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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교천 공원화로 논밭이 말랐다

하천 굴착으로 수위 낮아져…200여 농민 170만㎡ 피해 호소

등록일 2013년10월04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아산시 배방읍의 곡교천 생태하천조성사업으로 인근 농민들이 농업용수 고갈 등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사업구간 주변에는 200여 농가에서 170만㎡의 논밭에서 오이와 배추, 무 등 채소와 벼농사를 짓고 있다.

충남 아산시 곡교천 생태하천조성사업으로 인근 농민들이 농업용수 고갈 등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사업구간 인근에는 200여 농가에서 170만㎡의 논밭에서 농작물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구간에는 현재 조경석, 스톤매트리스, 천연네트 등을 설치하며 곡교천 기슭막이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또 하천에는 가동보 1개소, 여울 5개소, 배수문 2개소 등 인공구조물을 설치하고 있다.

곡교천 2.83㎞에 이르는 사업구간 안에는 교량 1개(세월교)를 비롯해 자전거도로 1.9㎞, 종단목교 6개소, 데크로드 119㎞, 게이트볼장, 농구장, 다목적구장, 배드민턴장, 야구장, 인라인스케이트장, 축구장 3면 등이 조성된다.

곡교천 생태하천조성사업은 2011년11월 착공해 2014년1월 완공될 예정이며, 총 사업비 204억4000만원(국비 122억6500만원, 도비 22억5200만원, 시비 57억2300만원)이 투입된다. 현재 53%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모래·자갈더미, 수초덤불 사라져

9월27일 아산시의회 의원들이 곡교천 생태하천조성사업 현장을 방문하자 인근 농민들이 찾아와 농업용수가 고갈됐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작년부터 관정에 물이 마르기 시작했다. 이상하게 생각해 마을 주민들과 원인을 찾아보니, 하천 수위가 낮아져서 그런 것 같다”

현지 농민들에 따르면 준설작업 이전에 하천에는 군데군데 모래와 자갈더미가 쌓여 수초덤불과 함께 삼각주를 이루고 있었고, 물웅덩이도 곳곳에 생겨 물이 완만하게 흘렀다고 한다. 그러나 곡교천 생태공사를 한 이후 구불구불 흐르던 하천수가 직선화되면서 유속이 빨라지고, 하천 바닥을 굴착해 수위가 2~3m 낮아졌다고 주장했다.

아산시의회(의장 김응규)는 지난 9월27일 곡교천 생태하천조성사업 현장을 방문했다. 이날 몇몇 주민들은 농업용수가 고갈되고 있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20년째 채소농사를 지어왔다는 한 농민은 “안정적으로 공급받던 농업용수가 하천공사를 시작하면서 몇 배 힘들어졌다”며 “공원조성에 앞서 인근 농민들의의견도 듣고 농토에 미치는 정확한 환경영향평가가 선행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상복 의원은 “하천을 따라 200여 농민들이 수 십 년간 채소농사를 지어 왔는데, 작년과 올해는 농업용수를 사용하는데 많이 힘들다고 호소한다”며 “집행부와 협조해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고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서상옥 사무국장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하천정비사업은 생활체육시설 및 위락시설 등 과도한 인공시설 도입으로 대체로 생태적 복원을 이루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주민들이 제기하는 농업용수 고갈 문제도 하상굴착과 준설로 유속이 빨라져 침식이 가속화되고, 지하수위가 낮아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인공적인 보 준설로 유속의 흐름을 제어하기 보다는 오히려 자연형 징검여울과 소를 조성하는 방식이 좋다”며 “일부 직강화 된 저수로 구간 등을 완만하게 해 물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거나 둔치부에 식생을 도입해 자연스러운 하천으로 복원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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