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이 골절된 한 초등학생이 천안시내의 한 정형외과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가족은 의원측의 허술하고 안이한 대처가 아이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의료사고를 주장하고 있다.
초등학생이 팔 골절 수술을 받은 후 끝내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유족들에 따르면 A양(7)은 지난 5월16일 학교 놀이터 놀이기구에서 떨어져 왼팔에 골절되는 사고를 당했다. A양은 쌍용동 B정형회과에 입원하고 지난 5월19일 수술에 들어갔다.
5월19일 오전 9시20분경 수술을 시작한 A양은 11시 20분 수술이 종료됐지만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오후 5시30분 A양은 심정지가 발생, 의사가 심폐소생술을 시작했고 이후 순천향대병원으로 후송했지만 20시48분 끝내 사망에 이르렀다.
유가족들은 수술 전 충분히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았고, 수술실장이 전문의료인이 아닌 간호조무사였으며 아이의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음에도 의원측이 괜찮다며 가족들을 속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병원 ‘괜찮다’고 했지만 이미 이상증세
유가족은 의원측이 수술 전 외래, 입원기간, 수술 후 어떤 순간에도 자세한 설명이 없었다고 전했다. 또한 수술 전 입원기간에 고열과, 통증, 코피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지만 이에 대한 조치가 없었다고 밝혔다.
A양의 아버지 서모씨는 “아이가 깨어나지 않아 대학병원으로 옮기자고 수차례 병원측에 요구했지만 괜찮다고 기다리라고 했던 시간이 16시50분이었다”며 “그러나 이전인 15시40분경 서맥으로 인한 심폐소생이 있었다는 진술을 경찰이 받아냈다”고 말했다.
서모씨는 “16시 이후에는 응급 상황이 지속됐다는 의미인데 담당의는 16시50분에 가족들을 만날 때에도 아무런 이상이 없고, 잘못될 가능성이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1~1시간 30분을 더 기다려 보자고 했다. 또한 사건 당일 제출한 진료기록에는 16시 이후의 마취기록이 없었다.”고 밝혔다.
해당 의원 마취기록지에는 지유 양에게 수술 이후 오전 11시40분을 시작으로 총 3차례에 걸쳐 피리놀과 모비눌이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피리놀은 수술 후 또는 분만 위기시 사용하는 주사로 어린이에게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경련환자, 할콜린에스트라제 과민증자에게는 금기시되는 약품이다.
의원측은 11시40분 피리놀을 투입한 후 12시40분에는 이 약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모비눌을 투약하고, 다시 오후 2시30분에는 피리놀과 모비눌을 동시 투약했던 것이다.
유가족은 의원측이 전문의료인이 아닌 간호조무사를 수술실의 책임자로 운영했고, 조무사를 통해 마취주사를 주입했으며 4시 이전에 맥박 등 이상이 있어 심폐소생을 실시하고도 이를 은폐하고 보호자에게 괜찮다고 거짓말을 했으며 정확한 마취기록조차 작성하지 않는 등 명백한 의료사고라고 주장했다.
부검결과 2달 후, 사인 밝힐 수 있나
A양은 부검 후 장례를 치른 상태다. 부검결과는 2달 후에나 나올 예정이다.
서북경찰서는 병원 관계자에 소환조사를 벌였다. 이 자리에서 담당의는 “정상적으로 수술이 끝났지만 아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원인을 모르겠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파악할 수 없지만 책임이 있다면 지겠다”고 진술했다.
A양의 아버지 서모씨는 “마취주사를 간호조무사가 놓았고, 차트에는 의사의 약물에 대한 적절한 양이나 성분, 어떠한 오더도 없었다. 규모가 꽤 큰 병원에서 이렇게 허술하게 사람의 생명을 다룰지 상상하지 못해다”며 “어른들의 잘못으로 수백명의 어린학생들이 희생된 세월호 사태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아이도 어른들의 잘못으로 억울하게 세상을 떠나게 됐다. 다시는 이런 억울한 죽음이 발생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