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맨위로

‘휠체어 못 들어가는 공원이 전체 공원의 40%↑’

천안구도심 공원 74개 중 80%는 진출입 제한적이거나 불가능

등록일 2013년09월10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도심공원 대부분에서 휠체어의 진출입이 제한적이거나 원천적으로 차단돼 있다. 사진은 성정2동의 한 공원. 휠체어장애인들에게는 넘을 수 없는 장벽이다.

도심 속 공원, 아무나 들어가는 게 아니다?

시민들 누구나 쉬어가고 재충전할 수 있는 공원이,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는 예외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증장애인인권실천연대, 한빛회, 평화캠프, 푸른천안21실천협의회는 지난 6월, 사회적 교통약자들의 무장애 도시 실현을 위해 ‘베프’(Barrier Free, 사무국 중증장애인권실천연대)를 구성했다. 이들은 여름내 천안 신부, 원성, 봉명, 다가, 청수, 용곡, 구성, 쌍용, 성정, 두정동 등 73개 공원에 대한 진출입로 현황을 조사했다.

조사결과, 진입 문턱이 너무 높거나 경사면이 너무 가팔라서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의 공원 출입이 원천적으로 차단돼 있는 곳이 상당수 였다. 휠체어의 진·출입이 제한적이거나 불가능한 공원은 총 59개로 조사대상 전체의 80.8%를 차지해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에 맞는 진·출입로 개선이 절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예 입장이 불가한 공원이 ‘41.1%’

도시공원법에 의거 공원은 크게 생활권 공원과 주제공원,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나뉘며, 생활권 공원은 소공원, 어린이공원, 근린공원으로 분류된다. 주제공원은 역사공원, 문화공원, 수변공원, 묘지공원, 체육공원, 기타 조례에 의거 생태공원과 놀이공원으로 나뉘며, 이러한 분류에 의거 천안시는 2012년 12월 31일 현재 246개(조성 165개, 미조성 81개)의 공원을 소유하고 있다.

‘베프’는 천안시의 246개 공원에 대한 전수조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도시자연공원과 주제공원, 미조성된 공원, 읍·면에 소재한 공원, 최근 택지개발돼 신도심이라 할 수 있는 부 성동과 백석동을 제외해 천안의 구도심을 중심으로 73개 공원의 실태조사를 벌였다. 지난 7월초부터 8월초까지 자원봉사자 및 실무자, 활동보조인 등 10여 명이 여기에 참여했다.
이들은 공원 진·출입로의 유효폭, 단차, 경사로의 기울기, 포장재질, 볼라드, 주정차 현황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조사 대상 73개 공원중 모든 입구에서 진출입이 가능한 공원은 14개(19.2%)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진출입이 제한적인 공원이 29개(39.7%)였고, 진출입이 아예 불가능한 공원이 30개(41.1%)로 파악됐다.

진출입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에 의거 경계면 단차가 3㎝를 넘거나, 진입 장벽은 없지만 경사면의 기울기가 12°를 넘을 경우로 한정했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에 의하면 종단 경사면의 기울기가 1/12이내(약8°)로 규정되며, 전동 휠체어 사용 매뉴얼의 안전기준을 고려해 12°이하까지를 진출입이 가능하다고 정의돼 있다.

공원내 보행로의 상태를 살펴보면 양호한 공원 44개(60.3%), 불량한 공원 29개(40.3%)로 조사됐다.
공원의 진·출입로 주변에 주정차 금지 표지판이 설치되지 않아서인지, 조사 공원의 72개에서 주정차로 인해 사회적 교통약자 특히 전동 휠체어 이용자들은 공원으로 진입하지 못했다.

간담회 불참 천안시, ‘급한 곳 우선 처리하겠다’ 답변만

베프는 이런 조사결과를 토대로 지난 8월29일, 공원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산림녹지과 관계 공무원들과 천안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류제국 위원장을 초대해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담당 공무원들은 다른 업무를 이유로 약속 당일 불참을 통보했고 간담회는 결국 취소되고 말았다.

푸른천안21 실천협의회 김우수 사무국장은 “이날 조사결과의 브리핑과 함께 공원정비와 관련한 예산반영을 요구할 생각이었지만 안타깝게 무산됐다. 천안시측은 우선 정비가 시급한 공원들에 대한 정보를 파악해 알려주면 우선적으로 예산반영을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보내왔다. 이에 따라 현재 ‘베프’는 개선이 시급한 공원들을 선별중이다. ‘무장애 도시’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는 베프는 향후 자유로운 공원진출입을 위한 모니터링과 예산반영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베프’는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시민 누구나 쉽고, 편하게 공원을 이용하기 위해서 ▶공원 진·출입로를 교통약자의 편의증진법 규정에 맞게 설치하기 위해 연차별 계획을 수립할 것 ▶공원의 접근성을 고려해 모든 방향에서 진·출입할 수 있도록 할 것 ▶공원 입구 주변의 주정차 금지(안내판 및 표지 설치 등)를 통해 사회적 약자들이 진출입할 수 있도록 할 것 ▶공원내 보행의 연속성(단차 제거 및 체육시설물 등의 안전펜스 위치 조절)을 확보 할 것 ▶공원의 체계적인 관리(파손된 보행로 및 보도블럭, 우레탄 등 보수, 배수, 제초, 악취 및 청결상태)에 나설 것 ▶공원 조성 및 개보수시 사회적 약자의 참여와 소통, 교육을 통해 의견을 반영할 것 등을 주장하고 있다.

중증장애인인권실천연대 활동가 양정원씨는 “더운 여름 이동에 나선 장애인들은 쉴 만한 곳이 마땅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열려있는 공원의 진출입조차 이렇게 어렵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향후 베프 타 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장애인의 인권을 사회적으로 알려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진희 기자>

이진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라이프 우리동네 향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