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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억 들인 용연저수지, ‘부실공사’ 논란

천안아산환경련, ‘곳곳에서 균열, 누수’ 농어촌공사, ‘안전에 문제 없다’

등록일 2013년10월07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용연저수지 전경.

한국농어촌공사가 4대강 지천살리기 사업으로 발주한 천안시 목천읍 교천리 일원 ‘용연저수지 둑높이기 사업’이 준공된지 8개월이 지나기도 전에 누수가 발생하고 둑 일부가 유실되는 등 부실공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용연저수지 둑높이기 사업은’ 2010년 12월 시작해 지난해 말까지 사업비 279억원을 들여 제당층고 3.2m, 여수로와 방수로 확장, 이설도로 등을 건설했으며 저수지의 둑이 기존보다 3.2m 높아져 저수량이 152만㎡에서 305만㎡로 늘어난 바 있다.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은 ‘지난 9월23일과 30일. 두 차례에 걸친 현장확인 결과, 곳곳에서 심각한 부실공사로 의심되는 흔적이 발견됐다’며 농어촌 공사의 사과와 철저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천안아산환경련 서상옥 사무차장은 ‘손을 대자마자 콘크리트 조각이 떨어져 나오는 등 여기저기서 부실공사의 흔적이 드러났다. 민원이 제기되자 서둘러 부실하게 손을 댄 흔적이 완연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농어촌공사 천안지사는 4일, 환경련의 주장에 대한 해명자료를 통해 ‘부실시공이 아니다.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곧바로 반박에 나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심하게 부풀어 올라온 콘크리트.

279억 투입공사, 준공 8개월만에 부실공사 논란에…
천안아산환경련, 주민자치감시단 구성, 정밀안전진단 추진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현장검증 결과를 토대로 ▶저장 수위를 조정하는 ‘여수토 방수로 구간’ 128m의 콘크리트 경사면 최소 5곳 이상에서 물이 새고 있다 ▶누수가 계속되면서 이음부 주변에 균열이 발생하고 콘크리트가 부풀어 올랐다 ▶뒤늦게 공사를 했으나 미봉책에 그쳐 누수를 잡지 못하고 있다 ▶558m 길이의 둑 경사면 곳곳이 패이거나 흙이 유실돼 모래주머니로 급히 복구한 흔적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천안시의회 전종한 의원도 “결빙과 해빙의 반복에 따른 온도차와 장마철 수압증가로 콘크리트 틈과 균열이 더 넓어질 우려가 있다”며 “구조물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4대강사업 국민검증단에 참여하고 있는 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박창근 교수는 “여수토 방수로 이음부에서 누수가 발생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전형적인 부실공사”라며 “근본적 처방을 하지 않으면 위험한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음부 주변 균혈이 생겨 콘크리트가 떨어지고 있다.

농어촌공사, ‘수위 낮추고 안에서부터 수리할 것’

용연저수지의 부실공사 의혹이 확대되자 농어촌공사 천안지사도 서둘러 대응에 나섰다.
농어촌공사 천안지사는 지난 4일 배포한 자료를 통해 ‘누수 발생은 없는 상태다. 일부 유실은 잔디가 뿌리를 내리는 기간 폭우시 발생하는 일시적 현상으로 공사 부실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일부 콘크리트 탈락현상은 타설 이후 표면처리(2~3mm)를 한 부위에서 일부 잔해물이 떨어져 나온 것으로 구조물에 균열이 발생한 것이 아니어서 구조물의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농어촌공사 천안지사 이웅렬 지역개발팀장은 “누수와 관련 일부 구간에서 물 비침 현상에 따라 2차례(7, 8월)에 걸쳐 응급보수를 시행했으며 1차(7월) 보수구간은 물 비침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2차(8월) 보수구간도 현재 모니터링 중이다. 이번에 이렇게 문제가 제기된 만큼 현재 65%정도의 수위를 40%까지 낮춰 안쪽에서부터 제대로 수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경련, ‘보수기록, 행정정보공개 청구하겠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은 ‘기상변화로 초래되는 물부족에 대처하고 홍수조절능력은 물론 수질개선과 생태복원 등 다양한 효과’를 명분으로 추진됐다.
농어촌공사는 노후화로 붕괴 위험성이 있거나 홍수, 가뭄 피해가 우려되는 4대강 유역 96개 저수지를 대상으로 이 사업을 진행했다. 충남에서는 총 12개 저수지가 여기에 해당됐으며 천안에서는 용연저수지 단 1곳이 지정됐다. 이들은 ‘신규댐 개발보다 환경위해요소가 적고 환경영향을 최소화 하면서도 4대강 사업의 목적을 달성토록 하는 최선의 대안’이라며 이 사업을 홍보해왔다.

하지만 ‘용연저수지 둑높이기 사업’은 그 계획이 발표되자마자 지역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을 받았었다.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010년 3월, ‘멀쩡한 농업용저수지에 4대강사업 왠말이냐’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사업의 전면 백지화를 주장했었다.

당시 환경련 차수철 사무국장은 “정부와 농어촌공사는 수자원 확보, 재해예방 및 하천생태계 보전을 사업 목적으로 밝히고 있지만 1966년 용연저수지 준공 이래 하류 지역이 물 부족과 물난리로 어려움을 겪은 일이 없다. 늘 일정한 수량이 유지되는 병천천, 미호천 또한 추가 유지수량 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더군다나 하류 40㎞나 떨어진 금강을 살리기 위한 사업이라니 너무도 납득하기 어렵다”며 “만약 금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이라면 제방고를 높이는 수량 위주의 사업이 아니라 용연저수지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비가 책정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었다.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은 농어촌공사가 최근에 진행했다는 보수공사의 기록에 대해 행정정보공개를 청구할 계획. 아울러 이번 주중 농어촌공사 천안지사장을 면담해 항의의 뜻을 전하고 안전진단을 촉구할 예정이다.

천안아산환경련 서상옥 사무차장은 “향후 지역주민들과 협의해 1주일에 한 번이라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주민자치감시단을 구성해 주민들의 안전과 생태계 보존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진희 기자>

둑높이기 공사 당시의 용연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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