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에서 사전 예매로 판매한 천안국제웰빙엑스포입장권이 인터넷 직거래장터에 수백건씩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 사정이 좋지 않아 매출도 떨어졌는데, 엑스포 입장권을 구입했습니다. 자발적으로 구입 했느냐구요? 담당공무원이 일률적으로 할당했죠. 저희 같이 시청을 상대하는 업자는 어쩔 수 없이 일정량의 티켓을 구매해야 합니다. 일을 따려면 어쩔 수 없죠. 그래도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천안시가 공무원 조직을 총동원해 오는 8월30일부터 9월15일까지 17일간 천안삼거리 공원에서 개최하는 ‘국제웰빙식품엑스포’ 입장권을 각 실·과별로 수 천장씩 할당했으며 이렇게 할당된 입장권이 지역의 기관·단체, 기업들에게 강매 또는 청탁, 부작용을 낳고 있다.
특히 이렇게 강매된 입장권이 인터넷에서 50~8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수 천장이 판매되고 있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인터넷의 한 직거래사이트에는 ‘2013천안국제웰빙식품엑스포 입장권 저렴하게 판매합니다’는 제목으로 6페이지에 걸쳐 수 백건이 올라와 있다.
일반기준 8000원으로 책정된 입장권은 이 곳에서 3000원~6000원 5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A 기업 관계자는 “시청으로부터 구입한 입장권을 직원들이나 지인들에게 나눠졌다”며 “그래도 남는 입장권이 있어 직거래장터에 판매, 조금이라도 자금을 회수하려고 알아보려 했지만 이미 많은 사이트에 입장권을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와 있어 판매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관람객 유치 방식 문제 있다
천안시는 지난 3월11일부터 천안국제웰빙식품엑스포 입장권 사전예약에 들어갔다.
천안시에 따르면 지난 6월초 사전예약으로 33만장 가량이 판매됐다고 밝혔다. 최근 입장권 판매 현황은 목표 60만장 중 63%인 38만장 27억원이 판매됐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사전예약으로 판매된 입장권 38만장. 과연 제대로 된 입장권 판매실적일까?
실·과별로 3000~8000매가 할당 됐고 이를 다시 지역단체나 기업 배분 계획을 담은 문서도 존재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사전예약으로 판매한 38만장 가량의 입장권 대부분이 실·과별로 할당된 분량이 소화된 것이라 볼 수 있고 순수하게 엑스포를 관람하기 위해 사전예약을 한 관람객은 소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천안시의회에도 약 1만장이 할당됐다고 밝힌 천안시의회 B 의원은 “지역발전을 앞당기는 큰 행사에 모두가 동참한다는 뜻에서 입장권을 배정한 것으로 안다”며 “문제는 이러한 입장권 판매 방식이 행사 개최 때마다 관례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엑스포의 내용적인 부문에 충실하기보다 실적위주로 갈 수 있어 관람객 유치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천안시 입장에서 보면 지역의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겠다는 의지로 보이지만 구매청탁과 어쩔 수 없이 수백여 장의 입장권을 구입해야 하는 시민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시민자발적 참여 가장 중요
행사 ‘품앗이’라는 것이 있다. 금산인삼엑스포 등 타 지자체에서 개최하는 행사 입장권을 구입한 후 천안시가 행사를 개최할 때면 일정량의 입장권을 타 지자체에서 구입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관행도 각 지자체 행사 실적 향상을 위한 꼼수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천안·아산경실련 정병인 사무국장은 “지역행사나 축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획력이 아닌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라 할 수 있다”며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행사의 이해와 공감할 수 있는 과정과 계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사무국장은 “청탁과 강매, 행정중심의 동원과 강행은 이러한 부작용을 낳을 수 밖에 없다”며 “입장권 판매라는 실적보다는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라는 근본적인 접근을 다시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