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의 각 자치단체마다 도청을 유치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도청 이전이 오히려 경제적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시기의 결정 및 예산 확보도 안된 상태에서 도청 이전을 한다는 것은 ‘집없이 이사한다’는 계획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이같은 의견은 아산포럼 창립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시민대토론회에서 제기됐다.
김학민 순천향대 교수는 도청 이전을 이사에 비유하면서 “이사할 때는 이사목적과 비용, 시기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한 가정이 이사해도 이같은 계획을 세우는데 도청이 이전하면서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경북의 도청 이전에 참여했던 이석희 대구경북개발연구원 재정금융실장도 이같은 우려를 표명했다.
경상북도의 예를 들며 도청 이전의 시기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후보지만 결정되면 주변 개발은 늦어지고 오히려 그 자치단체에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충고했다.
특히 도청이 이전됐다고 해도 바로 개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경제손실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도청 이전과 함께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인구가 유입돼야 하는데 건물만 옮겨질 뿐 인구유입이 안될 수도 있다는 문제점을 들었다. 오히려 인근 지역에 기업과 기관 유치로 더 큰 발전을 이룰 수도 있다. 도청유치가 이뤄진다 해도 그 파급효과를 빠른 시일 내에 볼 수 없어 경제적 손실은 더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자치단체들은 어느 지역이냐에만 관심을 가질 뿐 정부의 투자가 얼마나 될지 시기가 언제인지에 대한 염려를 하지 않고 있다.
정부의 지방투자는 정부예산액의 8.1%를 쓰고 있지만 지자체에 대한 지원을 줄이는 실정으로 보아 도청 이전 비용에 대한 정부지원이 적을 수 있다는 것.
도청 이전을 추진하는 도 단위들은 반액을 지원받고 있지만 사실상 지원이 안될 수도 있는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고 김상겸 KDI공공투자관리센터 초빙연구원은 밝혔다.
또 시기가 너무 늦어질 수 있다는 것도 지적됐다.
현재 충남도는 올해말 도청 이전 적합지 3곳을 선별한 후 내년도에 후보지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이후 부지매입, 설계용역, 기반시설 을 마련하려면 적어도 5년이 걸리고 주변 기관 및 관련자 이전 시기까지 합치면 10년 정도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기간이면 다른 여타 관련시설을 발전시킬 수도 있는데 도청 이전 하나로 발전될 것을 기대하며 기다리기에는 지역발전의 저해요인으로 지적된다고.
도청 이전은 주민의 절대적인 합의가 이뤄진 후 예산, 시기, 필요성을 따진 후에 이전하고 이에 대한 이해득실이 있는지 지자체들은 현명한 판단후 추진해야 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