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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지금 행복한가

등록일 2013년12월10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스스로 에듀푸어라고 자칭하는 어느 40대 직장인의 푸념이다.
초등학생 자녀의 학력 신장을 위해 국어, 영어, 수학, 논술 따로따로 등록하는데 각 과목이 월10만원이란다. 4과목 모두 등록하면 할인 적용을 받아서 35만원에 가능하다고 한다. 여기에 태권도 월 회비 10만원을 더하니 45만원이다. 아이가 둘이라 한 달 사교육비만 90만원이 들어간다. 아이들은 이렇게 일방적으로 정해준 스케줄대로 온종일 학원을 전전하다 밤9시가 돼야 집으로 돌아온다.

이뿐인가. 그렇지 않아도 연말연시 돈 쓸 곳은 많은데 12월 한 달에만 자녀 2명에게 학원비를 포함해 교육비로 200만원을 지출했다.
12월은 가구소득의 절반 이상을 아이들이 쓰고 나머지로 생활비를 쪼개 한 달을 버텨야 한다. 저축은 엄두도 못 낸다. 부모님 용돈으로 봉투에 10만원을 넣었다가 다시 5만원을 꺼내는데 한숨만 나오더란다.

도대체 이런 생활에 끝은 어딜까. 이야기를 들어보니 중학교 들어가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고 한다. 또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더 큰 시련이 기다린다. 그렇다고 대학교에 진학하면 끝일까.

아니다. 연간 등록금 1000만원에 책 값과 용돈, 외국어구사능력을 키우기 위한 해외연수와 각종 자격증취득 등 스펙쌓기 경쟁에 합류해 끝없이 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요구한다. 부모는 학자금을 비롯한 각종 대출금으로 빚쟁이가 되기도 한다. 그렇게 스펙을 쌓은 자녀들은 본인이 원하는 꿈과 일자리를 찾아낼 수 있을까.

‘하우스푸어’, ‘에듀푸어’ ‘메디푸어’ ‘실버푸어’…. 각종 푸어의 홍수 속에서 하루하루 불안하게 인생이 저물어가고 있다.
그 40대 직장인이 다시 말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세계학력성취도(PISA)를 보았다. 한국학생들의 성적은 훌륭했지만 학생들의 학업 동기와 학교에서 행복한지를 묻는 질문에서는 정반대였다. “한국 학생들은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학생들이며, 한국의 교육시스템은 가장 경쟁적이고 고통스러운 교육”이라는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나와 내 아이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이제 아이들에게 과도한 학업부담을 덜어주고, 꿈꾸는 시간을 돌려주고, 과소비했던 교육비도 아이의 꿈에 투자하겠다.

이게 맞는 출구인지는 아직 모르지만 그는 결심을 이미 굳혔다고 한다.

편집국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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