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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져 가는 것들을 추억하고 싶다”

김기만 전 충무초 교장, 누구도 못 말리는 ‘수집광’…선사시대~근현대 생활용품 전시회

등록일 2013년07월0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전 충무초등학교 김기만(65) 교장선생님이 40여 년간 수집한 각종 옛것들을 모아 전시회를 연다.

 “잊혀져 가는 것들을 추억하고 싶다.”

전 충무초등학교 김기만(65) 교장선생님이 40여 년간 수집한 각종 옛것들을 모아 전시회를 연다. 김기만 선생님은 자신이 수집해 소장한 수 백점의 물품들을 창고 깊숙한 곳에서 꺼냈다. 그의 창고에는 수 천점의 옛 물건들이 쌓여 있지만, 이번 전시회에는 의(衣)·식(食)·주(住)·잡동사니·종이류 등으로 분류해 216점을 전시했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박물관과 전시장을 가 보았다. 그런데 어느 곳이나 늘 ‘손대지 마시오’ ‘촬영금지’ 등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 유리상자 안에 꼭꼭 숨겨진 전시품들이 귀한 물건이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내심 불만도 있었다. 직접 만지고 느껴보고 싶은 충동 때문이다. 그래서 내 전시회에서는 ‘만지고 느껴 보세요. 그러나 조심스럽게’ 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의 전시품들은 많은 사람들이 만져도 될 만큼 귀하지 않은 물건일까.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다. 그 스스로는 너무도 귀하고 아까워서 애지중지 하는 물건들이다. 특히 신석기와 청동기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돌화살촉과 청동화살촉 등을 보면 학창시절 선사시대 유물사진이 떠오른다.

쉽게 볼 수 있는 물건도 아닐 뿐만 아니라, 일반인이 직접 손으로 만져 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기꺼이 물건들을 전시장에 내놓았다. 그는 일반교사시절 자신이 소장한 보물들을 학생들의 교육교재로 적극 활용하기 위해 학생들 손에 쥐어 줬다고 한다.

자칫 지루 할 수 있었던 역사 시간에 어린 학생들이 수백, 수천, 수만년 전 선조들이 사용했던 물건을 직접 보고 만지며 소통하라는 의미였다. 

“세대 단절을 이해와 소통으로”

전시회를 준비하며 적을 할 수 없을 만큼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현대 물질문명의 이기 속에서 사람냄새가 사라지는 것을 한탄했다.

“세대 단절을 이해와 소통의 장으로 만들어 주고 싶다”

불과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생활필수품 이던 물건이 보다 첨단화 되고, 가볍고 예쁘게 디자인된 새 물건에 밀려 창고 어딘가에 방치된다. 그렇게 한해 두해 보내다 보면 버리기엔 아깝고, 쓰기엔 불편한 물건이 된다. 그 물건들이 쌓이면 이사할 때나 집정리 할 때 늘 애물단지가 되기 마련이다. 결국 대부분 가정에서는 이러한 물건들을 버리게 된다. 그러나 김기만 교장선생님은 그 물건들을 소중하게 모았다. 무려 40여 년을….

서구에서 발명된 전기가 우리나라에 도입되기 전까지 우리 선조들은 수천년간 등불을 이용해 왔다. 그러나 전기공급이 일반화 되면서 생활 속에서 등불을 경험했던 사람은 많지 않다.

전기를 경험하기 이전에는 등불을 이용해 어둠을 밝히는 생활에 불편하다는 느낌이 없었다. 그저 생활이었을 뿐이다. 그러나 40대 이후의 세대에서는 전기와 등불을 혼용하는 생활을 경험했을 것이고, 그 이후 연령대에서는 전기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하게 됐을 것이다. 결국 세대간 문화적 소통의 도구 하나가 단절된 것이다. 이 곳에는 등불 종류만 11가지가 전시됐다.

전시회장에는 이런 식으로 의(衣)·식(食)·주(住)를 해결해 주던 각종 생활용품들이 전시돼 있다. 지금은 그 누구도 생활용품으로 이용하지 않는 물건들이다.

“물건을 한 번 구입하면 망가지거나 닳을 때까지 이용하던 생활용품을 현 세대의 젊은이들이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러나 이러한 물건을 통해서라도 세대간 단절이 아닌 소통을 하고 싶다.” 

“‘신데렐라’는 아는데 ‘콩쥐팥쥐’를 몰라서야”

김기만 선생님은 자신이 수집해 소장한 수 백점의 물품들을 창고 깊숙한 곳에서 꺼냈다.

김기만 선생님은 1969년 교직을 시작해 2011년까지 42년간 교단에 있었다.

초기에 만난 제자들은 같은 세대를 경험한 친구같은 존재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세대간 격차가 점점 벌어져 정년퇴임하던 2011년에는 아이들의 정서가 완전히 달라졌다. 그는 ‘신데렐라’와 ‘백설공주’를 ‘콩쥐팥쥐’와 ‘심청전’보다 더 친숙하게 느끼는 어린 학생들을 보면 늘 안타까웠다고 한다.

그는 앞으로 우리나라 어린이뿐만 아니라 세계 어린이들이 홍길동, 전우치, 구운몽 등을 읽으며 수퍼맨,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등 서구의 수퍼히어로 보다 더 친근한 어린이들의 영웅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기만 선생님의 ‘잊혀져 가는 것들 전시회’는 7월1~21일까지 ‘라인아트갤러리’에서 열리며 입장료는 무료다. 방문객 모두에게 김기만 선생님이 직접 작품설명을 해 줄 예정이다.
문의: 011-9815-9708, 010-2925-4379

모두 옷감을 다림질할 때 쓰이지만 크기와 모양은 제각각이다.

이번 전시회의 특징은 선조들의 생활용품을 유리상자 안에 가둬구는 것이 아니라 관람객들이 직접 만지며, 과거와 소통하는 것이다.

어렵게 수집한 돌화살촉은 김기만 선생님의 역사강의에 학생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도구로 쓰였다.

다양한 종류의 등불과 고서.

하루하루 바쁜 일상 속에서 잊혀져가는 것들은 없는지...전시회장을 찾아 과거의 소중한 기억을 되새겨 보는 것은 어떨까.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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