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분뇨자원화시설 예정지 주민들은 지난겨울 내내 시와 시의회 등을 항의 방문하며 사업의 부당성을 호소해 왔다.
아산지역 12개 농협이 참여한 아산시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은 아산시 염치읍 산양리 34-2번지 외 17필지에 건축면적 3774.36㎡ 규모의 아산농축자원화센터 가축분뇨처리시설 건립계획을 세우고, 오는 9월 준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가축분뇨처리장 건립으로 예측되는 가장 큰 문제는 악취다.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은 현장 실사결과 현재 선정된 곳은 개방된 공간에 위치하고 있어 인근 산양리, 강청리, 가덕리, 도흥리 등 4개 마을에 바람을 타고 악취가 퍼져 주민의 환경권과 생존권을 위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624번 지방도로와 접하고 있어 현대자동차로 출퇴근하는 차량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왜 하필 환경보전가치가 더 높은 곳에?
천혜의 자연경관으로 둘러싸여 보전가치가 더 높은 지역에 가축분뇨자원화시설이 주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되고 있어 우려스럽다.
천안아산환경련은 가축분뇨처리장이 아산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는 곡교천과 영인산에 접해 있어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곡교천과 영인산의 경관을 해치고, 곡교천 오염의 우려가 되는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입지로 선정된 곳은 국토환경성평가에서 5등급 분류 중 보전가치가 높은 2등급으로 평가받아 환경보전가치가 더 높은 곳이다. 현지 주민들과 환경단체 등에서는 환경보전가치가 더 높은 곳에 시설을 설치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아산시의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절차상 문제점도 제기된다. 사업주체측은 주민설명회를 하고, 공청회를 가졌다고 밝혔지만 현지 주민들에 따르면 마을 주민 몇 명 불러놓고 어쩔 수 없이 진행한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했다고 말한다.
해당마을 주민들은 수차례 시와 시의회 등을 항의 방문해 사업의 부당성을 호소하고 있다. 마을주민들은 사업대상지를 선정할 때 의사결정구조 안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한다. 처음부터 주민들에게 가축분뇨처리장의 필요성과 입지선정의 구체적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했다면 그리고 조금 더디 가더라도 주민을 설득하고 동의를 얻는 절차를 밟았다면 주민들이 추운 한겨울에 시위에 나설 이유가 없지 않았을까.
우격다짐 ‘안 될 말’…소통행정 보여야
가축분뇨자원화시설 예정지 건너편에는 제방을 사이에 두고 곡교천이 흐르고 있다.
농식품부의 ‘2014년 축산분뇨처리시설 사업시행지침’(농식품부 홈페이지-공지·공고 번호 2144-2014.1.14.)에는 ‘대상지역 우선 선정기준’ 중 ‘사업장 부지를 확보하고, 지역 주민의 민원을 완전히 해소한 지역’이라고 명기돼 있다.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서상옥 사무국장은 “현재 주민들이 시위를 열고, 반대 현수막을 걸고, 시에 민원을 넣는 등 극렬히 반대하고 있는데 과연 이것이 주민의 민원을 완전히 해소한 지역이라고 생각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미시의 가축분뇨 처리장 설치사례를 보면 전국 14곳 견학하고, 주민들과 대화를 45차례나 거쳐 최종적으로 주민투표까지 했다. 그래도 주변 대학에서 반발하자 이번에는 합동조사단을 꾸려 재검토에 들어갔다고 한다. 아산시는 주민의 의견제시 권리를 보장해 줄 마음이 있기나 한지 의심스럽다”고 비난했다.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은 아산시의 입지선정 문제점을 지적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했다.
“아산시는 가축분뇨처리장 공사를 당장 중단하고 주민과의 대화에 나서라.” “아산시는 주민의 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는 곳으로 입지를 재선정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