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동부바이오 일반산업단지 3차 주민설명회가 또 다시 무산됐다.
천안 동부바이오 일반산단 민간사업자인 대원산업개발㈜은 지난 23일 천안 동면사무소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지만 주민들 거부로 무산됐다. 지난해 10월30일과 지난 3월20일에 이은 세 번째 설명회 무산이다.
천안동부바이오 산단은 동남구 동면 송연리 일원 50만2778㎡에 민간사업자인 대원산업개발㈜가 2015년까지 식료품업, 섬유제품제조업, 고무제품 및 플라스틱제조업, 전기장비제조업, 금속가공제품제조업 등을 유치하려는 사업으로, 사업예정지 중 남원윤씨, 전주이씨 등의 문중에서 70%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문중을 중심으로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동부바이오 산단 조성반대추진위원회는 앞서 2차 설명회에서 ▶남원윤씨, 전주이씨, 청주한씨 등 목천16 의사 의거 유적에 대한 대책 ▶500년 역사·문화 보존대책 ▶원앙, 도룡뇽 서식 등 생태파괴 대책 ▶조성면적 축소 ▶전답(개인 소유 논밭) 피해 최소화 ▶종중묘지 피해대책 ▶오염유발 업체 배제 및 청정업체로 변경 ▶청정지역 보존 대책 등 8가지 사안에 대한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이날 조성반대추진위원회는 8가지 요구사안에 대해 업체측 답변이 있었지만 너무나 무성의하다는 주장이다.
대책위 윤건호 위원장은 “대원개발은 3월 제시된 8개 항목 중 한 가지도 개선한 것이 없는 답변자료만 보내왔다”며 “입주업체는 과도한 부지를 욕심껏 확정해 땅장사 의혹을 받을 뿐 아니라 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르면 화학 및 비료공장, 섬유염색공장, 플라스틱가공, 고무공장, 금속도금공장, 고농축식품가공공장 등 인근 10㎞ 반경 동부 5개 면의 폐수를 일일 3000톤을 끌어와 2000톤을 오폐수와 희석해 유관순마을 조박사마을 앞 녹동천에 방류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윤 위원장은 “공장이 조성되면 분진지역인 동면일대는 편서풍을 따라 공장에서 발생하는 수증기와 각종 유독물질의 피해를 크게 입을 것이며, 오염분진이나 유독성가스유출 같은 사고가 필연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대대책위는 공단 설립 반대를 위해 1만명 서명에 돌입했으며 현재 909명의 주민서명을 받아 시에 제출, 앞으로 온라인, 재외 인사 등을 통해 목표인원을 채울 예정이다.

 설명회 무산됐지만 행정절차 가능

산업단지를 반대하는 주민들은 사업단지 특례법에 따라 대원개발측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한 것으로 보고 다음 절차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산업단지 특례법 시행령 7조에 따르면 시행자가 책임질 수 없는 이유로 합동설명회를 개최하지 못하게 될 경우 그 이유를 중앙 일간지 및 지방 일간지, 시청 홈페이지에 공고하고 우편설명문 등 다른 방법으로 주민에게 사업을 설명한 경우 합동설명회를 개최한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아예 개최자체를 무효화 해야 한다는 반응이다.
실제 주민들은 이번 설명회를 인정할 수 없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찬성하는 일부 주민은 “반대할 사람은 반대해라, 남아서 듣고 싶은 사람은 듣겠다”면서 주민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송연1리 윤범호 이장은 “동면 23명의 이장 모두 친필로 반대서명을 했고 성무용 시장도 주민들이 반대한다면 산단 조성은 안된다고 밝힌 바 있는데 왜 기업에서 주민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강행하려 하는지 모르겠다”며 “청정지역에 대부분 노인들만 살고 있는데 굳이 사업을 강행해 주민간 갈등만 생기게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시 관계자는 “업체에서는 3차례나 주민설명회를 시도했다가 무산됐기 때문에 관련법에 적용되는 의무적인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필요는 없게 됐다”며 “시는 주민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차원에서라도 설명회를 개최하도록 업체측에 권유했지만 주민들이 설명회 자체를 거부하는 상황이라 이후 업체에서 어떤 입장을 보이느냐에 따라 내부적인 검토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주민설명회는 무산됐지만 대원개발측은 사실상 주민합동설명회에 대한 법적의무는 없는 상황으로 추후 우편 등을 통한 사업내용 고지를 통해 대체할 수 있게 되며, 사업관련부서협의 및 의견수렴이 완료되면 충남도 산업단지계획심의위원회 심의 등의 행정절차를 거치게 된다.
<공훈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