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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의 거리로 거듭나는 명암마을

산토리니·프로방스·파르테논…골목마다 예술가들 창작활동

등록일 2013년04월0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블루크리스탈빌리지에 하나 둘 입점업체들이 들어서며 꽃단장을 하고 있다. (4월5일 촬영한 현장사진.)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포도농사를 지으며 살던 평범한 농촌이던 충남 아산시 탕정면 명암마을이 세계 최대의 첨단 산업단지로 탈바꿈했다.

삼성전자 LCD, 삼성코닝정밀소재,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비롯한 계열사들이 하나 둘 들어서면서 460여 만㎡에 이르는 ‘삼성디스플레이시티’가 형성된 것이다. 수 백 가구에 불과했던 마을이 삼성근로자를 비롯한 유동인구 5만명 이상의 도시로 변했다.

이들에게 마을을 내준 원주민 66명은 새로운 정착마을 블루크리스탈 빌리지를 조성했다. 주민 66명은 사라지는 마을공동체를 바라보며 새로운 꿈을 설계해 공동목표 달성을 위해 조합을 결성했다. 비록 조상 대대로 살던 마을은 사라졌지만 주민 누구도 이탈하지 않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명품 마을을 함께 만들자는데 뜻을 모았다.

이들은 앞으로 자신들이 살게 될 마을의 미래 모습을 함께 그렸다. 이렇게 탄생한 탕정면 명암리 이주자 정착촌 이름이 ‘블루크리스탈 빌리지’다.

블루크리스탈빌리지는 각자 개별적으로 지은 건축물이 아니다. 마을 전체를 설계하고, 집 한 채 한 채 마을 전체 풍경과 어울리도록 개성을 살려 66개의 퍼즐조각을 맞추듯 ‘블루크리스탈 빌리지’를 탄생시켰다.

‘블루크리스탈 빌리지는’ 이주자택지 66필지, 생활대책용지 5필지로 총 71필지 2만여㎡의 대지 위에 이국적인 모습으로 탄생했다. 블루크리스탈빌리지는 산토리니, 프로방스, 파르테논 등 3가지 유러피언 양식의 건축물을 그대로 옮겨놓은 모습이다.

건축물은 유럽스타일…시대정신은 ‘상부상조’ 

겉은 유럽의 한 도시를 옮겨 놓은 듯한 이국적인 모습의 마을이지만 주민들의 생활은 우리의 고유문화인 상부상조의 향약정신이 자리잡고 있다.

탕정 블루크리스탈 빌리지는 전국 최초로 첨산단업단지 개발과 원주민의 상생적 개발모델을 제시한 모범사례로 정착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마을 자체가 삼성디스플레이시티로 인해 사라졌지만, 새로 조성된 이주자택지가 삼성디스플레이시티를 독점적인 배후상권으로 형성되는 자족형 마을의 성격을 갖기 때문이다.

마을의 겉모습은 유럽형 건축양식으로 첨단시설을 도입했지만 주민들은 수 백년 간 지켜왔던 공동체 생활과 사고방식을 버리지 않고 지켜나갈 계획이다. 상부상조와 권선징악의 향약정신과 문화를 지키면서, 자체적으로 공동체를 지켜나간다는 것이다.

결정구조는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지만, 어르신들의 의견에 젊은 사람들이 머리를 숙인다. 또 마을 어르신들도 경영방침은 젊은 사람들의 창의인 사고를 받아들이며 과거와 현재가 소통하고 있다.

이러한 의사결정구조가 큰 마찰 없이 가능한 것이 이주민 66가구가 지금까지 서로 기대고 의지하며 마을공동체를 지켜왔기 때문이다. 특히 원주민 중 보상금을 1억원 미만으로 받은 주민이 40%로 절반에 가깝다. 이들은 건축비를 비롯한 모든 비용을 대출로 충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들은 이주자택지, 보상금 등 모든 것을 한 순간에 잃을 수 있는 위태로운 구조다.

그러나 5억원 이상의 보상을 받은 이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건축비를 먼저 내면서, 보상금을 적게 받은 주민들이 동행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들은 돈의 가치보다 함께 살아가는 상부상조의 공동체적 가치를 더욱 중요하게 받아들였기 때문에 마을공동체를 지킬 수 있었다.

문화와 예술을 담은 마을

마을 자체가 공원이고, 공연장이고, 전시장이다.

블루크리스탈빌리지에 들어서면 마을은 잘 그려진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이러한 마을 골목 모퉁이를 돌 때마다 예술가들이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 마을 안길에는 1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가로경관을 조성했다. 또 고급자재인 데카스톤으로 포장공사를 완료하고, 블록별로 다양한 수종의 나무를 심었다.

건물 2층 테라스에는 화분을 진열하고, 상가 전체를 관리하는 탕정산업에서는 꽃가게를 운영할 계획이다.

주민들은 마을 자체를 예술가 거리로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어떤 골목에서는 기타소리가, 어떤 도로에서는 트럼펫연주자가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줄 것이다. 요즘처럼 맑고 따스한 봄날에는 거리마다 화가들이 그림을 그리고, 방문객들이 다양한 포즈로 모델이 된다.

주민들은 마을을 문화와 예술의 거리로 조성하기 위해 상설공연장을 제공하고, 일년 내내 크고작은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블루크리스탈빌리지에 조성된 건물 중 3층은 주민이 살고, 1층은 상가, 2층은 예술가들이 예술활동을 할 수 있는 공방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청년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공동체

마을에서는 상인들을 위해 공동육아를 비롯한 공동교육체를 구상하고 있다.

블루크리스탈빌리지는 청년의 자유와 도전정신을 마을 곳곳에 도입해 청년 창업몰을 제공하며,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아산시와 공동으로 창업자를 모집해 청년창업 인큐베이팅을 지원하는 등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더 많이 주는 마을로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패션과 쥬얼리 샵에서 청년디자이너들이 꿈을 키우고, 식당이나 베이커리 커피숍 등에서 청년 쉐프들이 빵을 굽고, 요리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이 거리는 삼성의 젊은 부부들부터 노년층까지, 인근 선문대와 호서대, 순천향대 등 젊은 학생들이 다양한 끼와 에너지를 발산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마을은 물론 지역과 대학의 협력사업도 제안하고 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한 게스트하우스…도시형 민박과 숙소제공

2층 원룸공간은 게스트하우스로 변경하고, 외부 관광객들에게 도시형 민박과 숙소를 제공하게 된다. 또 예술가 레지던스와 연계한 체험관광단지로 일년 내내 방문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블루크리스탈빌리지는 마을 자체가 관광산업을 위해 설계됐다.

2층 원룸공간은 게스트하우스로 변경하고, 외부 관광객들에게 도시형 민박과 숙소를 제공하게 된다. 또 예술가 레지던스와 연계한 체험관광단지로 일년 내내 방문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을꽃집, 주차관리, 공동배달, 마을세탁소, 마을식당, 마을공구방 등 다양한 형태의 마을기업을 구상하고 있다.

어린 자녀들을 위한 마을 공부방과 마을교실도 운영하고, 상인들의 자녀를 위한 공동육아와 이 마을만의 다양한 교육공동체도 구상하고 있다.

이 아름다운 마을을 배경으로 영화와 드라마가 제작되고, 대한민국 최고의 마을공동체 조성이 꿈이 아닌 현실로 만들기 위해 탕정 블루크리스탈빌리지 주민들은 좋은 이웃들을 기다리고 있다. 
문의: 544-2249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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