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수 교수(순천향대 천안병원 소화기내과)
지난 주말 운항 중이던 비행기 안에서 심장마비 환자의 생명을 살려준 의사들이 커다란 화제가 됐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나 있을법한 일이 실제로 발생한 것이다.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바로 순천향대 천안병원 김홍수(55·소화기내과) 교수다.
김 교수는 지난 7일 오후 7시35분 무렵 학회 참석차 인천국제공항에서 호주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행선지인 호주 브리즈번으로 향해 비행기가 이륙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 50대 남성이 갑자기 실신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의사의 본능적 행동으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한 결과 남성은 심장마비로 추정됐다고 한다. 이때 김홍수 교수는 비행기에 함께 탔던 충북대학교 한정호 교수와 함께 환자의 기도를 확보하고 심장마사지를 실시하는 등 신속한 응급처지를 실시했다.
두 교수는 비행기 안에 준비된 구급키트를 이용해 정맥을 확보하고 수액을 최대한 공급함으로써 환자의 의식을 되찾게 했다.
결국 두 교수의 발 빠른 응급처치로 남성은 10여 분 후 정상적인 심장박동을 되찾았다. 이후에도 두 교수는 환자의 상태를 관찰하며 수액을 투여하는 등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4시간 여 동안 밀폐된 공간에서 구호활동을 이어갔다.
다행히 남성은 상태가 더 이상 나빠지지 않았다. 둘은 호주 브리즈번 공항에 도착한 후 공항에 대기하고 있던 구급차를 이용해 무사히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끝까지 환자를 지켰다.
충북대 한정호 교수는 김홍수 교수의 침착한 대처에 감탄하며 당시 심정을 이렇게 전했다.
“의사가 길에서 사람을 구조해도 과실을 묻고 처벌하는 한국에만 있는 법 때문에 마음 한 켠 에서는 망설여졌다. 그런데 의사도 아닌 한 젊은이가 환자를 돌보았고, 나보다 10년도 더 연배가 높으신 김홍수 선생님도 먼저 나서셨다. 승무원의 헌신과 모든 사람의 간절함이 환자를 살렸다.”
간질환 전문의사인 김홍수 교수는 평소에도 환자진료와 연구 활동에 매우 열정적인 것은 물론, 남몰래 불우이웃돕기 활동도 지속함으로써 늘 주변에 훌륭한 귀감이 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