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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고 배고파 못 살겠다”

천안 삼성전자서비스 센터 A/S 기사 자살

등록일 2013년11월04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전국금속노동조합 충남지부가 삼성자본이 노조파괴문건에 따라 삼성전자서비스지회에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며 ‘이건희 등 부당노동행위 고소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동안 삼성서비스 다니며 너무 힘들었어요. 배고파 못 살았고 다들 너무 힘들어서 옆에서 보는 것도 힘들었어요.”
삼성전자서비스 충남 천안센터에서 A/S 기사로 일하던 최모씨(32)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천안서북경찰서는 최씨가 지난 10월31일 오후 5시경 천안시 직산읍 군서리의 도로에 주차된 자신의 승합차에서 번개탄을 피운 채 사망했으며 지나가던 주민이 이를 발견해 신고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죽기 전날인 지난달 30일 밤 10시쯤 노조 동료들과의 카카오톡 단체대화창에 “그동안 삼성서비스 다니며 너무 힘들었어요. 배고파 못 살았고 다들 너무 힘들어서 옆에서 보는 것도 힘들었어요. 그래서 전 전태일님처럼 그러진 못해도 선택했어요. 부디 도움이 되길 바라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삼성전자서비스 천안센터 노조원들은 “최씨가 아침마다 돌아가면서 하는 1인 시위에서는 차 위에 올라가 피켓을 들고 있을 정도로 열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노조활동을 했다”며 최씨가 갑작스레 자살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전했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11월1일 민주노총과 함께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가족들과 협의해 삼성전자서비스의 직접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충분한 보상 등이 이뤄질 때까지 발인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했다.
최씨는 2010년 5월 삼성전자서비스센터에 입사했다. 사랑하는 아내와 11개월된 아이를 남겨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가 무엇일까?

노조탄압, 표적감사 압박 작용

삼성전자서비스 천안센터는 삼성전자서비스의 협력(도급)업체 삼성TSP㈜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천안분회 노조가 결성된 시기는 지난 7월14일. 내근과 외근 90여명의 직원 중 42(41명이 외근직)명이 노조에 가입했다.
천안샌터 노조는 최씨가 자살한 배경에 노조탄압과 표적감사가 압박으로 작용했다고 입을 모았다.
삼성TSP㈜는 최근 최씨를 포함한 조합원 8명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다. 감사는 3년 전의 자료까지 포함됐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천안지회 김기수 분회장은 “보통 3개월간의 자료를 가지고 감사가 진행된다. 특히 GNS 프로그램으로 하루 이틀이면 A/S 실수 등을 확인할 수 있는데 3년 전 자료까지 확인하는 것은 노조를 압박하기 위한 방법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기수 분회장은 “감사에서 적발되면 감봉은 물론, 회사를 그만두어야 하는데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천안센터 노조는 ‘지역 자르기’로 노조를 탄압했다고 밝혔다.
전자제품의 A/S를 하는 외근직은 서비스 건수에 따라 급여가 책정되는데 천안의 일부지역을 삼성서비스 본사에서 직접 관리하겠다고 나섰다는 것이다. 이에 노조가 센터 압에서 집회를 하는 등 반발하자 하루 만에 방침을 철회하기도 했다.  
천안서비스센터 직원들은 급여명세서를 받지 못한다. 급여에는 기본급, 상여금 등이 포함돼 있는데, 정작 급여명세서를 확인하려 하면 회사측은 자료가 없다며 명세서를 발급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김기수 분회장은 “건수별로 급여를 받는 A/S 기사들인 우리는 바쁠 때는 밤늦게까지 일을 해야 하는 관계로 직장동료들과 마음 놓고 술자리를 갖지도 못했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씨에게 안타까움과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금속노동조합, 삼성자본의 부당노동행위 규탄


전국금속노동조합 충남지부는 최모씨가 사망한 전날인 10월30일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에서 삼성자본이 노조파괴문건에 따라 삼성전자서비스지회에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며 ‘이건희 등 부당노동행위 고소 기자회견’을 열었다.
다음은 기자회견 전문이다.

삼성자본의 초법적인 민주노조 파괴행위는 더 이상 사회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
노동조합 권리는 범적으로만 존재하고 있지 않다. 전체 노동자들 12%가 노동조합에 가입돼 있다. 대기업노조들의 임금 및 단체협상 내용이 신문 지상에 오르내릴 정도로 노동조합은 사회쟁점이 된지 오래다.
그럼에도 말로만 떠돌던 삼성자본의 ‘무노조 경영’ 실체가 완전히 드러냈다. 지난 10월 14일 공개된 삼성자본의 노조파괴문건은 단순히 임원과 간부들의 교육용이 아니었다.

2012년 1월 작성된 노조파괴 문건에 따라 올해 7월 14일 창립총회를 열고 금속노조에 가입한 삼성전자서비스지회에서도 노조파괴 행위가 일어났다.
삼성자본은 배후에서 노조 설립 전 지난 5월 30일, 노조 설립 움직임을 벌이던 삼성전자서비스 부산 동래센터를 위장폐업하고, 위영일 현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당시 동래센터 노사협의회위원장)을 해고했다.
노조 설립 이후에는 각 센터별로 조합원 탈퇴 유도, 교섭 회피 등으로 노노갈등을 유도하고 노조 무력화를 벌이고 있다. 심지어 지난 9월에는 삼성전자서비스 영등포센터에서는 업체 사장의 묵인 하에 비조합원이 조합원을 대걸레자루로 폭행하는 백색테러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지금까지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가해자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있다.
금속노조는 이 모든 노조파괴 배후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을 지목한다. 문건 명의는 '2012년 “S그룹” 노사전략‘이라 돼 있을 뿐 아니라 문건에 실명으로 거론된 금속노조 삼성지회 조합원 이름에서 분명히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또한 문건에 나타난 노조파괴를 진두지휘한 ’비상상황실‘은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에서 좌우되고 있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금속노조는 노조파괴행위 책임이 있는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이자 삼성전자 대표이사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최지성, 삼성전자서비스(주) 대표이사 박상범 등 3명을 피고소인으로 고소한다.
이건희 회장은 노조파괴 행위와 악법 이용의 모든 책임을 지고 금속노조와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삼성지회 등에 공개사과 해야 한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은 그 실체를 밝히고 노조파괴 행위에서 완전히 손뗀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 삼성전자서비스 자본은 삼성전자서비스지회를 교섭대상으로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교섭에 나와야 한다.

지금 이 시간 서울을 비롯해 경기, 경남, 인천, 부산양산, 포항, 충남 등 전국 7개 지역 고용노동청 앞에서 ‘노조파괴 규탄 이건희 고소’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벌이고 있고, 고소장을 접수할 것이다.
삼성그룹의 ‘무노조경영’은 시대에 뒤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없어져야 할 폐물이다. 이건희 회장 스스로 이를 없애지 한다. 그렇지 않다면 금속노조는 삼성자본 ‘무노조 경영’을 완전히 분쇄할 때까지 끝까지 전면적인 투쟁을 벌일 것이다.

공훈택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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