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고교평준화시민연대(고평연대)는 지난 25일(월) 오전10시, 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론조사 질문지 회수 기간 보장’과 ‘여론조사 지연 대책’을 촉구했다.
시민단체, “공식 해명하고 공개 개표 참가 보장해야”
지난 22일(금)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던 천안지역 고교평준화 여론조사가 2주 연장돼 오는 12월6일(금)까지 추진된다.
충남도교육청(교육감권한대행 부교육감 전찬환)은 당초 여론조사 마감예정일이던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더 많은 여론조사 대상자가 참여하고, 충분히 생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여론조사의 기간을 늘린다고 밝혔다.
충남교육청 교육과정과 장호중 장학사는 “여론조사지 배부 현황과 우편발송 현황을 여론조사 용역수행 업체로부터 파악한 결과, 당초 계획한 22일까지 끝내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협의 끝에 기한을 연장키로 했다. 대상자 중 어느 누구도 누락됨이 없이 여론조사지를 받을 수 있어야 하고, 대상자가 충분히 숙고한 다음 의사 결정을 하도록 한 조치”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립을 지킨다며 고교평준화 여론조사에 그간 소극적 자세로 일관하던 충남교육청의 이번 조치에 시민단체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우왕좌왕 도교육청, 이제는 용역업체 탓만?
천안고교평준화시민연대(고평연대)는 지난 25일(월) 오전10시, 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남교육청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들은 ‘여론조사 질문지 회수 기간 보장’과 ‘여론조사 지연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고평연대는 ‘가정통신문 한 장 학교에서 보내질 않아 학부모들을 우왕좌왕하게 하더니, 결국 찬반 여론조사가 기간내 끝나지 못하게 됐고, 이제 용역 수행업체만을 탓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충남교육청이 14일자 학교로 보낸 공문에는 11월 14일~15일 사이에 여론조사 실시를 알리는 문자를 각 학교에서 학부모들에게 보내라고 돼 있고, 여론조사 질문지가 배포되면 회수기한을 명시해서 또 한 번 보내라고 돼 있지만, 많은 학부모들이 최초 문자를 받지 못했고, 여론조사가 지연되는데도 학교에서는 어떤 통지도 해 주지 않았다’고.
고평연대 이상명 사무국장은 “여론조사지 우편발송이 늦어진 데에는 업체가 계약을 체결하고 바로 우편작업에 착수할 수 없도록 충남교육청이 고교 동문 우편발송자 명단을 놓고 우왕좌왕했기 때문이다. 이진환 도의원이 동문회 조직이 안 된 곳이 어떻게 명단이 나오게 됐나 경위서를 요구하고, 학교와 실랑이를 벌이면서 여론조사 대상들이 찬반 투표에 참여할 시간적 여유가 줄어들었다. 결국 늦게 발송된 우편물이 여론조사 마감일이 돼서야 도착하는 황당한 사태가 벌어졌고, 일반우편의 특성상 최소 3일의 기간이 보장되지 않으면 기일 내 도착할 수 없게 되는데도 27일까지 우편 도착분만 유효하다는 문자를 개별 대상에게 통보했다”고 말했다.
고평연대는 ‘고교평준화 추진 절차의 모든 과정이 지연돼 왔는데도 충남교육청은 공식 브리핑 한 번 없이, 찬반 중립의 입장이라면서 스스로 손발을 묶어두고, 현수막 한 장 조차, 11월 월간업무 계획에조차, 충남교육 신문에조차 알리지 않았다. 충남교육청의 이런 우려스런 중립의 입장 때문에 시민연대는 찬반 투표결과 개표 참관을 요구했었으나, 아무런 대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기계적 중립? 알 권리조차 무시하면서?!”
공정함과 중립의 입장에 있기 때문에 용역기관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주장하는 충남교육청의 입장이 무색하게 일선 학교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여론조사 내용을 궁금해 하는 중학생이 질문을 하자 조사원이 아무런 답변을 못했다는 사례도 보고됐다.
고평연대는 ‘이런 점을 우려해 시민연대는 여러 차례 학교를 돌며 학생들에게 내용을 홍보했고, 학교 선생님들에게도 고교평준화를 알려줄 것을 호소했다. 결국, 학생들에게 미리 알리는 것이 공정함에서 벗어난다던 충남교육청의 착각은 학생들이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정책 결정을 해야하는 불공정함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이윤상 고평연대 집행위원장은 “충남교육이라는 공식 홍보지에조차 타당성 조사내용을 학생, 학부모들에게 알리지 않았고, 고입 정책의 변경방안에 대해 장단점을 충분히 숙고할 기회를 주지 않은 충남교육청이 공정함이란 말을 쓸 자격조차 있는가?”라며 “타당성 조사는 이미 학부모, 학생들이 고입제도 변경을 강력히 원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런 교육 주체의 부름에 응답하지 못하고 중립이라는 말포장 속에 숨어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 충남교육청은 고교평준화를 잘 알리기 위해 노력한 교사들을 탓할 것이 아니라 여론조사 지연과 부실한 진행으로 불이익을 당하는 학생,학부모들에게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평연대는 ‘회수가 잘 안 된 학교들은 회수 기간을 더 줘서 우편으로라도 회수해야 할 것이고, 우편 회수 기한도 27일이 아니라 물리적 시간을 더 줘야만 한다’며 ▶이번 여론조사 기간 내 홍보부족 등과 일정 지연에 대해 충남교육청이 공식 해명할 것 ▶학부모 등이 여론조사 찬반 질문지를 받고 학교로 제출하기까지 최소 2~3일간 회수 시간을 보장할 것 ▶이번 여론조사 찬반 투표를 공개 개표해 원하는 사람 누구나 참관하도록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수많은 과정상의 문제점들이 불거지면서 어쩌면 주민투표의 양상을 띄고 있는 이번 여론조사 자체에 생채기가 나고 있다.
<이진희 기자>
천안지역 고교평준화는?!!
천안지역 고교평준화 여론조사의 대상은 중학교 1학년생 8232명, 초6·중1의 학부모 1만5608명, 초·중·후기고 교직원 5748명을 기본으로 학교운영위원 800명, 시도의원 38명, 고교동창회 750명이 포함됐다.
평준화 대상 12개교는 천안두정고, 천안쌍용고, 천안업성고, 천안오성고, 천안월봉고, 천안고, 천안신당고, 천안청수고, 천안중앙고, 복자여고, 천안여고, 북일여고다.
평준화 대상 학교는 후기고등학교 15교지만 타당성조사 연구보고서의 제안을 받아들여 교통이 불편한 성환고와 목천고, 특성화고인 천안제일고(일반계)를 제외해 12개교를 대상으로 했다.
찬성률이 65%를 넘어 고교평준화 실시가 확정되게 되면 그 도입은 2016학년도부터가 될 예정. 2016학년도는 현재 중1 학생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시기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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