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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잘못했습니다.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등록일 2014년04월29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기본만 충실했다면…”
“초기에 재빠른 조치만 취했다면…” 
수도 없이 되뇌어 보지만 이미 가슴은 녹아버렸고 재가 된 지 오래이다.

“아빠, 배가 가라앉으려 해, 어쩌지” “어떡해, 엄마 안녕, 사랑해”
“배가 가라앉고 있어요, 아빠… 살아서 만나요”

아이들의 이야기가 온 국민들의 귓전을 기차바퀴처럼 지나가는데 우리 어른들은 이 죄를 어찌 감당해야 할 지 모른 채 시간을 허비했다.
꼬∼옥 쥔 휴대전화, 서로 묶은 구명조끼, 두 손을 꽉 쥔 채 인양된 아이들….

‘고2 학생증’이 달린 남학생은 흰색 휴대전화를 구조되는 순간까지 놓지 않고 손에 꼭 쥐고 있었다. 구조팀 관계자는 “얼마나 간절했으면 그랬을까…”라며 고개를 떨궜다.

또 남녀 고교생 시신 2구는 끈으로 각자 허리에 묶은 채 발견됐다.
이들을 처음 발견한 잠수사 A(57)씨는 “죽음의 공포와 맞서고 악착같이 살기 위해 서로의 몸을 끈으로 묶은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정말 달라져야 한다. 새로운 시스템과 매뉴얼을 만드는게 급한게 아니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기본 매뉴얼부터라도 당장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 사회 구석 구석에서 무시당하고 내팽개쳐친 원칙과 기본을 우리들 가까이에서부터 지키는 것을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무너진 공동체를 복원하고 돈이 아니라 사람이, 신분이 아니라 인격이, 경쟁이 아니라 상생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만이 꽃피지 못하고 쓰러진 아이들의 희생을 헛되지 않게 하는 길이다.

“배 안에 있으라”는 선내 방송을 믿고 따라주었던 안산 단원고 학생들과 희생된 모든 분들에게 부끄럽고 미안하다.
우리 기성세대들을 용서해주길 간절히 바란다. 다시는 이런 일이 빚어지지 않도록 대한민국이 달라져야 한다.

이 아름다운 봄날 설레던 여행길에서 차가운 주검으로 돌아온 이들과 주검으로조차 돌아오지 못한 이들을 위해 두 손 모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편집국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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