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청소년교육문화회관에서는 ‘아산시로컬푸드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아산시로컬푸드의 현황과 전망에 대한 시민토론회가 열렸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 하더라도 생산자인 농민은 전혀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제도가 먼저 앞서간다면 이는 사상누각일 수밖에 없다. 또 생산자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배제된 농업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좋은 먹거리 정책은 소비자의 요구와 생산자인 농민의 현실이 뒷받침될 때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8월28일 아산시청소년교육문화회관에서는 ‘아산시로컬푸드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아산시로컬푸드의 현황과 전망에 대한 시민토론회가 아산시민연대 김지훈 사무국장 사회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 앞서 김정규 아산시농업기술센 유통지원과장의 ‘아산시 로컬푸드 추진현황과 과제’에 이어 박정우 아산시농민회 사무국장의 ‘극복! 농민없는 지역농업, 시민없는 지역소비’에 대한 발제가 진행했다.
아산원예농협(조합장 구본권)에 오는 9월10일 로컬푸드 1호매장 개장을 앞두고 열린 이날 토론회는 지역농업의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공존하고 있다는데 공감했다.
복기왕 아산시장은 “로컬푸드 1호점 개장을 앞두고 두려운 마음도 든다”며 “로컬푸드 매장의 성공적인 정착은 유통업자들이 가진 유통 카르텔을 생산자가 깨는 역할을 하는 것이며, 지역경제에 다양한 경로의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발제 후 자유토론에서는 윤학모 농협중앙회아산시지부 연합사업단장, 박진용 아산YMCA 사무총장, 이효희 아산제터먹이사회적협동조합 상무이사가 아산시 로컬푸드에 대한 현실적 한계를 지적하고,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할 과제를 제시했다.
김정규 아산시 유통지원과장
김정규 유통지원과장 “고정수입 120만원 이상농가 600호 육성”
김정규 유통지원과장은 “아산시에 부농이 많지만 반대로 작은 생산규모의 농민들은 소득에 대한 갈증이 크다”며 “중소농업인과 가족농업인을 연계한 다양한 품목에 대한 연중생산체계를 구축해 1200농가를 육성하고, 고정수입은 월 120만원 이상농가를 600호 정도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이어 “아산시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지역에 도매시장 기능이 없어 대부분 서울, 대전, 천안 등 대도시의 도매시장으로 유통되며 전체 생산량의 28% 정도만 아산에서 소비된다”며 “올해 원예농협 한 곳에 50농가가 직매장을 설치 운영하고, 2014년 온양·음봉·염치농협 등 3곳을 추가하면 600농가에서 참여할 수 있으며, 2015년 배방농협까지 가세하면 1200농가가 참여하는 소비자 참여형 직거래 활성화 사업을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산시는 2015년까지 5개 직거래매장을 설치하는데 총 15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중 오는 9월10일 개장예정인 원예농협은 기존 하나로마트에 설치하며, 온양농협은 신축부지에 신규직매장을 확보할 예정이며, 염치농협과 음봉농협은 기존 시설물을 활용한 리모델링이나 신축을 검토하고 있다. 배방농협은 기존 하나로마트를 활용하는 방안과 신도시에 신축하는 방안을 놓고 저울질 중이다.
아산시는 크게 생산권역을 5곳으로 나눠 생산자와 품목을 조직화해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배방·탕정·음봉 등 동부권은 배추, 오이, 넝쿨콩, 배, 포도, 미나리, 아욱, 근대, 열무, 시금치, 계란, 꿀 등이 집중 육성된다. 선도면을 주축으로 한 서부권은 미곡, 잡곡, 감자, 야콘, 고추, 느타리버섯, 서리태, 메론, 쪽파, 열무 등을 육성한다. 남부권인 송악면은 산야초, 양파, 가지, 방울토마토, 새송이, 표고버섯, 장류, 콩나물, 누에 등을 육성한다. 둔포·영인·인주 등 북부권은 과일, 미곡, 감자, 쌈채류, 고추, 양파, 새송이버섯, 토마토, 옥수수, 대파, 연잎 등을 육성한다. 온양·염치 등 중부권은 감자, 고구마, 수박, 사과, 양배추, 브로커리, 천년초, 딸기 등을 육성한다.
김정규 과장은 “로컬푸드는 물리적, 사회적, 시간적 거리 등 여러 요인에 따라 국가별로 기준이 다르다”며 “아산시는 중소농민에 대한 생산조직을 정비하고, 소비자와 신뢰 확보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인증제도, 4계절 연중 공급과 시장성 확장, 관광·외식분야 등 민간영역 지원까지 담아 큰 그림을 그려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0%의 농민이 90%의 소비자인 시민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해 공급할 수 있도록 로컬푸드 중요성에 모두 의식을 공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아산시는 로컬푸드 사업의 자체적인 성공요인을 지니고 있는 지역으로 지산지소가 원활히 시행될 수 있도록 생산자와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결합할 수 있는 마켓조성과 사회적경제와 결합한 핵심정책을 개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정우 아산농민회 사무국장
박정우 아산농민회 국장, “농민없는 지역농업, 시민없는 지역소비 극복해야”
박정우 아산농민회 사무국장은 “아산시 학교급식은 지역농산물의 비중이 60% 수준이며, 지역생산자를 조직하고 확산하는데 역량을 투입하지 않았다”며 농민없는 로컬푸드의 사례와 원인을 지적했다.
이어 “아산시는 지역의 농민단체 또는 품목별 생산자단체 등과 충분한 협의 없이 졸속적이고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했고, 지역농협의 직거래매장과 장터는 장기적 비전과 계획이 없거나 직매장건립 등 하드웨어 중심으로 고민하는 등 사업의 성공과 안정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로컬푸드 운동의 한계와 오류의 원인으로 농민들이 미리 준비하지 못한 점도 지적했다.
박정우 국장은 “사업의 핵심인 생산자 조직이 중심이 되지 않은 로컬푸드는 사상누각일 수밖에 없다”며 “농민 스스로 주체가 돼서 로컬푸드에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도록 생산자회를 조직하고, 지자체와 농협의 사업의지에 생산자를 조직해 동력을 확보하고 발전전망에 대한 내용을 채우는 윈윈방식으로 로컬푸드 운동을 이끌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특히 박 국장이 강조한 것은 행정이나 농협으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한 자주적인 생산자 조직의 조건을 갖추는 일이다. 박정우 국장은 “15년 전 근당 8000원하던 건고추 값이 올해는 7000원으로 오히려 떨어졌다. 고추 생산원가를 생각하면 최소한 1만5000원은 받아야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다. 어느 해는 배추 값이 폭락해 밭에서 갈아엎기도 했고, 반대로 어느 해는 포기당 1만원이 넘게 팔리기도 했다. 배추 값이 1만원 이상 팔릴 때 그 돈이 농민의 주머니로 들어간 것이 아니다. 농민은 터무니없이 높은 농산물 가격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배추라면 포기당 생산원가에 적정한 인건비를 더해 적정한 가격이 안정적으로 형성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축산농가 역시 마찬가지다. 농산물가격 등락에 희비가 엇갈리는 불안정한 소득구조가 개선돼야 한다. 로컬푸드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실무팀을 구성해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생산자와 소비자 상생운영 한 목소리
윤학모 농협 연합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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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용 아산YM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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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희 아산제터먹이조합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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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학모 농협연합사업단장은 농업인의 자율성을 기반으로 운영하는 농식품 판매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농협중앙회는 이를 위해 200억원의 유통지원자금을 마련해 1년 무이자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단장은 “농업인이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에 대해 직접 가격을 결정해 진열하고 판매하는 거래방식이 농식품 로컬푸드 직매장”이라며 “지역 중소농업인이 생산한 농산물을 안정적인 유통채널을 통해 유통단계를 축소해 지역 소비자에게 안정된 가격으로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해 소득증대와 농촌지역을 활성화 하는 것이 로컬푸드의 목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용 아산YMCA 사무총장은 “생산자를 제외하면 모두가 소비자”라며 “소비자의 관점에서 먹거리의 순환구조를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소비자 먹거리는 78%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아산지역도 28%만이 지역 농산물이 소비되는 취약한 생산과 소비 구조를 이루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총장은 “관이나 유통 기획자가 주도하는 로컬푸드사업은 성공이 어렵다”며 “생산자와 소비자는 물론 책임있는 기관까지 모두 참여해 의식을 공유하면서 운영할 때 상호 신뢰가 구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희 아산제터먹이사회적협동조합 상무는 “아산시 로컬푸드 계획은 직매장 중심의 판매 비중이 높아 보인다”며 “소비의 다각화 전략과 지역농산물 가공 및 유통에 대한 계획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이어 “아산시가 모델로 삼으려는 완주군 용진농협은 전통적인 농촌지역인데 도농복합도시인 아산시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가 의문”이라며 “시민단체들이 10여 년 이상 노력한 학교급식 운동의 목표와 요구들이 안전한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식량주권 회복과 사회적 경제활성화, 지역경제 회복 등 농협이 주도하는 아산시 학교급식 체계 속에서 융화되고 조화를 이뤄야 한다. 특히 시민운동이 견지해 온 학교급식 운동의 역사와 관점을 아우르고, 농협과 시민운동 진영이 연대해 협력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