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속에서 맞는 가정의 달 5월, 우린 많은 것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과연 대한민국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맞는가. 그렇다면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그동안 무엇을 해 왔는가. 소중한 우리 아이들의 생명조차 지켜 주지 못하는 국가의 존재가치는 무엇인가.
국민 대다수는 대한민국이 세월호와 함께 침몰한 것처럼 분개하고 있다. 승객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당국, 선장 등 선원들은 사고 당시 무능력과 무책임으로 일관했고, 아무것도 모르고 순진하게 선내에 대기하라는 지시에 따른 어린 학생들은 꽃다운 목숨을 잃었다. 세월호 침몰은 단순한 선원들의 실수, 선박의 물리적인 문제점 등을 넘어 ‘관피아 비리’ 등 온 나라의 총체적인 부실이 가져 온 참사라는 것에 우린 더욱 분노한다.
지도자의 책임감은 국가, 단체, 회사를 살린다. 한 순간 나 먼저 살겠다고 내빼는 지도자는 결국 부정부패를 자초하여 쫓겨날 수밖에 없게 된다. 세월호 선장 역시 살았어도 죽은 목숨이다. 비겁하게 위기 때 지도자가 먼저 도망을 가면 윤리의식이 무너지면서 한 사회의 법의식, 미풍양속 모두가 망가진다. 지도자의 사명감과 책임감을 역사 앞에 되새겨보게 된다.
이달은 신록이 우거지고 만물의 활력이 넘치는 연중 가장 좋은 계절에 어린이 날(5일), 어버이 날(8일), 입양의 날(11일), 스승의 날(15일), 성년의 날(18일), 부부의 날(21일) 등 각종 기념일이 집중돼 있다. 이들 기념일을 통해 가정의 존재 의미와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하는 달이다. 이 소중한 가치와 행복을 앗아간 이들은 과연 누구란 말인가.
시대를 통틀어 언제나 통용되는 위로의 경구가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한다. 그러나 이번 세월호 사건도 그렇게 지나간다면 차디찬 바닷물에 스러져간 영혼들에게 영원한 죄를 짓는 일이다. 이번 일은 절대 잊지 말자.
시스템이 전복된 무능한 국가와 정치권에 분개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국민의 책임을 다하는 길만이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살아있는 자의 양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