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백년 넘도록 부모사랑을 노래하고 있는 경판이 있다.
업어서 날 기르시고 씹어서 먹여주신 부모의 은공을 노래한 부모은중경판(父母恩重經板)이 그것이다.
부모의 사랑이 담긴 이 경판은 최근 충남도의 지정문화재와 문화재자료 11개 중 유형문화재로 지정되는 기쁨까지 안았다.
그 중 세심사(염치읍 산양리)에서 보관해 온 부모은중경판이 갖는 의미는 크다.
부모의 은덕을 기리기 위해 자손들이 기록으로 남긴 목판으로 1563년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 경판의 자세한 내용은 판독되지 않았지만 머지않아 부모의 사랑이 얼마나 극진했던가에 대한 내용도 빛을 볼 예정이다.
세심사 주지 성엽스님은 미약하나마 후손이 할 일이 그것이라며 목판을 탁본한 것을 가지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한가지 안타까운 것이 있다면 국보급 보물로 지정되지 못한 것인데 여기에도 사연이 있다. 세심사의 부모은중경판은 본래 14판이 1질이지만 한 판이 손실돼 현재는 13판밖에 남지 않았다. 손실된 한판은 어떤 사유로 잃었는지 알려지지는 않았다.
다만 귀중한 자료가 손실됨에 따라 부모은중경판이 갖는 의미가 조금 낮아졌다는 것이 성엽 스님에게는 안타까울 뿐이다.
부모은중경판이 문화재로 지정되길 원했던 것은 벌써 오래 전 일이다.
도굴꾼이나 문화재 도둑은 먼저 이 문화재의 가치성을 알고 세심사로 몇 번을 훔치러 오기도 했다. 다행히 경판과 탱화 등 문화재가 될만한 것은 박물관에 맡기고 목판을 뜬 것만 성엽 스님이 갖고 있어 피해는 없었다.
무엇보다 이 경판이 중요한 것은 부모의 사랑을 썼다는 것이다. 자꾸 잃어만 가는 부모의 존중과 사랑이 이 경판은 오래 전부터 기억하고 있고 이제는 문화재가 되어 후손에게 알려지기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