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형진이 천안에 정착한지 11년이 지났다. 서태지와 아이들 멤버 이주노는 지난해 천안에 정착했다. 이 둘은 66년생 동갑내기 친구다. 최근 김형진과 이주노는 퓨전포차 ‘거기’ 2호점을 신방통정지구에 오픈, 천안지역 요식업계를 평정하기 하기 위한 첫 발을 함께 내딛었다.
둘이 동갑이라는 공통점 이외에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서울에서 활동해 오던 그들은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사업을 정리한 그들이 선택한 지역은 천안이었다.
개그맨 김형진은 개그프로 뿐 아니라 어린이 프로그램 ‘뽀뽀뽀’에 고정출연하고 CF에도 얼굴을 보여 줄 만큼 잘 나가던 예능인이었다.
“정리하고 천안에 왔을 때 한동안 바깥출입을 하지 못했다. 잘 나가던 예능이었던 자격지심도 있었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은둔(?) 생활을 하던 저를 챙겨준 사람이 후배 최호용(최호용씨는 탕탕탕을 만든 퓨전포차 '거기' 메인 쉐프다.)이다. 비록 동생이지만 영원한 동반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잘 나갈 때 보다 못나갈 때 함께 있는 사람이 평생 같이 간다는 사실을 가슴깊이 새겼다.”
챙겨주는 사람이 있었지만 천안살이는 쉽지 않았다. 티브로드 방송 맛집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기로 했지만 외주업체와의 마찰로 방송을 하지 못하게 된 일은 작은 에피소드에 불과했다.
방송인 이주노씨는 천안에 와서 ‘이주노 스타스토리’라는 돌잔치 전문점을 청당동에 차렸다.
“천안은 매력적인 도시다. 수도권과 가까이 위치해 있고, 인구수도 점차 증가하는 도시로 사람들이 매우 활기차 보였다. 사업적 판단으로 천안에 정착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주노씨도 친구 김형진과 마찬가지로 천안적응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에 말을 빌리자면 지역특성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서울의 비즈니스방식을 선택했는데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형진이가 먼저 천안을 알아야 한다는 조언을 했고, 친구의 말이 맞다고 생각, 봉사단체에 가입하는 등 천안을 알려고 노력 중이다.”
천안사람이 됐다는 김형진씨. 그는 다른 지역 행사를 참여하고 천안 톨게이트로 들어 설 때, 집에 온 것처럼 편안하다고 말한다. 천안은 이제 그의 고향이다.
산낙지·육회·전복이 한가득 건강요리 ‘탕탕탕’
김형진씨는 지난 3월 두정동 부성초등학교 뒤편에 오픈한 퓨전포차 ‘거기’는 개업 후 3달 동안 적자에 시달렸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그저 그런 메뉴만 있었기 때문.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에서 최호용씨가 전에 만든 ‘탕탕이’를 메인 메뉴로 선택하게된다.
‘탕탕이’는 원래 목포 음식이다. 어르신들이 이가 좋지 않아 해산물을 잘게 썰어 내 놓은 메뉴가 그것이다.
김형진은 최호용씨와 목포 ‘탕탕이’를 새롭게 레시피를 변형, 산낙지·육회·전복이 어우러진 ‘탕탕탕’을 개발해 선보였다. ‘탕탕탕’은 여러메뉴로 개발됐다. 한우·산낙지 ‘한우탕탕탕’, 한우·전복·해삼·산낙지 ‘해신탕탕탕’, 한우·전복·산낙지 ‘황제탕탕탕’, 한우·해삼·산낙지 ‘황후탕탕탕’ 등이 그것이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약간 부담스러운 가격에도 불구, 사람들은 새로운 메뉴에 호기심을 가졌고 맛에도 만족감을 표했다. 인기 메뉴 ‘탕탕탕’ 시리즈의 레시피는 특허등록을 한 상태다.
“나이 지긋한 분들이 많이 오실 것 같은데 의외로 젊은층이 자주 찾는다. 더치페이해서 먹고 가는 경우가 많은데 10일 동안 5번이나 오는 친구도 있었다.”
좁은 가게에서 미안할 정도로 손님들이 많아지자 2호점을 심각하게 고민한 김형진씨는 절친 이주노에게 2호점을 같이 하자고 제안을 하게 된다.
“저도 형진이 가게에 자주 가는데, 항상 사람들이 자리에 앉지 못할 정도로 장사가 잘 되고 있었다. 성공적인 아이템을 가지고 친구라는 이유로, 함께 나누자며 사업제안을 해준 형진에게 너무 고마웠다.”
지난 7월25일 퓨전포차 ‘거기’의 2호점이 신방통정지구 원형로타리 인근에서 개업식을 가졌다.
“주노와 나는 천안에서 함께 성공하고 싶다. 지금까지 천안살이를 가능하게 해준 것은 주위의 고마운 분들이 많아서다. 친구, 후배, 새로사귄 사람들. 쌍용동 한일한정식 사장님도 그중 한분이다. 그분들에게 성공해서 보답하고 싶다. 주노와 제가 천안의 ‘탕탕탕’으로 전국을 강타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