 인력을 찾느라 분주했다.
이날 채용박람회장을 찾은 구직인파는 1000여 명이 넘었던 것으로 주최측은 추산했다.
좁기만 한 취업문, 중장년층은 더욱 어려워
구인기업의 연령제한으로 중·장년층 구직자들에게는 취업의 문이 훨씬 더 좁게 보였다.
2014 채용박람회에 참여한 기업체 대부분이 20~30세의 연령제한을 두고 있었다.
이날 채용박람회에 참여한 기업들은 대부분 20~30대의 연령제한을 두고 있었다. 조금 더 연령층을 확대한다 해도 40세 이상을 모집하는 기업은 흔치 않았다. 그러나 40세 이상의 구직자들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띄었다. 몇몇 중장년 구직자들은 모집현황판을 보면서 자조적인 푸념을 늘어놓았다.
시작부터 열기는 뜨거웠다. 이른 시간부터 구인현황판을 살피던 일부 구직자들은 회사에서 제시한 근무조건 하나하나 꼼꼼하게 체크하며 자신의 상황과 비교하며 검토했다. 구인업체도 마찬가지로 구직자들의 이력서와 경력 등을 살피며 직원 채용에 신중을 기했다.
박람회장을 찾은 박광호(47·아산시 방축동)씨는 “40대 초반까지 직장생활을 하다 그만두고 얼마 전까지 작은 식당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갈수록 식당운영이 어려워졌다. 작년 말부터 임대료 조차 제때 내지 못하는 상황이 돼서 5개월 전에 문을 닫았다. 모아둔 돈도 없고 아이들 교육비는 갈수록 느는데 특별한 경력도 없고,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2014 채용박람회장을 찾은 구직자들은 남성보다 여성들이 더 많이 눈에 띄었다.
여성 구직자 강선미(28·천안시 신방동)씨는 “대학을 마치고 3~4년간 직장생활을 하다 결혼했고, 출산 때문에 직장을 그만뒀다. 그런데 아기를 키우며 다닐 수 있는 일자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박람회는 ▶1:1 현장 면접 리허설 ▶취업상담 ▶이력서 사진촬영 ▶면접 클리닉 등을 진행하고, 몇몇 기업은 현장에서 직접 인력을 채용하는 면접도 실시했다.
행사를 주관한 선문대아산여성새로일하기센터 이태현 센터장은 “생각보다 더 많은 구직자들이 모여 취업난을 실감케 했다”며 “이번 채용박람회 행사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구직자들에게 이력서와 입사지원서류 작성을 돕고, 이번에 취업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기업과 구직자에게는 지속적으로 취업관련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