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로 시작된 선거운동이 종반으로 치달으며 점점 과열과 혼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후보자를 향해 악의적으로 근거 없는 소문을 만들어 퍼뜨리는가 하면, 상대현수막을 훼손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또 특정지역의 주요현안에 대해 특정후보의 의견을 왜곡하는가 하면, 일부 지역에서는 선거운동원들이 물리력까지 동원해 상대후보를 고립시키거나 선거운동을 방해하는 일까지 본보에 제보됐다.
다선거구에서 최연소 출마로 주목받는 전형준(27·새누리당) 아산시의원 후보는 “누군가 내 선거홍보 현수막을 가위로 잘라 버리고, 유권자들에게는 내가 사퇴한 후보라는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예비후보 기간에는 이미 완성된 홍보명함 등에 의미의 차이가 전혀 없는 글자 하나를 잘못 게재했다는 이유로 수차례 선관위에 불려 다니며 시간적, 경제적인 낭비와 불이익을 당하기도 했다”며 “반면 특정 후보의 불법선거운동이 의심돼 수차례 선거관리위원회에 시정을 요구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아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아산시 라선거구 탕정면에서 훼손된 선거홍보 현수막.
라선거구 조철기(48·새정치민주연합) 아산시의원 후보는 “내가 고용한 선거운동원이나 자원봉사자들이 근거 없는 소문에 의한 물리적인 협박과 심리적 위축으로 특정지역에서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역에 논란이 되고 있는 탕정산업단지 개발을 이용해 내가 땅 투기를 했다거나 초등학생의 환심을 사려고 아이스크림을 사주더라는 등 말도 안 되는 허위사실을 만들어 유포하고 있다”며 “이미 몇 가지 사안은 선관위에 고발한 상황이며, 선거 당락을 떠나 악의적인 허위사실을 유포한 당사자를 끝까지 찾아내 법적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라선거구 탕정면 지역의 일부 구간에는 게시된 현수막이 훼손된 채 발견됐다. 이에 대해서는 인근에 설치된 CCTV 판독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선거구의 후보자에 따르면 “큰 소리로 위협하는 것은 물론 몸싸움과 욕설도 서슴지 않고 내뱉고 있다”며 “험악한 인상으로 상대후보를 겁박하는 장면이 TV나 영화가 아닌 아산시 선거운동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주요 교차로와 길목에서 혼자 또는 소규모로 선거운동을 하는 후보자를 상대진영 선거운동원들이 포위하는 형태로 둘러싸 유권자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선거운동을 방해하는 비신사적인 행위도 매우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모든 행위를 단속하기에는 경찰이나 선관위의 일손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또 각 후보진영에서 문제를 제기해 해결하기 까지는 선거운동 기간이 너무도 빠듯하다. 시민 스스로 현명한 심판자가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