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90 시절, 젊음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롤라장’. 지난 9월27일부터 28일까지 천안역지하상가에서 롤러 디스코 페스티벌 ‘디스코 아케이트’가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지역의 침체된 원도심 상권 활성화를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천안시가 주최한 ‘디스코 아케이트’는 대학생 문화·통합 브랜드 ‘캠퍼스 게더링’팀과 충남문화산업진흥원이 침체된 천안역 지하도 상가에 활기를 불어 넣기 위한 시도였다.
행사의 메인 프로그램은 디스코 롤라장이다. 이 곳에서 롤라스케이트를 대여할 수 있었는데 1시간 이용료는 2500원. 전문 디스코 DJ를 섭외, 흥겨운 디스코 음악이 끊이지 않았다.
‘추억의 포스터, 사진, 물품전시’도 진행됐다. 여학생방, 초등학교 교실, 옛 다방의 전시공간이 마련됐으며 추억의 놀이 가족오락관, 학종이넘기기, 딱지치기, 땅따먹기 등이 진행됐다.
‘플리마켓·플리마켓’은 8090 복고컨셉의 의류, 악세사리, 장난감 등 레트로 감성의 빈티지 아이템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이다.
초등학교 앞 문방구도 재현됐다. 달고나 무료시식, 쫀듸기, 아폴로 등 어릴적 콧물과 함께 먹었던 그때 그 먹거리가 판매됐다.
하이틴 무료극장은 그 때 그 시절 추억의 명화를 무료상영하는 공간이다. 라붐, 고고70, 건축학개론, 써니, 해적 디스코왕 되다, 품행제로, 토요일밤의 열기 등이 무료로 상영됐다.
대학생 문화 기획단 ‘덕클라우드’
‘디스코 아케이트’를 기획한 단체는 ‘덕클라우드’(회장 김성묵·G.I.ANT 대표·사진 오른쪽) 문화기획단이다. 이 기획단에서 파생된 대학생 문화·통합 브랜드가 ‘캠퍼스 게더링’이다.
‘덕 클라우드’는 지역에 소재한 대학생들이 모여, 청년문화를 생산하고 소비하고자 지난해 4월 탄생했다. ‘덕클라우드’는 단국대, 순천향대, 상명대, 한기대, 호서대 등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이벤트, 전시, 콘서트, 기획 등 재능기부를 통해 참여하고 있으며 기부할 재능이 없는 친구들은 소셜네트워크에서 홍보 도우미를 마다하지 않는다. 또한 전국 협력 단체들의 지원은 활동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천안에 대학생이 16만명이나 됩니다. 인적자원은 풍부한 반면 소비문화를 제외하고 이렇다 할 젊은 문화가 없었어요. 대학생 스스로가 참여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었고 이러한 생각에 뜻을 같이 하는 친구들이 하나 둘 모였습니다.”
‘덕클라우드’가 만들어진지 1년 남짓, 이들은 다양한 지역의 문화 컨텐츠를 생산해 내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신부문화공원의 ‘소셜페스티벌’이다. 신부동 상권활성화를 위해 기획한 행사에서 ‘크레용팝’과 물총 대전이 진행됐다. 기존 그저 그런 공연문화에 그치지 않고 그들만의 감각으로 기획한 행사였다.
이 밖에 토크콘서트 ‘청춘광연’, 링크컵 천안·아산 대학생 연합축구대회, 락·힙합 재즈공연 파티, 1박2일 풀캠프, 개강·종강 파티 기획 등 20여편의 이벤트를 기획했다.
의미 있는 행사도 기획했다. 지난해 10월17일 지구촌 빈곤퇴치행사에서 나눔운동을 위한 자전거대회를 열었다.
지역특성 접목한 문화기획
김성묵 대표는 ‘덕클라우드’의 경험을 갖고 올해 3월 ‘G.I.ANT’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조금씩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어요. 처음 나이가 어려 미덥지 못한 시선을 받았지만 성과를 보이자 보는 눈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두정동의 한 클럽에서 김 대표는 새로운 클럽문화를 만들어 내기도했다.
“폐업을 고민하던 클럽이었어요. 이 곳에서 락·힙합 공연을 기획하고 있으니, 클럽홍보를 해주는 대신 장소를 무료로 제공받았으면 한다는 제안을 했죠. 처음에는 미덥지 않아 했는데 연예인 한명 없이 하루 800여명이 넘는 인원이 공연장을 찾았습니다. 당연히 그 클럽은 지금 잘되고 있죠. 나중에는 다시 한 번 공연을 기획해 줄 수 있느냐며 먼저 제의가 들어오기도 했어요.”
조만간 아산에서 개최되는 온천축제 야외페스티벌을 기획하고 있다는 김성묵 대표.
“충남의 컨텐츠를 갖고 충남을 대표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또한 문화소외층을 위한 문화기획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 500만원의 기부 적립금도 모아둔 상태에요. 재정적 지원 뿐 아니라 그들을 위한 문화컨텐츠를 만들어 지역사회와 나누고 싶습니다.”
<공훈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