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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시장 개방만이 최선인가

등록일 2014년09월2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우리 식탁에서 가장 친숙하게 만날 수 있는 농산물 중 순수 국내산은 얼마나 될까. 우리농업의 전통 밭작물이던 밀, 옥수수, 찹쌀, 참깨, 고추, 콩 등 주요 작목은 이미 외국 수입농산물에 잠식돼 있다.

골목 수퍼마켓이나 대형할인매장, 전통시장 어느 곳을 가도 국내산 농산물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이제는 그나마 마지막 남은 쌀시장마저 활짝 열어주겠다는 것이 대한민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인 것 같다.

정부는 지난 7월18일 쌀시장 전면개방과 관세화를 기습적으로 선언했다. 누구나 관세만 물면 자유롭게 쌀을 수입할 수 있도록 빗장을 활짝 열어 주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쌀 전면개방이 최선의 정책일까. 직접 이해당사자인 농민이나 소비자인 국민에 대한 설득작업이 없었고, 몇몇을 제외한 대부분 국회의원들조차 모르게 비밀작전 하듯이 강행하는 것을 보면 누구를 위해서 저러나 의심부터 든다. 

무기보다 더 무서운 것이 식량이라는 사실은 재론의 여지조차 없는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세계 곡물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한 카길 등 5대 곡물메이저 자본은 종자부터 농자재까지 식량생산을 위한 농업분야 전체로 진출해 있다. 심하게 말하면 인류의 생사여탈권을 손아귀에 쥐고 있는 형국이다.

이들에게 대한민국 농업 최후의 보루인 쌀시장마저 내주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농민들은 온 몸으로 저항하고 있다. 쌀시장 전면 개방은 이제 농업과 농민만의 문제가 아니다. 쌀을 소비하는 일반 국민들에게도 매우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1994년, 2004년 두 차례의 WTO(세계무역기구) 농업협정에 근거한 최소시장접근물량(MMA) 명목으로 매년 40만8000톤씩 쌀을 수입하고 있다. 우리나라 총 소비량의 8%에 해당하는 규모다. 수입된 쌀들은 알게 모르게 우리의 소비의지와 관계없이 어디선가 소비되고 있다.

바로 오늘(9월23일), 식량주권 사수를 위한 아산농민회의 쌀시장 전면개방 반대투쟁이 예고돼 있다. 농기계를 반납하고, 수확을 앞둔 황금들녘의 벼이삭을 갈아엎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WTO에 쌀 관세율을 통보하기로 예고한 9월 말이 며칠 남지 않았다.

소비 주체인 시민들이 잠시라도 농민들의 주장을 듣고 정부정책에 대한 현명한 판단과 여론조성을 해주길 간절히 바란다.

편집국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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