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여임기 80일을 남긴 제6대 아산시의회 의장 보궐선거가 3월24일에 이어 4월9일 또다시 불발로 끝났다.
잔여임기 80일을 남긴 제6대 아산시의회(의장직무대리 현인배) 의장 보궐선거가 또다시 불발로 끝났다.
아산시의회는 지난 3일 의회운영위원회(위원장 이기애)에서 9일 오전10시 제171회 임시회를 개회해 의장 보궐선거를 실시하기로 했다. 따라서 9일 열린 제171회 임시회는 지난 3월25일 전 김응규 의장이 의원직을 사직한 이후 공석이 된 의장 보궐선거만을 실시하기 위해 개회한 것이다.
당초 제6대 아산시의회는 재적의원 14명으로 구성됐으나 조기행, 김응규, 윤금이 등 3명의 시의원이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남도의원 예비후보로 등록하면서 사직해 현재 11명이 남았다.
의장선거는 의회 회의규칙에 따라 현 재적의원 과반수 참석에 과반수 이상 득표하면 의장에 당선된다. 이날 새누리당(현인배, 김진구, 이기애, 심상복, 여운영, 전남수) 소속 6명의 의원 전원은 본회의장에 입장했고, 새정치민주연합(전 민주당, 성시열, 조철기, 김영애, 오안영, 안장헌) 소속 5명의 의원은 전원 본회의장에 입장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당초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들의 선거불참이 예견돼 있었기 때문에, 새누리당 의원 6명만으로 의장을 선출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여운영 의원이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참석할 때까지 의장선거를 보류하자”는 의사진행발언이 동의를 얻어 의장선거는 다음 임시회로 기약없이 연기됐다.
결국 제6대 아산시의회는 개원 첫날부터 의장선거를 시작으로 조례, 예산심사 등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전 민주당)의 갈등구도로 끝나 반쪽의회가 됐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새정치연합 의장선거 전원불참 왜?
제171회 임시회를 앞두고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의장선거에 불참하는 이유에 대해 성시열, 조철기, 김영애, 오안영, 안장헌 등 공동명의의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다수당인 새누리당에 의해 짜여진 각본에 들러리를 서는 것은 대의민주정치도 아니고, 새정치연합(구 민주당) 소속 의원들을 지지해 준 시민들의 뜻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다수의 힘으로 의사결정을 독점해 왔던 새누리당이 이제 임기를 80일 남긴 시점에서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의사를 존중해 주는 것처럼 말과 행동을 하는 것도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새누리당은 의장단선거와 관련한 의회 회의규칙을 개정해 의회내 민주적 절차를 마련하고자 하는 노력도 거부했다”며 “또다시 의장단 선거가 6대5의 수적 우위를 가지고 다수의 폭력으로 진행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하며, 선거에 들러리서는 것은 하지 않고자 한다”고 불참이유를 설명했다.
새정치연합은 공동입장을 통해 “일부에서는 ‘왜 의원의 권리를 포기하냐’라고 하는데, 시민의 권리라면 목숨걸고 지키겠지만 의원끼리의 자리다툼이라면 과감하게 던지겠다”고 선언했다.
제6대 아산시의회,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해 여실히 드러나
아산시의회 의장선거의 파행에 대해 새정치연합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기초자치단체장, 기초의회의원 정당공천제 폐해의 한 단면 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의장을 공석으로 남겨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의장선거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의 한 의원은 “새정치연합이 들러리서지 않아도 지난 후반기 의장선거처럼 새누리당만으로 의장선출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새누리당내부에서 의장·부의장 자리를 조율하지 못해 발생된 파행을 새정치연합의 탓으로 떠넘기는 것은 비겁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0년 7월에 진행된 제6대 아산시의회 전반기 의장선거는 새누리당(구 한나라당과 구 선진통일당)대 새정치민주연합(구 민주당)이 8대6의 구도로 진행됐다. 이어 2012년 7월에 진행된 후반기 의장선거는 당시 민주당 의원들의 전원 불참으로 새누리당 단독투표로 의장을 선출하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조철기 의원 등이 ‘의장의 자질검증과 선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후보등록, 정견발표, 후보자 토론’ 등의 내용을 담은 ‘아산시의회 회의규칙 일부개정안’을 올렸지만 운영위원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의장선거뿐만 아니라 지난 4년간 제6대 아산시의회는 예산심사와 조례제·개정을 둘러싸고도 적지 않은 정당간 대결과 갈등을 보였다. 이에 대해서는 새정치연합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상당수 의원들은 기초자치단체장, 기초의회의원 정당공천제 폐해의 한 단면 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