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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회장에서 만난 스타‘…금순아’ 헤로인 배두나-영화 뜬다면 망가진들 어떠리

등록일 2002년10월19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어디까지가 금순이고 어디까지가 배두나인지 헷갈릴 정도로 철없는 좌충우돌 아줌마 역을 천연덕스럽게 표현해 눈길을 끄는 배두나. 
23살의 배두나는 영화 ‘굳세어라 금순아’(현남섭 감독?아인스필름 PMC 프로덕션 공동제작)에서 제 나이 또래의 철부지 아줌마가 됐다. 여배우라면 작품에서 예쁘게 보이고 싶은 욕심이 있으련만 헝클어진 머리에 잡티가 보이는 맨얼굴을 그대로 드러낸다. ‘송이’라는 떡두꺼비같은(?) 딸을 둔 그녀는 아직도 엄마한테는 어리광을 부리고 동이 틀 무렵의 이른 새벽시간에 아이가 보채면 남편에게 “아∼! 어디다 좀 내다 버리든지”라고 투정을 부리는가 하면 첫 출근하는 남편의 하얀 와이셔츠를 다리다 태워 커다란 다리미 자국이 난 채로 “이거 입고 (양복) 재킷 입고 안벗으면 되잖아 ~”라고 할 만큼 철부지지만 때로는 귀여운 초보 아줌마다. 이 실수 투성이의 씩씩한 햇병아리 아줌마가 남편을 구출하겠다고 나섰다. 1백70만원이나 되는 술값 때문에 술집에 잡혀 있는 남편을 구하기 위해 6개월된 딸아이를 들춰업고 생전 처음 유흥가에 들어선 스무살 아줌마의 남편 구출기를 그린 휴먼코미디 영화 ‘굳세어라 금순아’의 시사회에서 배두나를 만났다. 무대인사에 나선 배두나는 뜬금없이 “이번엔 저도 흥행 한번 해봐야죠?”라고 한 후 머쓱한지 씩 웃었다. 그렇다. 배두나는 해나가는 작품마다 연기력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인정받으면서도 정작 흥행의 단맛을 못 본, 불운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덕에 좋은 평가를 받는 드문 배우다. 전작인 박찬욱 감독의 영화 ‘복수는 나의 것’을 찍은 직후에는 흥행보다도 좋은 배우들과 작품성 있는 영화를 찍었다는 자부심에 한껏 들떠 있던 배두나도 그간 흥행에 많이 목말랐나 보다. 그도 그럴 것이 ‘플란더스의 개’ ‘고양이를 부탁해’ ‘복수는 나의 것’으로 이어지는 배두나의 영화 고르는 독특한 안목은 영화계에 정평이 나 있지만 이상하게도 모두 흥행에서는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반면 이번 ‘굳세어라 금순아’는 가장 상업적인 영화다. 이런 의견에 대해 “이 영화에는 상업적인 코드가 있지만 대중적인 것 같으면서도 두나의 취향이 묻어 있는 영화”라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두나 취향이란? “뭔가 찝찝함(?)이 있는 영화”다. 배두나는 시나리오를 볼 때 우선 단순하지 않아야 하고, 전형적인 캐릭터가 아닐 것, 코믹, 멜로처럼 한 장르로 딱 정의되지 않고, 비록 우습지만 보고 나면 뭔가 개운치 않은 느낌이 있다거나 시니컬한 웃음이 나는 영화를 선호한다고. 살인극 ‘복수는 나의 것’, 재난 영화 ‘튜브’를 찍고 나니 밝게 웃으면서 즐기는 영화를 하고 싶어 시나리오를 읽고 웃다가 마지막에는 눈물을 흘린 ‘굳세어라 금순아’를 택했다. 그녀가 연기한 것은 술집에 잡힌 남편을 구하기 위해 아이를 업고 밤거리로 나선 스무살 아줌마 정금순. “금순이는 배구도 잃고, 아이와 남편밖에 없는 아이에요. 세상 경험도 별로 없고. 늘 천방지축 실수 투성이고 망가지지만 그럴수록 더 사랑스러운 캐릭터예요.” 영화 안에서 배두나는 시종일관 조폭들에게 밤거리를 몇시간 동안 계속 쫓겨다니는 역할이라 뛰다가 아이도 잃어버리고 신발도 잃어버릴 만큼 뛰고, 또 뛰었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아이를 업고 뛰느라 정말 고생했겠다’고 말하지만 배두나는 정작 그 질문이 불만이다. 실제로는 달리는 것보다 극중 배두나의 딸로 등장하는(실제로는 사내아이다) 아이가 쉴 새 없이 칭얼대고 우는 바람에 아이와 씨름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는데 그걸 몰라준다는 것. 아이를 달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동원했는데 특히 핸드폰 벨소리 중 징글벨을 들려주는 것이 특효약이었다고. 우는 아이 때문에 유난히 감정몰입이 어려웠다는 그녀는 그래서 ‘징글벨’ 벨소리만 들어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됐단다. 실제로 극중 김태우처럼 남편을 찾으러 가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배두나는 “남편이 술집에 잡히면 찾으러 가기는커녕 문도 안열어줄 것”이라며 쾌활하게 웃는다. 극중 전직이 배구선수였던 배두나가 자신과 가정을 지키기 위해 조폭에게 날리는 강력 스파이크처럼 시원한 웃음을 주는 영화 ‘굳세어라 금순아’는 ‘101번째 프로포즈’ ‘2009 로스트 메모리즈’ 등으로 10여년 동안 충무로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한 현남섭의 감독 데뷔작이자 ‘난타’ 송승환의 한국영화제작 1호 작품으로 18일 개봉한다.
주간현대/이상미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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