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기왕 아산시장이 아산시에 정유공장을 유치해야 한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정유공장 유치는 당연히 아산시 입장에서 발 벗고 나서야 한다. 내가 차기시장으로 출마를 하든 하지 않든, 어떤 사람이 아산시장이 되든 정유공장 유치는 민선6기의 과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지난 19일 오전11시 아산시청 상황실에서 복기왕 아산시장이 30여 명의 아산시청 출입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발언한 내용이다.
이날 복 시장은 한 언론사 출입기자의 질문에 본인의 생각은 물론이고, 자신이 차기 시장이 되지 않더라도 아산시가 반드시 유치해야 할 사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복기왕 아산시장이 발언한 정유공장 유치는 현재 본사를 천안시 동남구 다가동에 둔 ‘국민석유회사’(대표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를 두고 한 말이다.
국민석유회사는 소비자들로부터 직접 설립자금 1000억원을 모아 정유사를 설립하고 기름값을 20% 저렴하게 공급하겠다는 목표로 설립됐다. 그동안 높은 기름값에 등골이 휘던 서민들은 열광했다. 국민석유회사는 공개적으로 ‘1인1주 갖기’ 운동을 벌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민석유는 2013년 5월 현재 ‘1인1주 갖기’ 운동을 통해 인터넷 약정 17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국민석유회사 취지는 공감하지만…
국민석유 이태복 대표는 그동안 “국내 4대 독과점 정유사들은 연간 5조5000억원의 폭리를 취하고 있으며, 정부는 연간 26조원 이상의 유류세를 거둬들이고 있다”며 “이로 인해 국민들은 세계 최고의 기름 값을 지불하며 어느 때보다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동안 국내 정유사들은 ‘비싼 원유 수입에 따른 원가 상승’, ‘정유사의 고비용 정제시설에 따른 생산비 증가’라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석유회사는 캐나다와 시베리아의 저유황유원유를 수입해 원가·정제비·운송비 등을 절감해 20% 저렴한 기름을 국민들에게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천안시에 임시로 본사를 두고 있는 국민석유는 정유공장 부지가 확정되면 정유공장에 본사가 함께 설립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5500개의 착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국민석유 이태복 대표는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일부 언론들이 4대 정유회사의 논리를 들어 ‘사업의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한 내용에 대해 “국민 석유는 수입가와 견적서까지 모두 공개했다. 언론은 원유도입가를 공개하지 않는 4대 정유사를 추궁하라. 또 기름값이 40원~50원만 싸도 주유소 앞에 차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그런데 다른 주유소보다 200원이나 싸다면 당연히 어느 주유소보다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 국민석유 사업은 꼭 성공한다”며 정당성과 자신감을 보였다.
복기왕 시장 발언…‘성급했다’ 지적
국민석유의 설립취지에 대해서는 서민들 대부분 공감하는 내용이다. 반면 사업의 실효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정유공장에서 어떤 공정이 이뤄지는지, 저장탱크 용량과 예상되는 건강, 환경, 교통, 심리적 불안감 등에 대한 영향평가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기왕 아산시장은 ‘민선6기의 과제’라고 언급했다. 이 부분은 너무 성급하고 무책임한 발언이라는 지적이다.
아산시민연대 김지훈 사무국장은 “아무리 선한 목적의 사업이라 하더라도, 그 실체가 불분명한 사업에 자치단체장이 공식적으로 발언한 내용으로는 부적절하고 성급한 감이 있다”고 비판했다.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서상옥 국장은 “현재 국내 최대의 정유공장이 밀집된 여수산단에서는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원유 정제과정에서 환경유해물질 배출은 물론이고, 기름유출, 폭발, 화재사고가 잦아 시민들은 늘 불안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여수환경운동연합 문갑태 국장은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국민석유의 정유공장에 대해서는 정확한 시설과 규모를 모르기 때문에 속단할 수 없지만 작은 실수만으로도 대기, 수질, 토양을 크게 오염시킬 수 있다”며 “정유공장을 비롯한 석유화학 공장이 밀집한 여수산단은 늘 화약고를 안고 사는 심정”이라고 충고했다.
정유공장 밀집된 여수산단은 지금?
여수환경련 문갑태 국장은 정유공장에서 기름유출, 대기·토양·수질오염, 폭발·화재 등 각종 사건사고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어 화약고와 같다고 표현했다.(여수환경련제공)
여수환경련 문갑태 국장은 정유공장에서 기름유출, 대기·토양·수질오염, 폭발·화재 등 각종 사건사고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어 화약고와 같다고 표현했다.(여수환경련제공)
여수환경련 문갑태 국장은 정유공장에서 기름유출, 대기·토양·수질오염, 폭발·화재 등 각종 사건사고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어 화약고와 같다고 표현했다.(여수환경련제공)
여수환경련 문갑태 국장은 정유공장에서 기름유출, 대기·토양·수질오염, 폭발·화재 등 각종 사건사고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어 화약고와 같다고 표현했다.(여수환경련제공)
여수환경련 문갑태 국장은 정유공장에서 기름유출, 대기·토양·수질오염, 폭발·화재 등 각종 사건사고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어 화약고와 같다고 표현했다.(여수환경련제공)
다음은 여수산단에서 각종 사건사고가 발생하자 2003년 주민들과 환경단체에서 대정부 투쟁을 선언하며 발표한 성명서 내용이다.
“우리는 30여 년 동안 각종 공해와 직업병, 환경 안전사고를 일으켜온 여수산단에서 또 다시 끔찍한 폭발 화재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분노를 넘어 참담한 심경을 가눌 수 없다. 지난 10월 3일 오후6시 롯데그룹 호남석유화학 여수공장에서 일어난 대형 폭발 화재사고는 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1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6명을 크게 다치게 해 대형 화약고인 여수산단의 심각한 환경·안전문제를 드러내고 말았다.
올해 들어 여수산단은 금강고려화학(1명 사망), 남해화학(1명 사망), 엘지 칼텍스정유(1명 사망) 등에서 연이어 사고가 일어났지만 여수산단의 환경 안전문제의 해결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어 여수 시민들은 더욱 불안에 떨고 있다. 이번 사고는 여수시는 물론이고 멀리 광양까지 폭발음과 매연이 덮쳐 밤새도록 전남 동부권 지역민의 가슴을 조이게 했다.
하지만 행정당국은 사고가 발생한지 1시간이 지난 뒤에야 대피명령을 내려 여수산단 주변마을 주민 2000여 명을 대피시키는 등 여수산단과 관련한 재난관리에 중대한 허점을 드러냈다. 이와 같이 여수산단은 30여년 동안 공장을 가동시키면서 노화된 기계설비, 회사의 안전에 대한 불감증, 잦은 사고에 대한 안이한 대처와 책임있는 경영자의 법적인 면죄부 등이 잦은 환경사고와 지역민의 생명권을 저해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되어왔다.
특히 여수산단 주변마을은 1995년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조사결과 사람이 살 수 없는 ‘죽음의 땅’으로 판명돼 여수 시민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지 못하는 정부는 더 이상 필요없다. <중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