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 온천욕을 즐기며 여름내 쌓였던 피로도 풀고, 우리고장의 역사 현장을 탐방하며 계절의 변화를 감상하는 것은 어떨까.
지난 8월14일~18일 한국을 방문해 한여름 무더위보다 더 뜨거운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남기고 간 프란치스코(1936. 12.17.) 교황의 발자취를 따라 성지순례를 하는 것도 남다른 의미가 있을 듯하다.
지난 8월17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해미읍성에서 아시아청년대회 폐막미사를 접전했다. 이날 하루 교황을 보기위해 몰린 신자와 관광객만 무려 4만여 명에 달해 구름관중이라는 말을 실감케 했다.
이를 기념해 온양그랜드호텔에서는 성지순례 패키지(객실+성지순례)상품을 9만9000원에 출시해 눈길을 끈다. 오전 10시 온양그랜드호텔을 출발해 해미성지-해미읍성-솔뫼성지-공세리성당을 돌아 오후5시까지 호텔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교황방문 이후 이들 지역은 하루 1000~5000명의 관광객들이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측은 현지 사정으로 투어가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하면 현충사나 온양민속박물관으로 변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온양그랜드호텔 임현규 팀장은 “황금들녘과 높고 푸른 가을하늘을 벗 삼아 역사현장을 탐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성지순례를 끝내고 저녁에는 온천욕으로 몸과 마음을 힐링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가을여행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서산해미읍성
서산해미읍성
2014년 8월17일 천주교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미사 집전을 위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산해미읍성을 방문했다. 이날 하루만 이곳에 4만여 명의 구름인파가 다녀갔다.
전라도 고창읍성, 낙안읍성과 함께 3대읍성으로 꼽히던 해미읍성은 조선말 수많은 천주교인들이 박해받고 처형당한 곳으로 우리나라 대표성지다.
사적 제116호로 1963년 지정됐다. 1491년(성종 22년)에 축조된 건축물로, 둘레 1800m, 성 높이 5m, 성 안의 넓이 6만4350㎡ 규모다. 서해안 방어의 임무를 담당하던 곳이며, 폐성된 지 오래돼 성곽이 일부 허물어지고, 성 안의 건물이 철거돼 옛 모습을 찾을 수 없었으나 복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해미순교성지
해미순교성지
해미순교성지는 조선 후기 천주교 박해기에 처형된 해미의 순교자들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순례지다. 1935년 서산성당 신부 범바로의 조사와 발굴에 의해 해미 순교지가 널리 알려진 이후로, 천주교 신자들 사이에서는 순교지에 대한 기념과 순례가 지속되고 있었다.
1984년 한국 천주교 창립 200주년을 기념해 방한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한국 순교자 103위를 시성(諡聖)하고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에게 신앙 활동의 모범으로 공경할 것을 선포했다.
해미순교성지가 위치한 자리는 여숫골 혹은 생매장터로 알려진 순교 장소로, 1935년 발굴을 통해 유골과 유물이 확인된 곳이다. 진입로 곳곳에는 천주교 박해 당시 상황을 주제로 한 조각들이 설치돼 있다.
이름도 남기지 못한 채 신앙의 진리를 위해 죽어 간 순교자들을 통해 이른바 ‘순교 신심’이라는 한국 천주교회의 독특한 정신문화를 형성하는 데 기여했다.
솔뫼성지
솔뫼성지
32년 사이에 한 집안에서 4대에 걸쳐 순교자가 배출된 솔뫼성지.
충청남도 당진시 우강면 송산리에 위치한 이곳은 소나무 숲이 우거져 있다는 뜻으로 ‘솔뫼’로 불린다.
김대건의 증조부인 김진후가 50세에 순교한 뒤로 교인마을이 됐다. 면천군수였던 김진후는 벼슬을 버리고 이곳에서 신앙생활을 하다가 1791년(정조 15년) 신해박해 때 체포돼 해미감옥에서 10여 년간 옥고 끝에 옥사했다.
그의 순교 2년 뒤에는 셋째 아들 ‘한현’, 다시 23년 뒤에는 손자 ‘제준’, 또 7년 뒤에는 제준의 아들 ‘대건’이 순교함으로써 32년 사이에 4대에 걸쳐 순교자를 낸 솔뫼는 ‘신앙의 못자리’로 불리게 됐다.
1946년 김대건신부 순교 100주년 기념비와 동상이 세워졌고, 십자가길과 야외성당 등이 있으며, 솔뫼 숲에는 200~300년 된 소나무가 장관을 이루고 있어 신도뿐만 아니라 일반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관광명소다.
공세리성당
공세리성당
공세리성당은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순교자들이 모시고 있는 성지다. 이곳은 120년 전통을 자랑하는 성당으로 충청남도 지정문화제 144호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지정된 곳이다.
영화와 드라마에도 자주 등장하는 유명한 장소로 사랑받고 있다. 대표작은 ‘태극기휘날리며’ ‘수녀 아가다’ ‘에덴의 동쪽’ 등 70여 편이 넘는 작품이 제작된 곳이다.
1895년 6월 양촌성당(구합덕성당의 전신)에서 분리 창설됐다. 공세리란 명칭은 조선시대 충청도 서남부의 조세를 보관하던 공세창(貢稅倉)이 있었던 데서 유래한다.
충청도 내포 지역에 위치한 공세리 일대는 한국 천주교회 창설기에 이미 ‘내포의 사도’라고 불리던 이존창에 의해 복음이 전래됐다. 이 후 박해기를 거치면서도 신앙을 보존하던 이 지역은 신앙의 자유를 얻은 뒤에는 양촌본당의 관할 아래 있다가 1895년 6월 드비즈 신부가 공세리로 부임하면서 본당이 설립됐다.
문의: 041)542-1544
성지순례를 마친 후 온양그랜드 호텔의 시설물을 이용하면서 피로를 풀 수 있다.
온천과 가을여행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온양그랜드호텔의 패키지 상품이 호응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