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의회 시정질문 도중 조기행 의원이 복기왕 시장에게 전국체전 관련 자료를 보이고 있다.
아산시가 2016년 전국체전 유치를 위해 아산시의 권리를 포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9월30일(월) 아산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시정질문에서 조기행(새누리당) 의원은 복기왕(민주당) 시장과 얼굴을 붉혀가며 진실공방을 벌였다.
조기행 의장은 “전국체전 유치과정에서 복기왕 아산시장이 도비지원을 포기한다는 내용에 서명 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복기왕 시장은 “그런 일 없다. 증거를 보여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조 의원은 “증거는 나에게 분명히 있다. 만일 증거가 없다면 나는 의원직을 사퇴하겠다. 시장은 시장직을 걸 수 있는가”라고 강수를 뒀다. 이에 복 시장도 “누군가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지금 조기행 의원의 발언은 허위사실을 증폭시키는 것이다. 시장직을 걸겠다. 증거를 보여라”라며 맞섰다.
조기행 의원과 복기왕 시장의 진실공방으로 언성이 높아지는 등 시정질문 분위기가 과열되자 김응규 의장은 ‘10분간 정회’를 선언했다. 10분 정회 후 회의가 속개되자 안장헌(민주당) 의원과 현인배(새누리당) 부의장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서로 다른 주장으로 중재에 나섰다.
안 의원은 “시정질문을 연기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한 후 재개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현인배 부의장은 “증거가 있으면 이 자리에서 공개하고, 누가 거짓증언을 하는지 판가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복기왕 시장은 한 발 물러섰다. 복 시장은 “전국에전 유치과정에서 지키지 못할 약속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라며 “권리 포기에 대한 구체적 사례를 일일이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전면적으로 우리의 권리를 포기한 것인지 유치전 과정의 다양한 형태인 것인지는 판단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응규 의장은 “복기왕 시장과 조기행 의원은 시민이 부여한 신성한 자리에서 직을 걸겠다는 극단적인 발언은 부적절하다. 유념하고 지양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조기행 의장은 아산시 권리 포기와 관련된 자료는 공개하지 않았다. 복기왕 시장도 판단의 여지가 있다는 말로 한 발 물러 선 뒤 더 이상 공개하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다음은 조기행 의장과 복기왕 시장의 시정질문 일문일답.(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문맥 수정.)
복기왕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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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행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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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행(시의원, 새누리당): 전국체전 유치과정에서 아산의 권리를 포기하는 각서가 있었다고 한다. 시장님은 그런 약속을 한 적 있는가.
복기왕(아산시장, 민주당): 그런 말을 한다면 허위사실 유포죄에 해당한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공인의 입장에 있는 사람이 그러면 안된다. 전국체전은 아산시민이 함께 만든 소중한 성과며 과제여야 하는데 폄훼하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조기행: 증거를 가지고 있다. 시장님에게 해명의 기회를 드리고자 한 말이다.
복기왕: 그런 각서를 어디에 쓰겠는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야지. 말 한 적도 없고, 관련서류가 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조기행: 시장직을 걸 수 있는가.
복기왕: 걸겠다. 보여달라.
조기행: 만일 증거가 없다면 나도 의원직을 사퇴하겠다.
복기왕: 조기행 의원의 지금 그 말은 허위사실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안했다는데 왜 그러는가.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마치 뒤에 어떤 모사가 있는 것처럼 꾸미는 것은 시민들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다. 보여달라.
김응규(의장, 새누리당): 잠깐, 10분간 정회하겠다.
<중략> <10분 후 회의재개>
안장헌(시의원, 민주당, 의사진행발언): 현재 조기행 의원의 시정질문 잘 들었다. 답변자인 시장과 의원간 직을 거는 상당히 놀랍고도 있어서는 안 될 상황이 연출됐다. 이에 정확한 사실관계가 파악된 이후 시정질문을 차후 밀어서 하는 것이 어떤가 제안한다.
현인배(부의장, 새누리당, 의사진행발언): 시정질문은 잘못된 점을 시정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위해 진행하는 것이다. 최소한의 양심을 가지고, 질문하는 사람은 어느 정도 신빙성 가지고 했을 것으로 안다. 직을 걸지 않는다 하더라도 증거가 있으면 공개해야 할 것이고, 그 정도 대화가 오갔는데 다음으로 미룬다면 적절하지 않다. 증거가 있다면 제시해서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증거인지, 서로 정확히 판단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증거가 있다면 공개하고 과연 어느 사람이 거짓증언을 하는 것인지 시민이 판단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 이 자리에서 공개하면 안 된다고 하면 무엇이 고쳐지겠는가.
조기행: 안장헌 의원과 현인배 의원 걱정해 줘서 감사하다. 밝히고 안 밝히고를 떠나 솔직하게 대답하고, 잘못한 부분은 사과하면 된다. 시장님이 진노했는데, 나는 지금까지 준비하면서 자료 없는 질문은 하나도 안했다. 공개를 원하면 할 것이고, 차후 상의하자면 미룰 것이다.
복기왕: 풍문으로 들었던 이야기에 침착하지 못하고 흥분한 점에 대해서 죄송스럽다. 전국체전 유치과정에서 속이 타는 긴장감이 지금도 생생하다. 충남도의 개최도시 선정 과정이 있었고, 4차례 투표가 있었다. 아마 이 과정에서 지키지 못할 약속도 많이 했을 것이다. 유치 과정에서 충남도에 당시 바쁜 마음에 어떤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우리 권리 포기에 대한 구체적 사례에 대해 일일이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약자이기 때문에 감당 못할 약속 해야만 했고, 유치 이후에 우리의 요구와 체전 위원회나 중앙정부 입장 바뀔 수밖에 없다. 다소 오해 여지가 있을 수 있는, 전면적으로 우리의 권리를 포기한 것인지 유치전 과정의 다양한 형태인 것인지는 판단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밝히거나 밝히지 않거나 의원들이 판단을 내려 줬으면 한다.
조기행: 아산시가 전국체전을 치르기 위해 충남도에 예산지원을 요청했는데, 만약 도의회에서 아산시 각서를 빌미삼아 도비지원을 못하겠다고 하면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나는 분명히 자료에 없는 질문은 안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공개하라고 하는 바람에 격해서 죄송하다. 이거 잘못했으면 시장님 하고 저하고 목 달아날 뻔 했다.
김응규: 이 자리는 아산시민이 부여한 신성한 자리다. 직을 걸겠다는 극단적인 말은 앞으로 삼가길 바란다. 여러 가지 무언의 압력이 될 수 있고, 시정전반에 걸쳐 시정질문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유념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