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규 교수(단국대학교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종양학과 의사들은 매일 수많은 암 환자와 보호자를 만난다. 이들 환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주변사람들의 관심과 위로다. 암 환자의 상실감을 이해하고, 극복할 수 있도록 적극 도움을 줘야 한다.”
단국대병원 최상규 교수가 지난 20년간 자신의 진료실을 찾았던 환자진료 경험을 토대로 암 진료를 하며 느낀 점과 더불어 환자와 보호자를 향해 애정 어린 충고를 던졌다.
여성이 암으로 치료를 받을 때 첫 진료는 부부가 같이 방문하는데, 방사선치료가 시작되면 대개 남편의 동행은 거의 없고, 반대로 암환자가 남자인 경우 아내는 남편이 치료를 끝낼 때까지 대부분 동행한다고 한다.
최 교수는 직장생활을 하는 남편과 전업주부인 여성의 특성으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한국사회의 유교적인 영향으로 분석했다. 남편이 아내의 병원치료에 자주 동행하는 것에 대해 주변 시선을 부담스러워 하고, 반대로 여성이 남편의 치료에 동행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암 환자에게 병원은 여러 가지 느낌을 갖게 한다. 자신의 병을 진단하고 치료해주는 곳이라는 생각도 있지만, 암 환자들은 자신이 잘못해서 암 진단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암이라는 질병에 대해 사형 선고처럼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작은 것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있다”며 “중요한 것은 주변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암 환자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늘 세심하게 고민하는 것이 보호자가 해야 할 가장 큰 역할”이라고 충고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환자들은 의사의 표정이나 말 한마디에 집중하며, 치료가 끝나도 재발이나 전이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고 한다. 이 때문에 검사 결과를 앞두고 며칠씩 밤을 새거나 식사도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배우자나 가족, 친구로부터 멀어졌다고 스스로 판단해 폐쇄적인 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고, 이런 시기를 겪으면서 감정을 제어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보이는 환자들도 있다고 한다.
“암환자들은 배우자나 가족, 친구들의 관심과 위안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또 암 환자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긍정과 웃음이다. 암 환자에게는 혼자가 아니라 동행하는 벗이 늘 곁에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