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큰 돈이 없어도 인간답게 살 수 있게 해 주는 사회안전망,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기회를 주는 제도적 장치, 돈이 적어도 누릴 행복이 많은 가치 지양 사회에 대한 열망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열망으로 최근 등장한 것이 사회적경제다. 사회적경제는 인간 경제행위 가운데 상호배려의 정신에 입각한 호혜성과 나눔을 원칙으로 하는 재분배의 원리가 작동하는 경제다.
이러한 사회적경제를 구성하는 주요 주체가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이다.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면서 영업활동을 하는 '사회적 기업', '마을공동체에 기반을 두고 주민의 자발적 참여와 협동적관계망에 기초해 주민욕구와 지역문제 해결을 추구하는 '마을기업', '공동소유, 민주적 운영을 통해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필요와 욕구를 이루려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협동조합'.
2013년 충청남도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사회적협동조합 현황은 인증사회적기업 17곳, 예비사회적기업 33곳, 마을기업 19곳, 협동조합 144곳, 사회적협동조합 6곳이며 4월 중 인증작업이 있을 예정이다.
본지는 창간 16주년을 맞이해 충남의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을 소개하고, 이들의 활동, 애로사항, 정책제안, 비전 등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지원기관, 전문가, 참여자 등의 취재·인터뷰를 통해 사회적경제가 지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고자 한다.
공동체 복원, 상호배려,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이들 기업이 지역사회에 뿌리 내려, 지역사회를 건강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머니플래너’ 앱개발, 합리적 소비 유도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하고 적게 벌면 불행할까? 희망경제교육 조진환 대표는 돈을 많이 벌어서 행복하지도 적게 벌어서 불행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돈이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라 돈에 자유로워지지 않고 끌려 다닌다면 결코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돈에 대한 근본적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진환 대표는 10여년 전 중산층들의 개인전문 재무상담사를 꿈꾸며 보험회사에 입문했다. 하지만 보험회사는 보험지점장에 대한 꿈과 환상을 줄 뿐 서민들을 위한 재무상담은 뒷전이었다. 유능한 보험설계사는 진정성이 담긴 재무컨설팅을 하는 것보다 상품판매 실적이 높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 후 조 대표는 누구도 가지 않는 길을 선택했다.
서민들의 불확실한 미래를 이용해 무차별적인 마케팅으로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금융회사의 횡포에 맞서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직한 재무상담사의 길을 가기 시작했다. 그가 선택한 길은 금융상품과 위험한 투자상품 판매가 아닌, 현실에 맞는 금융지식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이었다. 실패와 유혹이 반복됐다. 소득은 줄고, 금융회사의 스카우트 유혹은 계속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진정성과 가치를 알아주는 고객들과 대학, 기업 단체 강의를 통해 예비 금융소비자인 학생들과 서민들을 만나면서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조진환씨가 대표로 있는 희망경제교육은 지난 4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지원하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선정됐다. 조 대표는 올해 6월 법인등록을 할 예정으로, 사회적기업의 가치·목적에 회사방향을 맞추고 회사를 운영한다는 생각이다.
지금까지 1인기업으로 활동했지만 전문가도 3명 영입했다. 희망경제교육은 크게 어린이경제교육, 성인경제교육, 상담심리 등 전문가와 협업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계획이다.
조 대표는 어린이경제교육은 학교에서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부모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어렸을 때부터 돈에 대한 태도·습관을 알려줘야 합니다. 먼저 부모스스로가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또한 돈 관리를 잘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평생통장’을 만들어 용돈을 관리하고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장기적 목표로 관리하도록 부모가 도와주는 거죠. 어린이경제교육은 부모가 자녀에게 할 수 있는 경제교육을 의미합니다.”
한 사람이 성장기에 부모, 형제에게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라면 그 사람은 분명 타인을 사랑할 줄 모르는 어른으로 자란다. 받은 적이 없으니 방법을 모르고 사랑 받을 때의 감정을 겪지 못했으니 타인에게 사랑을 제대로 표현할 줄 모른다.
조진환 대표는 돈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어려서부터 돈에 관해 터놓고 이야기하고 돈을 좋아하는 감정을 부모, 형제와 함께 공감했었다면 돈에 관해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았을 것이다. 돈이 삶의 전부인 사람들은 어렸을 때부터 돈에 관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은 적이 없거나 부모에게 사랑을 받지 못해서 기형적으로 변한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돈을 버는 것보다 합리적 소비가 더 중요
조 대표는 ‘머니플래너’라는 앱을 만들고 있다. 가계부는 수입과 지출을 기록하는 수단으로 쓰인다. 문제는 지출을 확인 할 수 있지만 확인만 할 뿐 소비습관이 변화하지 않는데 있다.
“우리나라 가정가계를 보면 통신비와 보험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통 4인가정집의 통신비가 30~40만원 정도인데 평균 가계수입에 비해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또한 보험비도 가계수입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죠. 다른 부분에서 무조건 아끼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고정비’가 적절한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소비통장, 비상금 통장을 따로 관리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머니플래너’는 기존 가계부에서 확인할 수 없는 지출에 대한 세부항목과 더불어 연간 목표를 파악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되어 있다.
이밖에 ‘변동지출’에 대한 목표가 예로 50만원이라면 지출액이 일정 수준을 넘게 되면 ‘머니플래너’ 앱이 알려주는 알람기능도 있다.
조 대표는 신용카드가 보편화 되어 있는데, 이는 습관적인 지출을 유도한다고 조언했다. 신용카드 사용을 줄이고 체크카드나, 현금을 사용해야 적절한 소비습관이 생긴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앱활용과 경제교육을 변행, 합리적 소비를 이끌고, 이는 곧 수동적에서 능동적으로 소비습관을 변화하고 돈에 자유로워 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사회적기업에 목표를 두다
조 대표는 올해 쌍용종합복지관 '지역주민을 위한 경제교육'을 4월3일부터 6월12일까지 진행하고 있다. 또한 충남하나센터 경제교육 삼성디스플레이 직원 대상 특강, 서산시 시니어를 위한 자산관리, 홍성드림스타트 경제교육과 자녀경제교육 개념과 방법 등을 교육했다.
쌍용종합복지관에서의 경제교육은 어르신들을 위한 경제교육이었지만 입소문을 타고 어르신뿐 아니라 인근주민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 교육에 참여한 한 주부는 돈에 대한 시각이 바뀌게 되었고 지금까지의 교육을 수기형태로 작성해 발표할 예정이다.
조 대표는 지난해 자활센터와 복지관 등에서 무료 경제교육을 진행했다. 또한 사회적기업 인증 후 지역환원과 지식의 공유를 위해 취약계층을 위한 무료 경제교육을 확대할 생각이다.
“돈이 많아서 행복한 것이 아닙니다. 돈은 언제나 중립적이죠. 모든 것을 소유하고 소비할 수는 없어요. 가치의 변화, 돈의 소비·지출 변화하지 않으면 결코 만족·행복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