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청 이전에 대한 토론회가 지난 8일(화) 오후 3시 온양관광호텔에서 4시간 동안 진행됐다.
“도청 이전이 누구에게나 좋을 수 없으며 이왕 이전 하려면 정확한 이전 이유와 이전 비용,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이전이 돼야 한다.”
지난 8일(화) 오후 3시부터 4시간동안 아산포럼이 창립 1주년을 맞아 주최한 시민 토론회에서는 이같은 결론을 맺으며 토론회를 마쳤다.
아산 신도시 충남도청 이전 추진전략 마련을 위한 이번 토론회에서 ‘아산시로 당연히 도청이 이전돼야 한다는 논리보다는 도청이전이 왜 돼야 하며 그에 합당한 논리가 있어야 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토론회 초반부에는 아산시에 도청을 유치하기 위한 논거와 충남도의 노력 부재, 대외협력 등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논의가 모아졌다. 후반부에 이르자 도청 이전이 가져다주는 성과와 파급효과가 어떤지에 대한 논의에 집중됐다.
또한 충남도청 이전이 발전의 능사가될 수 없다는 이석희 대구경북개발연구원 재정금융실장의 지적에 참석자들은 수긍하며 도청 이전의 이해득실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각 토론자들의 토론내용을 정리해 본다.
도청이전으로 부작용 막아야
권경득 선문대 교수 一 도청 공무원 대부분이 대전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전시민으로 선거 때마다 충남도지사나 도의회 의원이 아닌 대전광역시장과 대전광역시의원을 선출하는 기이한 현상이 생겨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충남도에 대한 평가가 충남도민이 아닌 광역시민 입장의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이같은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도청 이전이 추진되기 시작했다.
도청 이전은 충남도의 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도민 또한 관심이 높아 장기적이고, 폭넓은 논의가 되어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제 도청은 도민을 지도, 감독, 연락기능보다는 광역 행정기능이나 조정기능 및 보완기능이 한층 강화돼야 한다. 도청은 종합행정서비스 및 지역발전과 국제외교관계에도 선도자적 역할을 해야 한다.
도청 이전의 타당성을 얻기 위해서는 주민 투표법이나 설문조사 공청회를 거친 뒤 결정돼야 한다.
도청이전 목표 확실치 않다
김학민 순천향대 교수 一 도청 이전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목표가 확실치 않다는 것이다.
도청 이전을 하려면 충남의 비전을 갖고 그것이 이전으로 연결돼야 하는데 그런 비전이 없다. 또 이전과 관련한 발전축의 연결고리가 없다.
한 가정이 이사를 가려고 해도 이사비용과 시기, 어디로 이사할 지를 정한다. 그러나 시기결정 및 비용에 대한 고민이 없다. 현재 후보지 결정만이 현안이다.
자기 집 이전인데도 외부전문가만 있고 당사자인 도민들은 제외돼 있다. 구성원의 만족과 발전의 연결이 아닌 것에 매달려 있는 형국이다.
이전하려면 이전 후에도 구성원이 만족할 수 있는 곳이 돼야 하고 목표와 시기, 정당성이 먼저 서야 된다.
중권역의 유치활동 펼쳐야
이승훈 충남시사 편집국장 一 도청 유치를 하려면 거기에 맞는 타당성과 당위성을 가져야 한다. 최대한의 도민 이해를 이끌어내야 하고 여기에 생기는 반대 급부도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아산은 도청유치를 하기 위한 논리를 개발하고 있지만 이것이 오히려 다른 권역에서 보면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아산시만이 유리하다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는 지역들을 보면서 비교해 자기 논리를 확실히 가져가야 할 것이다.
또한 도청유치만 해서는 안된다. 도청과 관련한 기관의 이전과 여타 시설의 이전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오히려 이런 관계시설이 도시발전의 축이 될 수 있으며 도청 유치를 촉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 개 지역에만 국한해서는 안될 것이다. 보다 넓은 중권역의 의미에서 보아야 한다. 이를 위한 지자체간 협력과 협의를 이끌어내 만약 신도시에 유치하겠다고 하면 도청, 기관시설 등이 들어올 수 있는 논리가 개발돼야 한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도의원의 표대결이다. 정치논리로서 이끌어가다가 정작 도민 의견을 묵살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소지역 도의원들이 합심한다면 도 전체의 개발보다는 한 곳만 밀어주기식 결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충남 개발의지 미약
이상만 도청유치서부지역연합회장 一 89년 대전시가 충남에서 분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도청 이전은 현재까지 지연되고 있다.
전남이 IMF 시기에 도청 이전 후보지를 확보하고 이제는 발전의 가속도를 붙여가는 것과는 달리 충남도는 경제가 어렵다며 2000년 말까지 유보하더니 현재는 합리적인 결단을 어려워하고 있다.
또한 도청 이전을 하기 전에 충남도가 지켜야 할 명분을 많이 잃었다. 우선 아산항이 현재는 평택항, 당진항으로 있어 평택부두, 당진부두로 불려야 함에도 이같은 불합리를 구경꾼처럼 보고만 있다.
충남도의 CEO(최고경영자)들의 개발철학이 미흡한 것이 이같은 결과를 초래하며 충남도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또한 무엇보다 입지선정은 비용 편익분석이 충남도의 발전을 가져오는 곳에 가중치를 부여해야 한다. 이전 비용은 적게 들면서도 지역 발전을 꾀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또한 세계지향적이고 미래지향적 도청 입지가 결정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역감정 최소화해야
김중규 대전언론문화연구 사무처장 一 무엇보다 충남도의 발전을 위해서는 아산이 최고 적지라고 봤다. 그러나 공주에 가니 도청이 옛날에 공주에 있었기 때문에 와야 한다고 한다. 논리적으로 무엇을 갖느냐가 각 지자체마다 다르다.
도청 유치의 논리도 개발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각 지자체마다 논리가 충돌해 서로간 욕설과 지역감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싸움은 막아야 한다. 반목과 질시는 결국 충남도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말 것이다. 이런 지역감정으로 도청 이전이 충남발전 50년을 후퇴하는 결과를 낳는다면 차라리 이전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지역간의 감정을 최소화하고 민주적 원칙에서 도청 이전 후보지가 결정돼야 한다.
아산 교통여건 유리
김시곤 남서울대 교수 一 아산시는 교통시설 여건이 좋다.
익산, 대전, 호남, 일반 철도, 장항선까지 잇는 핵심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천안-수원-수도권과 연결돼 중요 교통수단이 되고 있다. 서해안 고속도로도 양쪽으로 있다. 1시간 안에 도시권역을 주파할 수 있다. 대중국 발전, 동북아 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이에 대한 논리개발은 지적이 안되고 있다. 교통의 요지인 만큼 이에 대한 논리를 개발하고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인구유입부터 살펴봐야
전성환 아산YMCA 총무 一 도청 신청사 부지로 신도시를 꼽고 있다. 그러나 과연 신도시가 가능할까를 먼저 봐야 한다.
정부는 정권 말기에 아산 신도시 1백만평을 개발한다고 했다. 여기에 인구 유입도 클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96년도만 해도 신도시는 8백86만평이 개발되고 인구가 25만명씩 들어온다고 했다. 현재를 보라. 건설교통부는 25만에서 17만5천명으로 줄이더니 급기야는 4만5천명이 들어올 것이라며 계속 축소하고 있다. 또한 신도시도 45만평이 2006년까지 개발되고 그 이후에 땅이 어떻게 개발 될지는 알 수가 없다. 이렇게 정부가 약속을 안지키고 신도시를 개발하는데 인구유입이 가능할까. 일시적인 부동산 투기만 불러오는 것은 아닌지 모니터링해야 한다.
신도시를 발전시키려면 무엇보다 인구유입에 관심을 갖고 봐야 한다. 이에 대한 도의 비즈니스도 필요하다.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 들어야
차미숙 국토환경연구원 - 도청 이전이 1~2년만에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의견수렴 후 단계별 조건이 필요하다. 이전 기준을 적용하고 실질적인 절차 문제를 가져가야 한다. 그런데 이전 절차를 밟지 않고 그냥 이전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도청으로 인한 발전과 미래상, 도청 기능도 점검해야 한다.
현재는 도청이 행정서비스의 일환으로 존재해 있어 민원인이 많이 찾지만 이미 미국은 대외 협력기구로 자리잡아 민원인 보다는 공무원이 많이 찾는 곳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렇게 행정기능이 변화하는 것이다. 도청이 이전되면 사람이 많이 찾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도청 이전을 하려면 객관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꼭 그런가 생각해 봐야 한다. 모든 도민이 이해 당사자이고 의견을 낼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도청과 관계된 공무원과 40여개 기관, 도청 당사자와 얘기돼야 한다. 이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지자체 준비부터
조상필 광주전남발전연구원 실장 一 도청 이전이 도시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전남도청도 광주 소재지에 있어 도의회의 발의로 93년부터 이전을 추진해 왔다.
이 결과 현재는 전남 무안군 삼향면으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런 이전은 도민의 이해 없이는 힘들다. 어떤 형식으로든 도민의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도출되지 않으면 어렵다.
현재 정치적으로 전남과 광주가 통합돼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그렇게 되기는 어렵다. 지금 여건으로는 적합지 않은 얘기다. 충남은 어떤지 모르지만 도청 이전이 가져다주는 파급효과를 생각하며 주민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도청 이전 후보지를 낼 때 16개안을 내고 3곳을 평가했다. 무엇보다 도시의 개발 잠재력과 지역발전의 적합지를 찾기 위해 노력했고 객관성을 갖기 위해 애를 썼다.
또한 도민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풍수지리학자 4명을 불러 입지, 발전가능성을 물어 객관성을 이끌어 내려 힘썼다. 뿐만 아니다. 가중치 점수라는 것이 있다.
점수차도 주민을 설득할 수 있는 가중치를 부여해야 한다. 소수점차로 탈락했을 때 주민 반발이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객관성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충남도에 충고하고 싶은 것은 도청 유치가 됐을 때 승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신도시 입주골격과 도청 발전상을 확실히 그려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는 관공서를 유치하기 위해 지자체의 기금을 모아 그 기금으로 땅을 사고 도가 개발만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런 기부방법도 신도시 유치에 도움이 될 것이다.
도청이전 부정적 결과 낳을 수도
이석희 대구경북개발연구단 실장 一 전남은 도의회에 의해 도청 이전을 추진했다. 용역업체들이 객관성 유지가 안돼 도민의 관심을 잃었다. 그런 중에도 도청 이전은 거론됐다. 도민의 합의를 이뤄내지 않은 도청 이전은 의미가 없다. 합의가 된 이후 도의 발전도를 보아야 하고 이를 토대로 이전돼야 한다.
한 가지 충남도에 건의를 하자면 도청 이전이 꼭 유치하는 시군의 발전을 가져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도청 유치가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다. 도청 이전을 하려면 적어도 10년이 걸리는데 그동안 다른 곳을 개발하면 그 못지 않은 발전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또한 파급효과가 크지 않을 수도 있다. 도청이 이전됨과 동시에 인구유입이 돼야 하는데 건물만 이전되고 교통편이 좋아 사람이 오지 않을 경우 관련 부대시설의 발전은 요원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도시의 발전에 부정적 결과만 낳게 되는 것이다.
정부투자 없을 수도
김상겸 KDI 공공투자관리센터 一 왜 아산시로 이전해야 하는가 설득하기 위해서는 적합한 논리를 개발해야 한다. 지금 충남도청 이전비용은 2조6천억원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문제는 항상 추정치보다 높은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전남의 경우 정부에 반 정도 재정 지원받고 있다. 충남도청도 이전하려면 이러한 재원을 갖고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전액 국고지원은 사실상 비현실적이다.
현재 국가재정 중 8.1%가 지방재정으로 쓰이고 있는데 80년대부터 계속 지역개발투자는 줄여가고 있는 추세다. 이를 감안하면 도청 이전으로 정부가 비용을 대지 않을 공산이 크다.
그렇다면 민간자본을 들여오는 방법과 지방채를 발행하는 재원조달 방법이 있다.
그러나 민간자본은 98년 시행 이후 현실적으로 효과를 얻은 곳이 없어 민간투자는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고 지방채를 발행한다면 제약이 너무 심해 이마저도 할 수 없다. 이렇게 재원조달이 어려운데 이런 부분이 강조되지 않는다면 도청은 이전하지 않는 게 낫다.
또한 도민 삶의 질도 중요한 문제다. 도청 이전만 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인근 시설과 문화시설이 같이 어우러져 발전할 수 있는 구상이 돼야 한다.
도청이전은
도청 유치는 인구유입, 이로 인해 생기는 경제적인 파급효과 여타 행정의 편리성을 위해서 모든 도민이 원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정당성이 도민의 이해를 구하지 않고 정치적인 표대결로 간다면 도민의 의견은 묵살된다. 또한 본래의 의미와 취지를 제대로 살피지 않는다면 도청 이전은 아예 없느니만 못하다는 의견이다.
무엇보다 이같은 중대사를 앞두고 도민 설득과 홍보를 위한 설문조사를 한 뒤, 시기와 예산비용을 산정하고 어느 지역으로 이전했을 때 충남도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후보지만 선정하고 이에 대한 개발이 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경제적인 손실과 도민의 상실감만을 가져올 수 있다. 그것은 도청 이전이 갖는 의미를 이미 퇴색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